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들 모두 공인회계사…‘세무·회계一家’이룬 다복한 훼밀리
포화상태 업계상황에도 믿음주는 세무사의 길 고수고객늘어

무료 세무상담 14년, 주민들 ‘친절한 세무사님’ 닉네임 붙여줘 ‘흐뭇’
“동작지역세무사회장 4년…일관된 재능봉사로 세무사위상 제고 보람”

 

“아버지 세무사를 모티브로 딸과 아들이 공인회계사가 되어 세무-회계 일가를 이루게 된 것이 세무사 14년 경력의 자부심이며, 값진 자산인 것같습니다.”

지난 6월까지 서울 동작지역세무사회 회장을 지낸 이영진 세무법인신보 대표세무사를 25일 그의 세무사사무실에서 만나 차 한 잔을 같이했다. 대담 전 3층에 사무실을 둔 공인회계사 딸 이주혜(이화여대 경제학과)씨를 불러 인사까지 시켜주었다. 다감한 성품이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아들 이상원(서강대 경영학과)씨도 공인회계사로서 현재 삼정회계법인에 근무하고 있다고 알려준다.

“무엇보다 부모가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남매가 나란히 경영대학을 택하고, 한발 더 나아가 아버지가 걸어온 세무-회계전공의 길을 답습하고 있어 뿌듯하다”며 밝게 웃었다. “또 가끔은 친지와 동료들을 만나면 자식농사 옹골차게 잘 지었다는 칭찬이 듣기 좋다”고 멋쩍어 했다.

◇ 봉사와 배려가 몸에 밴 세무사…업계 과당경쟁에도 고객 늘어

“동작지역은 서울에서도 취약지역입니다. 세수가 적은데다 구도심에 위치해 경제개발 여지도 적어 세무사들이 뿌리내리기에는 토양이 척박한 편이죠.”

그래도 이영진 세무사사무실은 성공한 케이스가 아닙니까. 기자가 반문하자 반신반의한다. 자세를 가다듬은 이 대표는 “확고한 신념과 지역의 눈높이에 맞춰 최선을 다하다보니 결과가 좋은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동작지역은 대부분 영세한 사업자가 많을 뿐만 아니라 법인 역시 소상공인들이 주류를 이뤄 세무상담을 해도 상담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99%입니다. 그렇지만 상담고객은 세무사가 근성으로 상담을 하는지, 최선을 다하는 상담인지를 알죠. 상담효과를 본 고객이 진심을 알고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는 아니 합니다.”

빈부 차별 없이 최선을 다해 고객을 섬기다보니 입소문을 통해 ‘이영진 세무사’가 알려지면서 세무상담을 받고 싶어하는 발길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래서인지 경쟁사회에서 세무시장이 포화상태인데도 수임고객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루 평균 10여명이 사무실을 찾아와 세무자문을 받고 가지만, 한결같이 친절 및 성심성의껏 상담을 하기 때문에 오랜 세월 주민들에게는 ‘사람좋은 세무사’ ‘믿음을 주는 세무사’로 각인되어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동작지역세무사회장 4년…알려지지 않은 업적

“대놓고 내세울만한 것은 없고 여느 지역세무사회장처럼 회원들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은 회원들도 알아 줄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동작지역세무사회는 취약지역입니다. 때문에 회원이 90여명 밖에 안 되며, 이중 60%가 청년세무사들로 짜여져 1년에 4회 정도 개최되는 간담회 참석률조차 저조한 편이죠.”

