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분석…"20대 기업이 전체 법인세수의 46% 부담"
 

매출액 20대 기업이 100원을 벌면 협력기업과 임직원, 정부, 주주, 채권자, 지역사회와 64.3원을 나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20대 기업의 2017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998조2천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고 그중 약 3분의 2인 642조원을 이해관계자와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경제적 가치란 기업이 경영활동을 통해 창출한 다양한 사회적·환경적 가치 중 재무적 성과로 측정되는 가치를 말한다.

주요 기업이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기업의 성과 창출과 이해관계자별 분배를 설명할 때 통용되는 개념이다.

20대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을 가장 많이 나눈 대상은 협력사였다고 한경연은 봤다. 매출액의 절반인 493조9천억원을 제품과 서비스 생산을 위한 원재료와 상품, 용역 구입에 지불했다.

이는 2016년 기업 경영분석상 중소기업의 총 매출액 1천579조9천억원의 31.3%에 달하는 규모다.

기업의 협력사 대금은 1차적으로 협력사의 매출이면서, 협력사 임직원의 소득이나 정부의 근로소득세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원천이 된다.

그다음으로 많은 88조1천억원은 임직원에게 돌아갔다. 매출액의 8.8%가 43만 명의 임직원에게 분배돼 국민소득의 원천이 됐다.

한경연은 20대 기업 근로자가 납부한 근로소득세를 약 1조7천억∼2조1천억원으로 추정하고 이는 2017년 근로소득세 세수인 35조1천억원의 약 4.8∼6.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이처럼 20대 기업이 임금근로자의 소득을 창출해 세수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했다고 밝혔다.

20대 기업은 지난해 법인세 27조3천억원, 조세공과금 1조2천억원 등 정부에 28조5천억원을 납부했다. 2018년 서울시의 연간 예산인 28조1천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법인세만 놓고 보면 20대 기업이 2017년 전체 법인세수 59조2천억원의 46.1%를 부담했고, 특히 이는 그 전해보다 55.8% 급증한 것으로 매출액 증가율(10.9%)보다 5배가량 높았다.

기업 주주는 매출액의 2.4%를 받았다. 주요 기업의 현금배당이 증가한 데다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주주에게 24조2천억원이 분배됐다.

한경연은 "주주가 가져가는 몫(2.4%)보다 정부 몫(2.9%)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

20대 기업은 채권자인 금융회사에는 매출액의 0.6%(6조2천억원)를 이자비용으로 지출했고, 지역사회 기부금으로는 0.1%(1조1천억원)를 사용했다.

20대 기업은 그 밖에 제품·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한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 운송비, 수수료 등으로 매출액의 22.5%를 지불했고 감가상각이 매출액의 5.5%를 차지했다.

미래를 위한 투자인 연구개발비는 매출액의 2.5% 수준인 24조5천억원으로, 정부의 2018년도 혁신성장 동력 예산과 R&D 관련 예산을 합친 21조8천억원보다 많았다.

또 20대 기업은 매출액의 5.2%를 사내에 보유해 향후 불확실성과 투자에 대비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이면서 창출한 가치를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기업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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