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역량 강화를 위하여 부처마다 다양한 교육기관이 있습니다. 이 기관들을 관리하는 인사혁신처에서 최근 발표한 2017년도 공무원 교육훈련기관 종합진단에 따르면 2017년도 공무원 교육훈련 최우수기관은 중앙교육연수원이라고 합니다.

중앙교육연수원은 교수요원에 대한 강의기법 향상 교육 등 전문성을 높이고, 다문화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하여 공개강좌를 진행하여 다문화 학생들과 학부모의 직접 경험을 소개하는 현장토크쇼를 활성화하는 등 현장과 소통·공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반면 제주도에 위치한 국세공무원교육원에 대한 총평을 보면 조사 실무 과정에서 다루는 사례에 대한 구체성이 떨어지며 충분한 대화와 토론이 없어서 보완이 필요하고, 세무서 팀장 역량 강화교육은 교육목표도 명확하지 않아 성과를 확인할 수 없으며, 지역주민을 위한 기관의 과정, 시설 등을 개방하고 공유하는 활동에 참여가 저조하다며 사실상 이번 교육 평가기관 중에서 하위 수준이라는 것을 에둘러 말하고 있습니다. 

한때 경기도 수원에 국세공무원교육원과 같이 있던 관세국경관리연수원은 현재 천안에 있으면서 참여 및 사례 중심의 여성역량향상과정, 관리자역량 강화과정, 수출입통관 사례연구, 품목분류 쟁점 사례 실무 등을 개설하여 현장성이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중 원산지증명서 발급 과정 교육은 우수사례로 뽑혔습니다.

필자도 현직에 있을 때 느꼈지만 국세청은 자발적 참여, 개방, 혁신, 협업, 네트워크 강화 교육보다는 평가 결과가 정확히 점수로 표현되는 역량 평가와 실무 위주 교육을 선호하다 보니 이미 그 과정을 지나간 직원 입장에서는 교육시간과 점수 채우기에만 필요한 교육과정과 교육원이라는 기억만 있습니다.

이번 평가 중에서 유일하게 신규직원 대상 교육에는 사전, 중간, 종합평가 등 몰아치듯이 평가하는 것에 대하여 학습성취도 제고를 위한 평가 전략으로서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칭찬하였지만, 결과에 따른 조치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일침을 놓았습니다.

한마디로 국세청 교육은 역량 강화 교육이 아니고 기본실무과정 이해와 인사에 반영하기 위한 변별력만 강조한 교육이라는 것이 총체적인 평으로 보입니다. 이런 평가가 나오면 국세청에서는 우수기관 벤치마킹이나 우수사례 연구보다는 교육원 정책평가 담당자가 대응에 소홀했다고 질타하고, 그러면 교육원은 지리적으로 제주도에 위치하여 운영 요원이나 강의 인적 자원 한계를 토로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중요한 정부평가가 아니므로 무대응으로 끝나게 됩니다.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중앙교육연수원 사례를 보면 진정한 역량 강화교육이란 어떤 것 인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우선 타 교육 기관과 기획역량 강화과정, 고급관리자 과정, 연수담당자 역량 강화 과정 등을 공유하여 배울 것은 배우고 가르칠 것은 가르쳤습니다. 교육방법에서는 원격연수 콘텐츠 공동 개발·활용, 우수 강사 풀 정보를 공유하고, 퇴직공무원 또는 만 50세 이상의 퇴직공무원을 중앙교육연수원의 교과목 운영에 2건 이상 활용하였습니다.

이제 국세청 교육은 변화하여야 합니다.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관리자만 주관하는 소통문화에서 개방과 공유 그리고 협력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노는 것처럼 보이는 교육과정도 새로운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마음으로 이해하고, 교육과정에서는 물론 사전에서 사후까지 몰아치는 평가체계는 지양하고, 현장 문제 해결을 위한 개방된 토의 중심의 연수체계를 구축하여 교육을 받으면 대부분 직원이 말하는 ‘교육원 정문을 나서는 순간 다 잊어버린다’는 단순한 암기력 테스트 교육이 아니라 무엇인가 ‘내 시각이 넓어졌고 다른 각도로 일할 수 있겠다’ 하는 촉매제를 심어주는 창의교육을 해주기 바랍니다.

[박영범 세무사 프로필]

△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 국세청 32년 근무
△ 국세청 조사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4국 근무
△ 네이버카페 '한국절세연구소'운영
△ 국립세무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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