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축소판 서초구 관할 “납세자를 형제나 부모처럼 대하라” 주문
지난 4월 만년 하위였던 체납정리실적 서울청 내 ‘당당히 1위’ 달성 기염

“세월은 어차피 간다 허송세월해도, 무엇인가해도…목표를 잡고 세월을 보내라”
 

대법원과 대검찰청을 비롯한 법조단지와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 삼성계열사들이 들어선 삼성타운, 대학, 병원, 백화점, 고속터미널, 문화의 전당인 예술의 전당까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 서울시 서초구다. 나아가 변호사회관, 세무사회관, 변리사회관 등 전문자격사들을 대표하는 단체들이 위치해 있으며, 더욱이 조선3대와 23대 임금인 태종과 순조임금의 능인 헌인릉까지 위치한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품은 곳이기도 하다.

이 서초구의 세원을 관할하면서 세무서비스를 펼치는 곳이 서초세무서다. 충남 예산출신의 주기섭 서장이 세정사령관직을 맡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때 국세청에 몸담아 올해로 만30년째 국세공무원의 길을 걷고 있다.

1961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부평고, 단국대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세무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군산·남인천·수원·성남세무서 세원관리과장 등과 서울지방국세청 국제조사국 조사팀장, 중부지방국세청 조사2국 조사팀장 등을 지냈다.

서기관 승진이후에는 대구지방국세청 징세법무국장, 김포세무서장, 국세공무원교육원 운영과장, 국세청 소득지원과장에 이어 지난 2017년 7월 서초세무서장으로 임명됐다.
 

주 서장의 화려한 경력에도 서초지역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그는 어떤 세정철학으로 지역의 세정을 살필까.

그의 일성은 “가족처럼 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직원들에게 납세자를 자신의 형제나 부모처럼 가족같이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대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5월 종소세 신고기간 중에 납세자(암환자)가 방문했는데, 세무서 직원(개인납세2과 박찬욱 조사관)이 너무 친절하게 안내해 주어서 정말 편안하게 신고했다며 그 직원을 칭찬해 달라고 한 납세자가 세무서장실을 찾아온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이런 경우가 가끔 있는데 직원들의 자질이 우수하고 품성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며 어깨에 힘을 주었다.

그는 서초세무서 직원들의 이런 친절은 그가 늘 강조하는 ‘직원간의 화목’에서 나온다고 귀띔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국세공무원들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세무서로 만들자. 그래서 서초세무서에서 근무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일하게 되고, 또 여기서 좋은 인연을 맺어 국세공무원으로 끝까지 잘 지낼 수 있는 직원들이 되자”고 당부한다면서 “그러다보니 직원들간에 화목하고, 일 역시 술술 잘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납세자에게도 친절하게 잘 대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에는 세무서내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칭찬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듯이 직원 상호․상하 간 서로 사소하더라도 칭찬거리를 찾아서 칭찬과 격려의 글을 칭찬함에 투입하는 칭찬릴레이 운동이다. 칭찬 받을 사람뿐만 아니라 칭찬을 많이 한 직원도 발굴하여 포상함으로써 ‘칭찬 바람’을 일으켜 세무서 업무성과 달성을 자연스레 유도하고자 함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만년 하위였던 서초세무서의 체납정리 당월 실적이 서울청 내 27개 관서 중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주 서장은 “칭찬의 파급효과는 이에 멈추지 않고 연말 세무서 업무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내 “여직원 비율이 많아 육아휴직 등으로 남아있는 직원들의 어려움이 있고, (삼성, 역삼세무서가 같이 사용하는)종합청사여서 사무실 공간이 비좁다. 강당도 3개 세무서에서 한곳을 모두가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행사도 시차를 두고 치러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다”고 세무서 운영의 어려운 사정도 솔직히 털어놨다.

특히 서초세무서의 규모가 비대해짐에 따라 양재동권역을 따로 관리하는 세무서의 신설(분서)이 필요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납세서비스의 사각지대를 줄여나갈 필요성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주 서장이 가장 좋아하는 말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했다. 직원들과 대화를 할 때 자주 인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는 “어떠한 포기할 상황이 되어도 포기하지 마라. 포기하는 순간 이뤄지지 않는다. 어려운 순간을 견디어 내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다보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믿는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일이 힘들거나 윗분에게 인정받지 못하여 갈등하고 고민하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었다”면서 서울청 조사국 조사팀장 시절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기업체 세무조사 시 세법대로 처리하면 기업의 재기가 불가능하고, 많은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게 되는 상황을 맞닥뜨렸고, 이를 견디기 어려워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빌리러 성당이나 사찰에 가기도 하면서 고통스럽게 생활하기도 했으며, 또 외국계 기업 조사 시에는 세법미비로 인한 외국으로의 자본유출을 막기위해 거래를 재구성하고 과세논리를 만드는데 대한 한계로 머리가 터질 것 같은 고민이 있었지만 그것을 견디어 가는데 어느 순간 내 바람이 다 이루어져 있었다”고 소회했다.
 

그는 1992년에 주사(6급)로 승진하자마자 교보문고로 달려갔다. 사무관 승진시험 과목 책을 구입하여 퇴근 후 7년 동안 승진시험 공부에 전념했다. 1999년에 사무관 승진시험에 합격하여 2000년에 사무관으로 임용되는 영광을 안았다.

그리고 “서기관으로 승진할 때도 소위 남들이 비선호 부서이자 일이 많다면서 가지 말라고 하는 곳에 자원하여 근무를 했다. 근로장려세제(EITC)를 담당하는 본청 소득지원국 개설요원으로 지원하여 새벽 1~2시까지는 물론 주말도 없이 일하여 근로장려세제 집행기반인 전산시스템 구축, 업무집행매뉴얼, 직원 교육 등을 수행해 냈다. 그 공로로 영예롭게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게 되었고, 서기관으로도 승진하여 지금 대한민국의 중심 ‘서초세무서장’에 까지 와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7급 공채에 합격하여 국세청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국세청이 근무하기가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세공무원이라는 직업이 꿈을 주었고, 또 희망을 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꿈을 이뤄준 곳이 국세청이더라. 사실은 행복하다. 어떻게 보면 세무서장까지 하게되었고, 퇴직을 하더라도 국세청에서 배운 지식과 노하우로 제2의 인생인 세무사업을 개업하여 세법을 몰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업자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도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며 국세공무원으로서의 길에 한껏 자긍심을 나타냈다.

그는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라면서 “세월은 어차피 지나간다. 허송세월해도 지나가고, 무엇인가 해도 지나간다”면서 “지금이라도 어떤 목표를 잡고 이루기 위해 세월을 보내라. 그래야 무엇이든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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