세무사사무실에 2~3차례 전화하고 독려해도 참석률이 저조한 이유는 세무사사무실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간담회니 망년회니 하는 행사가 오히려 거추장스럽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모임 때마다 50여명은 참석해줘 회를 큰 대가없이 이끌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특히, 동작세무서 주변에 계시는 젊은 세무사 등 10여명은 매일같이 점심시간에 모여 오찬을 같이하며 개정세법 및 보완된 예규, 신규예규를 중심으로 토론하고 세무사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물론, 말로써 머리에 담기 어려운 난해한 법령해석 등은 카톡방에 올려 정보공유의 폭을 넓혀나가는 한편 작은 동작지역세무사회의 구심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세무사는 지역세무사회장 재임 4년동안 관내 관서와의 유대관계개선에도 앞장서 좋은 결실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작세무서와 동작구청 등에 마을세무사들을 배치, 주민들의 국세 및 지방세의 고충을 무료 상담해 줌으로써 멀기만 했던 주민과의 거리감을 좁히는데도 기여했다. 특히 동작구청 주관 ‘국고보조심의위원회’ 심의에 참여해 세무사위상제고는 물론 난립된 지원대상을 재정립하고 적정예산을 책정 지원함으로써 예산낭비를 막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대표의 자택이 동작구가 아닌데도 동작지역에 개업한 인연에 대해 묻자 “국세공무원 23년을 거치면서 동작세무서는 두 차례 근무했습니다. 자택이 다른 곳이라 세무사개업을 자택과 가까운 곳에 하려고도 망설였으나, 굳이 동작을 택한 것은 동작세무서에 근무하면서 체험한 인심 좋은 동네 및 사람냄새 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이영진 세무사자신이 향기를 품은 사람이기에 돈 냄새보다 사람 냄새가 뭉클한 동네를 택한 것으로 짐작됐다.

◇ “지역세무사회 회장 시절 본회장 지방회장 참석한번 안해줘 서운했다”

그리도 지역세무사회를 이끌면서 어려운점이 없지 않았을 텐데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회원수가 적은 지역세무사회 일수록 회 운영에 어려움이 많고, 때로는 소외감이 배가 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회원들이 무관심한 것은 부딪치고 설득하면 다소의 극복은 가능하지만 지방회장 및 본회장의 무관심이 섭섭할 때가 많습니다. 매년 있는 지역회 총회를 예를 들면 회원수가 150명이 넘는 지역회는 지방회장과 본회장이 나란히 참석합니다. 제가 동작지역회장을 하는 4년동안 지방회장, 본회장이 다녀간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최고집단의 전문가 단체가 정치판처럼 변질되어 표를 헤아리며 처신한다면 안 되죠. 지역세무사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다가도 지방회장, 본회장의 표리부동한 처신에 힘이 빠지곤 합니다.”

◇ 딸, 아들 남매가 공인회계사인데다 전문가로서의 ‘윈-윈’이 되는지?

“공인회계사 아들 상원이는 현재 삼정회계법인에 입사 4년차입니다. 그곳 세무팀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의 길을 답습하는 것으로 보여져 대견하고, 딸 주혜 역시 삼정회계법인에서 근무하다 퇴사후 제 사무실(2층) 바로 위 3층에 ‘신보 세무회계사무소’를 차려 운영하고 있습니다. 딸은 세무분야를, 아버지는 회계분야를 서로 자문하고 토론하며 부족한 부문을 보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딸 아들이 같은 전문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업무적인 측면보다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 [프로필] 이영진 세무법인신보 대표세무사는?

이영진 세무사는 ‘남에게 받은 것으로 영예를 누린 사람은 없다. 영예는 남에게 준 것에 대한 보상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캘빈 쿨리지(제30대 미국대통령)를 닮았다. 그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많은 봉사로 그의 사무실에는 행정자치부장관 표창, 서울지방국세청장 표창 등 30여종에 이르는 표창장이 수북이 쌓여 있다. 그는 소상공인들의 ‘세금주치의’로 거듭나고 있다.

그는 1980년에 국세공무원이 되어 첫 발령지가 이천세무서다. 고졸 학력이 전부였던 그는 국세공무원을 하면서 주경야독, 1982년 대입검정시험에 합격, 2010년에 대학경영학사 독학사 취득, 2011년 서울시립대 조세쟁송과정이수. 그의 이 같은 학력은 눈물겨운 과정에서 일구어낸 입지전적의 아름다운 꽃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의 입지는 2004년 4월 세무사사무실 개설 이후에도 이어져 △동작세무서 과세전적부심사 및 이의신청위원 △동작구청 세무상담 4년 △동작세무서 납세자권익 존중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날 이영진 세무사를 만난 기자는 이영진의 세무인생은 이제부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원한 ‘소상공인의 세금주치의’길을 걸어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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