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항 방파제 위에 늘어선 즉석 회 센터

붐비던 시간 한풀 꺾이자

허리에 묵직하게 둘렀던 전대,

고무장갑 벗은 과수댁 담배 한 개비 꺼내 문다

 

생선함지박 비린내 밀쳐놓고

회 치던 손가락 사이로

깊이 빨아들였다 내뿜는 구름계단

갯바위에 파랑친다

 

관광객 등살에 잔뜩 웅크렸던 조가비들

슬며시 문 열고 손을 내민다

축축하고 짭쪼름한 삶, 서로 안부 확인한 뒤

팔을 거두는데

 

씨부럴 것들

요로콤 개좆같이 생겨 워쩌자는 겨

 

개불 허리 톡톡 쳐서 일어켜 세우는

과수댁의 굴 껍질 같은

 

 

[이영식 시인 프로필]

△ 『문학사상』으로 등단

△ 시집: 『휴』, 『희망온도』, 『공갈빵이 먹고 싶다』

 

저작권자 © 세정일보 [세정일보] 세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