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 동래세무서
햇살이 팽이 위에 눕는다
누가 도로 한 중심
티포에우스의 눈을 그려 놓았을까
지상의 가장 밑바닥까지 낙하한 불빛 끌어 올린다
어떤 이는 그 곳을
지구의 마지막 쉼표라 하고
또 다른 이들은
인간의 탐욕이 빗어낸 무덤이라는데
직선으로만 살고 싶은 인간들의 이기심
욕망이 커질수록 터질 듯 배를 움켜쥐고
그 때마다 커다란 무덤이 유적지처럼 생겨난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 위태롭게 서서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부러지고 난 후 후회를 하고 절망을 끌어 안는다
그런 오늘도 의사당 한쪽에서는
서로를 테러리스트라며 삿대질을 하고
누군가 무덤 위 꽃씨 하나 재워놓자
다시 찾은 고요 아니
불안한 평화라 할까
[김정호 작가 프로필]
△1961년 전남 화순 출생
△2002년 시의나라 신인상으로 시, 2010년 문학광장 신인상 수필 등단
△시집 『빈집에 우물 하나』『부처를 죽이다』등 7권의 시집 발간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바다문학회 회원, 부산시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부산지역 이사, 부산시인협회 이사, 한국바다문학이사 및 국세청 문우회장 등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