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제64회 회계사회 정기총회 직후 일문일답 기자회견

“아무런 관계없는데 고객관리차원에서 경조사 챙기는 행위 근절해야”
 

▲ 20일 제64회 한국공인회계사회 정기총회가 끝난 후 최중경 회장이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회계개혁에 힘쓰고 있는 최중경 공인회계사회장이 지난 2년에 이어 앞으로의 2년도 2만여 공인회계사를 이끌어나간다.

그동안 외부감사법, 자본시장법, 국세기본법 등 소위 ‘회계개혁3법 개정’의 성과를 일구어 내면서 이날 무투표 재선이라는 ‘선물’을 받은 최중경 회장은 앞으로도 회계업계에 산적해있는 주요 현안과 더불어 비영리조직에 대한 감사공영제 도입 등 추진해야 할 사업들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최중경 회장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제64회 정기총회에서 회장으로 당선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AI 등 기술혁신에 따른 공인회계사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는 ‘신회계산업 설계’를 구상하고, 아파트나 비영리법인 등 공공부문 감사공영제의 도입, 그리고 공인회계사의 외부감사 수행 관련 행동강령 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최중경 한국회계사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 회장은 “AI 등 기술환경이 많이 바뀌어 감사업무도 바뀌고, 이와 관련한 세무상담이나 컨설팅 문제도 복잡하고 다양하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회계사가 회계장부에 몰입해 세무나 회계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전문가, 경제전문가로 자리매김하는 원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계사는 알게 모르게 산업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있어 전문가나 기업경영자에게 앞으로의 경기는 어떻게 될 것인지 특정 산업 및 전체 경제에 대해 물을 예정”이라며 CPA BSI를 시도했으며, 반년 단위로 계속 실시해 경험과 지식, 기술이 축적되면 분기별로 할 방침임을 전했다.

특히 AI등 산업의 발전으로 “감사에 들어가는 시간은 줄어들 수 있으나, 전수조사가 되다보면 매출이 아침에 많이 일어났는지 저녁에 많이 일어났는지, 젊은 세대인지 노년층인지, 성별에는, 지역별로, 날씨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든 것이 분석이 가능하다”며 “자료를 가지고 새로운 컨설팅 영역이 생겨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감사공영제의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아파트 감사에서 보듯 감사가 셀프 선임해 아무도 견제할 장치가 없다”며 “상장기업은 언론, 소액주주, 이사회, 주주총회, 감사위원회 등 감시하는 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 사태도 맞이했으며 회계감사 신뢰도 세계꼴찌의 수모를 당하고 있다. 아파트 등은 셀프감사 선임하고 나면 아무도 감시할 곳이 없어 결국 불법행위에 대한 면제부를 쥐어주는 것 밖에 안 된다”고 감사의 셀프 선임은 ‘사회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행동강령 개정으로 “접대를 받지도 말고 해서도 안 되며, 선물을 주고 받아서도 안 된다. 경조사 역시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해야 할 것”이라며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고객관리차원에서 경조사를 챙기는 행위는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최중경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현재 금융기관에서 실시하는 빅데이터 컨설팅과 회계사회의 컨설팅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금융기관은 전체 기업을 상대로 하는 것이나, 회계사는 해당 기업 자체의 매출 등이 좀 더 자세히 분석 가능해진다. 금융은 매크로 내지는 산업별이라 하면 회계사는 기업별이 가능해진다. 물론 회계사도 전체 산업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나, 약간의 차별성이 있다.

▲최중경 회장이 2016년 당시 삼성바이오의 감리를 맡은 것으로 알고 있다. 분식회계가 고의냐 실수냐에 대한 것과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판단하는가.

=IFRS로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이에 대한 기본 뼈대는 전문가의 판단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이를 감안해 결론이 날 것이다. 팩트에 문제가 없고, 논리구조와 포뮬러에 문제가 없는데 해당 판단을 다른 전문가가 결론내는 것은 IFRS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회계사회에서 약식감리를 했으며 여기서도 똑같은 원칙에서 했다.

▲회계사 시험과목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공인회계사의 수가 2만명에 이르고 있는데 합격자 수를 조정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청사진을 소개해 달라.

=순수하게 공인회계사가 미래의 기술환경에서 제대로 전문가 역할을 하기 위해서 어떤 지식이 필요한지, IT분야의 회계이론이나 회계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 감사공영제와 관련해 부담이 늘어나고, 아파트비리자체가 얼마 안되는데 소수의 일을 너무 부각시키고, 또 입주민이 선택하는 것이 입주민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

=비리가 없는데도 그러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비리가 없어도 계속 봐줘야 비리가 안 생기는 것이다. 부담 문제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100만원이 늘었다고 한다. 평균 500세대라고 가정할 때 한 세대당 연간 2000원이다. 이는 한달에 200원, 하루에 6원으로 이를 부담으로 볼 수 있는가. 200원이면 눈깔사탕 한 개 값도 되지 않는다. 아울러 입주자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가 선택하는 것인데, 입주자대표회의도 입주자들에게 감시감독을 받아야하는 대상이다.

▲행동강령을 지키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되는가.

=회칙을 위배하면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회원자격정지도 하며 심할 경우 업무제한도 가한다. 아주 부담스럽지는 않지만 명예로 먹고 사는 전문자격사가 징계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스러운 것이다.

▲기부금받는 쪽 감사 범위는 종교단체 포함되나.

=당연하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100억 이상은 외부감사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외부감사 받도록 의무화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셀프선임은 선임방법을 공영제로 가자는 것이다.

▲52시간 근로가 시행되면 회계법인에서는 인원 충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데,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지?

=의견을 수렴 중이며, 비전업회계사, 이미 가정으로 돌아간 여성회계사들을 파트타임으로 활용하는 부분을 연구하고 있다. 연중감사제도나 탄력근무,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표준시간 적용을 유예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매년 8~900명씩 공인회계사가 늘어나 유예기간 동안 회계사의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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