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의 주춧돌 ‘운집’…“직원들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자랑스럽다”
“축구, 인생의 축소판…직장, 인생도 축구공처럼 둥글게둥글게 살아졌으면”

 

이용군 구로세무서장의 국세공무원으로서의 첫 임용지는 서울 마포세무서였다. 그리고 실력을 인정받아 기획파트인 국세청 납세자보호과 등에서 근무하면서 2007년 3월 사무관(5급)으로 승진했다. 금천세무서 법인세과장을 거쳐 서울국세청 조사2국과 조사3국에서 근무했으며, 2013년도에 서기관(4급)으로 승진했다.

첫 일선기관장으로 여수세무서장을 명받아 대과없이 수행하고 서울로 발령받았다. 서울국세청 조사3국 2과장 그리고 양천세무서장에 이어 현재 구로세무서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또 1998년도에 국세청 축구동호회를 창단하고 총무, 감독, 단장을 지내는 등 축구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남다르다. 지금은 세무사로 개업한 장병식 전 축구동호회 단장과 단짝으로 소문나기도 하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단장을 맡으며 국세청 축구동호회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다.

60년대생 세무대학 1기 그룹의 맏형격인 그는 지난 1월부터 양천세무서장에서 서울시내에서 오래된 세무서로서 나름 전통을 가진 세무서인 구로세무서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구로세무서에 와보니 무엇보다 세무서 위치가 구로구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해 있어서 납세자들이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고, 그러면서 세무서를 구로구 지역으로 이전해 달라는 민원이 많은 점에 주목하고 고민에 빠졌다.

세무서 이전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기에 우선 관할 납세자들의 편의를 위해 구로구청에 출장민원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직원 2명이 현지 민원인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래도 구로구 지역 납세자의 불편은 상당한 편이다.

서울시내 대부분의 구(區)에 하나의 세무서가 들어서 있다는 점에서 구로세무서의 이전은 어쩌면 당연한 것임에도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늦어져 왔다. 고척동 옛 구치소 부지로 이전하려는 계획이 수년전부터 있어 왔다는 점에서 무척 안타까운 대목이기도 하다.

이용군 서장은 “서장으로 부임하여 1월부터 5월까지 세무서 이전에 관심이 많은 지역구 국회의원실, 서울시, 구로구청 등 관계기관을 찾아다니며 적극 협조를 구한 결과 예전에 비해 상당한 성과를 내고있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시내 신축세무서들처럼 구로세무서도 구로구지역에 반듯하게 지어서 납세자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소망이지만 임기 중에 이루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임서장님께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구로지역 납세자들의 숙원이 해결되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구로세무서 청사는 4층건물이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다. 당연히 어르신들이 민원업무를 보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어르신 납세자께서 방문하면 해당 부서 직원들이 1층으로 내려가서 상담을 하는 등 납세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나마 지하철 문래역, 신도림역, 영등포역 등이 10분 거리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는 점은 다행이다.

▶세무서 건물이 납세자에게 보여지는 얼굴이라면, 서장님의 세무서 운영방향은 세무서의 실질적 속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듣고 싶습니다.

=세무서장은 조그만 조직의 기관장입니다. 세수관리도 중요하지만, 직원들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따로 놀면 령(令)도 안서고, 지시일변도(指示一邊倒)로 가면 직원들의 호응도 얻을 수 없죠. 직원들 속으로 들어가서 격식 없이 나누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옛날에는 예의범절과 격식을 따졌는데 이제는 격식 없이 진정성있는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당구대회, 탁구대회 등 직원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빠짐없이 나가서 어울리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도 쉽게 서장실에 들어와 자신들의 의견을 기탄없이 이야기합니다. 서장실은 직원들에게 언제든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열려 있습니다. 직원과 어울리고 소통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저의 세정철학이라면 철학입니다.

직원의 말하기 어려운 고민과 어려움을 해결하고 함께 나누려면 그 직원이 마음을 열고 저한테 다가와야만 가능하다고 봅니다. 제가 형식적으로 다가가면 상대방도 형식적으로 응대할 것이니 제가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고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로세무서 관할에는 중소기업들이 많은데 관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구로세무서 관할은 한때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나가던 제조업 중심의 구로공단이 있었습니다만 현재는 확연히 변신하여 IT기업, 정보통신기업 등 벤처기업들이 밀집한 구로디지털단지가 건설되어 현재 대한민국 IT 산업발전을 통한 먹거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로기계공구상업단지, 구로중앙유통단지 등 대규모 유통상가가 있으며 이곳에서는 공구, 전기, 잡자재 등 제조 산업에 필요한 모든 산업용 기자재가 유통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근로장려금 대상자도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즉 구로세무서는 IT산업단지와 취약계층 거주자가 공존하는 지역을 관할하고 있습니다만 취약계층도 상당하여 세정환경은 열악한 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구로세무서는 2017년에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세무서중 내부성과평가 1위를 달성했습니다. 전임 구로서장이었던 조세희 서장을 중심으로 전 직원이 협심해서 놀랄만한 일을 이뤄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년도 1위 세무서의 서장으로 근무하게 되어 어깨가 상당히 무겁습니다만 전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자 직원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최선을 다하며 노력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본․지방청의 업무추진 방향과 지시사항을 충분히 이해하고 우리세무서 추진방향을 효율적으로 수립하여 전직원과 공유함은 물론 실천하고자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여 직원 각자 스스로 알아서 업무를 챙겨 나가도록 하는 것이 저의 세정운영방향이라면 방향이라고 하겠습니다.

