2006년 23.6%→2016년 26.3%…미국보다 높아져
OECD 평균 비해 8%p 낮지만, 증가속도는 훨씬 빨라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이 사상 처음으로 26%를 넘어섰다.

국민부담률이란 한해 국민들이 내는 세금(국세+지방세)에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을 더한 뒤 이를 그해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부터 세수호황 기조가 지속되고 각종 복지제도가 확대되고 있어서 국민부담률은 당분간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1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26.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5.2%) 대비 무려 1.1%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이 26%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국민부담률은 2000년(21.5%)에 20%대로 진입했다. 이후 2005년 22.5%에서 2007년 24.8%까지 오르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추진한 감세정책 등으로 2010년 23.4%까지 낮아졌다.

이어 24%대에서 소폭 등락하다가 2014년부터 3년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국민부담률이 크게 오른 배경에는 조세부담률 상승이 있다.

조세부담률은 2015년 18.5%에서 지난해에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9.4%까지 뛰었다.

지난해 총조세 수입이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한 영향이다.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무려 11.3%(24조7천억원) 급증했고, 지방세 수입 역시 6.3%(4조5천억원) 증가했다.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아직 OECD 회원국 중에서는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보다 국민부담률이 낮은 나라는 멕시코(17.2%), 칠레(20.4%), 아일랜드(23%), 터키(25.5%), 미국(26%) 등 5개국 뿐이다.

미국은 2015년 26.2%로 우리나라보다 높았지만 지난해 역전됐다.

덴마크 국민부담률이 지난해 45.9%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고, 프랑스(45.3%), 벨기에(44.2%), 핀란드(44.1%), 스웨덴(44.1%), 이탈리아(42.9%), 오스트리아(42.7%) 등도 40%가 넘었다.

우리나라는 OECD 평균(34.3%)에 비해서도 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속도다.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2006년 23.6%에서 2016년 26.3%로 10년새 2.7%포인트 뛰었다.

반면 OECD 회원국 평균은 같은 기간 33.6%에서 34.3%로 0.7%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우리나라 정부가 아직은 적게 걷어 적게 쓰고 있지만, OECD국가들에 비해 급격히 더 많이 걷어들이는 것이다.

당분간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세수호황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내년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 대상 증세가 확정돼 조세부담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등 복지지출 확대로 재정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점도 국민부담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창남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국민부담률은 결국은 사회복지 수준과 같은데 우리가 지향할 복지 수준이 어디쯤인지를 먼저 설정하고 조세부담률이나 국민부담률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목표를 정하고 복지수준에 맞춰 국민부담률이 높아지더라도 국가 재정이 마이너스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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