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세청 산하 28번째 세무서인 은평세무서가 3일 개청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서울 강남의 경우 1개구에 두 개, 세 개의 세무서가 있지만 은평구민들의 경우 관내에 세무서가 없어 서대문세무서에서 업무를 보아왔다.

그러던 은평구에 ‘우리 은평세무서’가 생겼다. 1999년 9월에 응암동에 있었던 서부세무서가 폐지된지 19년 만이다. 지난 3일 개청식을 가진 김상윤 초대 은평세무서장을 만나 세무서의 탄생과 세무서 운영계획을 들어봤다.

김 서장은 은평세무서의 세수규모는 4800억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종합소득세가 25%정도이며, 부가가치세가 30%, 양도소득세 20% 등이다. 법인기업의 숫자는 4500여개 정도 되지만 큰 기업이 없어 세무서 전체 세수의 5%정도 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은평세무서는 개인납세자가 많은 세무서다. 그래서 무엇보다 세세한 세정이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 먼저 세무서 개청을 축하드리면서 세무서를 어떤 방향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올해 1월초에 은평세무서로 부임했습니다. 일주일 뒤 직원들이 서대문 소속으로 ‘은평세무서 개청 준비단’이 구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줄자 들고 재단하면서 각 과 배치와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습니다. 2월부터 직원들이 내부적으로는 구분(서대문세무서에 발령 받았지만, 은평세무서가 개청되면  배치될 직원) 되어서  업무분장 등에 따른 준비를 착실하게 해왔습니다. 4월 2일부터 정식으로 부임하게되는 각 과장들도 사무실 바닥공사 등을 감독하는 등 분주함을 넘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개청준비에 몰두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해준 모든 관계자들에게 우선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세무서 운영은 관리자가 말만하는 모습보다는 몸소 움직이는 모습을 직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직원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으로 운영해 나가고 싶습니다.

▶세무서는 무엇보다 납세편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내 납세자들의 성실납세를 위해 세무서차원에서 고심되는 것이 있다면?

=납세편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납세자들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과 내방하는 민원인에게 서비스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로장려금 신청인원이 서울시내 세무서 가운데 많은 편에 속하며, 개인납세자 역시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또한 은평세무서의 특징은 내방민원인 숫자가 많다는 것입니다. 현재 청사의 공간자체가 부족한 실정이어서 빠른 시일 내에 신축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게 과제이기도 합니다. 현 청사에서 신축하는 방안도 있지만, 새 부지도 알아보고 있는 단계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세무서 주차공간이 상당히 협소해 보였습니다.

=은평세무서의 약점이라면 약점입니다. 세무서 정문앞 인도를 걸쳐서 주차하면 최대 10대까지는 주차가 가능합니다. 직원들이 차량을 가져올 수 있는 경우는 조사과 직원들이 출장나갈 때 사용하는 차량 3대에 한해서 허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세무서를 방문하는 납세자들께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납세자들이 몰리는 각종 신고기간에는 주차문제를 어떻게 해소하는지?

=신고기간에는 평소보다 세무서를 방문하는 납세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사실 고민꺼리이기는 합니다. 아직 협의가 확정 된 것은 아니지만, 우선 은평구청에 협조를 구해볼 생각입니다.

▶ 세무서 청사공간도 비좁아 보였습니다. 세무서를 아예 신축하여 개청하는 방안은 없었는지?

=현 청사는 지난 77년 4월에 지어진 건물(지상3층, 지하1층)입니다. 청사를 신축하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전제 되어야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맞추기가 생각보다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일단 개청을 하고 청사 신축문제는 몇몇 부지를 보고 있지만, 이곳도 적합성 측면에서 고민되는 난제들이 있기도 합니다.

▶세무서장으로서 시끄러운 민원인이 있다면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런 경우가 많은 것은 아닙니다. 혹시라도 시끄럽게 하시는 민원인이 있다면 무조건 막으려 하기 보다는 서장실로 모시고 올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귀를 열어서 자초지정을 듣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서장이 무언가 행동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때로는 직원들의 입장도 납세자에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도 해주고, 또 납세자들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도 잘 들어주면서 그들의 마음을 쓰다듬어 주어야 합니다. 사실 납세자들이 얼마나 어렵게 사업을 하는지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세무공무원은 자주적인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세금을 납부하는 것이고 세무공무원은 국민이 세금을 성실하게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소통의 시대라고 합니다. 직원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궁금합니다.

=보통 직장에서는 인상을 쓰고 있어야 일하는 것 같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것을 추구하는 시대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구글 같은 곳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추세입니다. 경직되면 원하는 답만을 하게 되는 것처럼 공사(公私)를 떠나 조직문화에서는 아닌 것은 아니다 라고 말할 때 진정한 소통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후배들도 좀 더 자주적으로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는 말을 자주하곤 합니다.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저는 역사책을 좋아합니다. 폴란드, 터키, 일본의 역사 등 역사책을 통사로 봅니다. 또 십자군 전쟁사, 중앙아시아 세계사를 보면서 유목민 역사만을 부분적으로 보기도 합니다.

저에게 감동을 준 문장은 논어에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라는 문구입니다. ‘잘못한 것을 알게 되면 고치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거의 매일 생각하면서 적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상윤 은평세무서장은?

1964년 대구에서 출생하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만 34세에 행시 42회에 합격하여 2000년 부산진세무서 납세지원과장을 시작으로 국세청에 입문했다. 사무관시절에는 국세청 감찰담당관실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서울국세청 조사2국에서 서기관으로 승진, 초임서장으로 안동세무서장을 지냈다. 이후 서울국세청 개인납세2과장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잠실세무서장으로 부임했다. 이어 FIU파견 근무를 했으며, 올 1월부터 은평세무서 개청준비단장으로 발령받아 ‘은평사람’이 다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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