최상의 업무성과는 물론 양질의 납세서비스는 직원이 스스로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이를 실천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관리자는 직원들이 좋은 여건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주고 혹시 불필요한 일을 하는 일이 없도록 소통하고 관심을 가져주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이용군 서장은 그러면서 고래를 춤추게 하려는지 직원들 칭찬을 이어갔다. “다른 관서 직원들도 우수하지만, 구로세무서는 정말 우수한 직원들이 모여 있습니다. 각 부서의 과장과 팀장을 중심으로 ‘일을 하자’하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점이 자랑”이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래서 그의 인생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는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했다. 모든 문제에 있어 자기주장만 하다보면 마찰이 일어나고 최악의 경우에는 싸움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데, 서로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면 모든 일이 원만하게 해결된다고 하며 국세청의 최근 화두 ‘소통과 배려’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말은 쉬운데 실천하는 것이 문제라고 하며 “돌이켜 보면 살아오면서 상대방을 배려하고자 노력은 하였으나 부족한 것 같아 항상 아쉽다”고 했다.

이용군 서장은 1961년 충남 연기군에서 태어나 서울 관악고, 국립세무대학(1기)를 졸업하고 1983년 8급 특채로 국세청에 입사했다. 자신의 행동하나하나가 후배들의 귀감 또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행동거지를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어떤 때에는 너무 몸을 사린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공직자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하기에 바꿀 생각은 없다고 했다.

혹시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또 유지경성(有志竟成)이라는 한자를 동원했다.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목표없이 살면 무의미하다’는 말이라면서 “살아가면서 반드시 삶의 목표를 세우고 이루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 번째로 가족을 항상 생각하며 생활하자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가족입니다. 어떻게 보면 가족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며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어떤 어려운 상황이나 또는 좋지 않은 유혹이 있을 때 가족들 모습을 하나하나 떠올려보면 어떠한 어려움이라도 극복해 낼 힘과 불의를 배척하는 용기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또 세 번쩨로, 반드시 무엇이던지 하나 이상의 취미생활을 해야 한다고 했다. 가능하면 세무회계와 관련없는 취미, 즉 축구 등 운동을 선택하여 평소에 건강을 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친김에 그의 ‘국세공무원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국세공무원은 제가 걸어온 천직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청춘을 다 바친 직업이었죠. 내 삶을 윤택하게 이끌어준 원동력이었습니다.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왔고, 덕분에 지금까지 가정을 잘 이끌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세무공무원을 대신할 수 없고, 자본주의가 살아있고 세금이 있는 한 세무공무원은 영원히 존속될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세무공무원은 전세계 최상의 직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35년여의 국세공무원 생활이 말해주듯 그의 국세공무원에 대한 생각은 유수처럼 술술 흘러내렸다. 그리고 “자랑스럽고 또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그는 관내 고척동 소재 동양미래대학교에서 학생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국세공무원을 최상의 직업으로 소개하며 입사를 권유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국세청축구동호회 단장을 지냈듯이 그가 축구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의 지인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그래서 우문인줄 알면서도 취미를 물었다.

“단연 축구죠. 조직으로 하는 단체운동이라서 좋습니다. 축구를 하면서 체력도 길러지고 협동심도 생기게 됩니다. 소위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운동을 통해 직원들과 (서로 마음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유익합니다. 직원들에게 축구를 권장하고 싶습니다.”

“축구는 인생의 축소판과 같죠. 선수 11명이 소통하고 조화롭게 움직이며 어울려 나가는 것이 직장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회 생활을 해 나가는 것과 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상대팀과 경기를 하다보면 질수 있고 또 이길 수도 있죠. 경기를 한다고 항상 힘차게 뛰는 것이 아니고 순간 걷거나 순간 격하게 뛰기도 합니다. 또 경기를 하다보면 다치거나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인생도 이런 것처럼 성취감과 좌절감을 느끼고 일의 성격에 따라 완급 조절을 하고 아픔과 슬픔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축구경기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축구공은 ‘둥근 모양’입니다. 직장생활도, 인생도 모나지 않게 축구공처럼 둥글게 둥글게 살았으면 합니다.”

이용군 구로세무서장의 인생관이 부러웠다. 최소한 지금 열리고 있는 러시아월드컵 기간중에는 자꾸자꾸 떠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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