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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人] ‘최승일 포천세무서장’…체납처분 꼴찌에서 우등생으로 바꾼 '소통의 힘'

김영기 기자l승인2018.05.11 08: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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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의 애로사항 청취가 마음 움직인 듯…“현장감 있는 세정마인드도 필요”
 

“열심히 기업활동을 하다가 거래처 부도 등으로 하루아침에 체납자가 되는 경우에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납세자와의 소통을 통하여 탄력성 있게 세정을 집행해야 한다는 것을 현장 방문을 통해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최승일 포천세무서장이 일선 세정현장에서 업무를 집행하면서 던진 화두다.

그는 종사자들과 먹고살기 바쁜 소상공인들의 (체납)사정을 알게 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전한다. 특히 세법을 집행해야 하는 공무원으로서 소상공인들의 자산을 압류해야 하는 상황이 일선 세정의 결정권자로서 법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하는 부분이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 최 서장은 “고질적․지능적 체납자에 대해서는 법에서 정한 최대한의 엄정한 행정(체납처분)을 집행해야 하지만 정말 사정이 어려운 체납자는 일선 세정사령관으로서 헤아려 살필 줄도 알아야 한다”는 탁견을 담담히 전했다.

본청(국세청)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최 서장은 사실 현장업무보다는 기획 업무에 해박하다.

국세청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하고 마산세무서장으로 부임해 1년을 근무한 뒤, 작년 말 포천세무서장으로 부임한 그는 만년 체납실적 꼴찌 관서를 단번에 상위관서로 끌어올려 세무서의 이미지를 탈바꿈함으로써 다른 세무서장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어떤 비결이 있을까.

◆ “기업인을 만나고 소통해야 한다…경청만 해도 해결책이 보인다”

국세청 직원들에게 체납정리는 가장 어렵고 기피하는 업무 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특히 포천은 다른 관서에 비해 가장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체납성적이 우수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비결이 있다면 듣고 싶다고 했더니 최 서장의 이야기 보따리는 예상외로 술술 풀려나갔다.

“솔직히 얼마나 중소기업들이 어렵고 힘든지 제대로 몰랐습니다. 세무서장으로 부임한지 얼마 안되어 세정협의회 회원들과 상견례 자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기업인이 ‘요즘 소상공인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으니 (세무서장)역할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기업인들의)얘기를 들어주기 만이라도 해달라’는 요청을 하였습니다. 특히 ‘기업이 국가의 자산이고, 재정수입도 기업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면서 ‘그렇다면 기업이 어떻게 세금을 내는지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최대한 많이 들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또 청장님께서도 내부소통도 중요하지만 외부소통도 중요하다고 말씀한 부분이 있어 이를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관내 기업간담회 일정을 가지기 시작했고, 소외된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하여 사장님과 함께 구내 식당에서 줄을 서서 직원들과 밥을 먹는 등 실질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실제 일주일에 1~2개 소상공인을 방문해 현장의 소리를 듣기만 했는데도 무척 고마워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고의로 체납을 하거나 탈세를 하고자 하는 기업인보다는 대부분이 창업정신을 가지고 일에 승부를 거는 기업인들이 훨씬 많으며, 이들이 대한민국 재정의 버팀목이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어떤 기업인은 기업을 하면서 너무나 어려워 한강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려 했던 본인(기업인)의 과거 어려웠던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으며, 경기 북부의 열악한 지리적 위치로 또는 생산직 기피현상으로 젊은 현장사원을 구하기 어려워 공장 설비를 놀리고 있는 현실, 50대 직원이 제일 막내직원이어서 기업의 미래가 없다고 한탄하는 현실 등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 “기업인들과의 소통이 쌓여 기업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

최 서장은 이런 기업인들과의 소통이 쌓여 기업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체납세금을 정리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의 기업체 방문 경험담은 계속됐다. 그런데 그의 방문담은 세무서장으로의 의례적이고 상투적인 방문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건설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는 어느 업체를 방문했던 경험입니다. 과도한 경쟁 및 시멘트 등 주요자재의 매입비용 상승 등으로 레미콘 가격의 마진은 줄어들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요즈음 산에 사방산업이 잘 되고 있어서 무엇보다 강에서 모래를 구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현장의 애로사항을 들으니 체납을 할 만한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거기에 맞는 세무행정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현장감 있는 정책을 위해서는 현장에 가서 근로자와 기업인들의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 서장의 이런 행보에서 최근 기획재정부 실장이 한국GM의 군산공장을 방문했던 것이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었다. 그가 전하는 포천지역 기업인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들어보기로 했다.

“관내에는 2015년에 용정산업단지와 장자산업단지 조성 공사가 완료 되어 가구․섬유․피혁 등 많은 제조업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위 옛날에는 잘 나갔지만, 이제는 중국산 제품이 밀려들면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제작한지 10년이 넘은 기계를 사용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최근에 제작한 기계설비를 통해 생산하다 보니 제품의 경쟁력이 우리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우리의 경우에는 원사를 가지고 편직공정, 염색공정을 따로 작업을 하여 원가절감에 애로를 겪지만 중국공장은 최근에 들여온 기계를 통해 2개의 공정을 한곳에서 처리해 원가절감이 되고 있는 현장도 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우리 기업들이 가격과 품질에서도 중국에 밀리니 오로지 특화된 기술 개발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관내는 5인 미만 사업장이 80%에 이릅니다. 인건비는 상승하는데 수익은 줄어들고 있는 실정으로 정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니 그 어려운 환경에도 단 한번의 체납을 한 적이 없는 정직한 기업도 많았습니다. 정말 애국기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관내 소상공인을 만나고 중소기업체를 방문하면서 얻은 것은 체납정리에만 도움이 된 것 뿐은 아닌 것 같았다.

기자는 공전(空轉)이라는 딱지가 붙어있는 국회가 최 서장처럼 관내 소상공인들의 경영애로를 직접 들음으로써 세무행정 집행에도 참고하고 상급기관에 전달하여 앞으로의 정책결정에 곧바로 반영하는 등 국민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바뀐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직원들과의 소통은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공감’이 제일

기업들과의 소통을 말하는 최 서장에게 직원들과의 소통에 대해 묻자 그는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공감’이라고 했다.

“제가 서장으로 부임하고 제일 먼저 지시한 일이 각 직급별 직원회의를 매월 시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직원대표회의 제도가 있기는 했지만 이 제도는 각 직급별로 인원을 구성하고 회의내용이 형식적 이었을 뿐 아니라 간부직원과 함께 하여 평직원들은 윗사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제대로 소통이 이루어지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이래서는 직원들과의 공감과 소통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 오로지 동일 직급의 평직원들끼리만 모여 그 안에서 어떠한 의견이든 자유롭게 토론하고 건의하도록 하였고, 각 직급별 평직원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받아본 결과 그동안 직원들이 제대로 건의하지 못했던 많은 개선사항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청사내 전지역 금연 실시, 각 층별 출퇴근 지문인식기 추가설치, 쾌적한 근무환경을 위해 각 사무실마다 조경화분 설치, 여직원 휴게실 환경개선 등 바로 시행 등 가능한 사안에 대하여 즉시 개선조치 하도록 하였고 앞으로도 직원들과의 실질적인 공감 소통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조직문화를 만들면서 직원들의 의사 소통이 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솔선하여 활기찬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포천세무서장으로서 더 나은 직원복지, 더 좋은 근무환경을 위해서는 열악한 임대청사에서 벗어나 새청사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만년 체납 꼴찌에서 상위관서로 체납행정의 환경을 바꾼 최 서장의 이런 소통 노하우가 일선 다른 서장들에게도 널리 전파되어 앞으로 기업인들과의 소통이 더 많아져 중소기업인들이 신명나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지난 8일 포천 반월아트홀에서 열린 '국군교향악단 초청 음악회'. 육군 제6군단이 창설 64주년 기념으로 포천세무서·포천시 등 관공서와 지역 민간단체 등 100여명을 초청해 펼친 공연으로 최승일 서장도 직원들과 함께 했다.

김영기 기자  sejungilbo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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