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본점매출액 25억원…“수십년째 연 맺어오고 있는 고객위해 살았다”
“장학재단 설립하여 어렵게 공부하는 후학들을 지원하는 것이 ‘꿈’이다”

 

세무사업계에는 그야말로 ‘전설’과 같은 1세대 명장이나 명인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채상병 세무사(참 세무법인 대표세무사)를 바쁜 일정 속에서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사전에 약속시간은 정했지만, (역시나 명성대로) 채 세무사와의 세무상담을 위해 찾아온 납세자에게 순서를 양보하고, 한차례 ‘기다림의 미학’을 가진 뒤,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참 세무법인 채상병 대표세무사. (70세, 1949년 충주生)

그를 만나는 순간 요즘 세간에서 유행하는 단어하나가 생각났다. ‘인사불성’(인간을 사랑하라는 말은, 불교와 성경에 모두 있다)이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세무(稅務)명장’이라는 칭호를 붙이고 싶었다.

비교적 ‘낮은 목소리’로 말문을 연 채상병 세무명장(달인).

그는 세금문제에 밝을 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향기(香氣)를 지닌 인품이 70년 세월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고령(70세)의 나이에도 기(氣)와 (세)勢가 여전히 당당함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런 원천은 납세자를 대하는 도리(商道)에서부터 인본주의가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채상병 세무사를 나타내는 ‘키워드’는 이렇다. ▲35년 전인 1983년에 개업, 2002년도에 세무사 수입랭킹 1위 기록 ▲현재 연간외형 (본점기준) 25억원 지속적 유지 ▲창의적인 서비스 생산 ▲고객위주 맞춤형 서비스제공 ▲납세자에게 품질 좋은 서비스 제공 ▲원조 마을세무사 ▲직장은 일터가 아니라 생활공간 ▲독서 경영 ▲매출이익 직원에게 배당 ▲마라톤 ▲시대에 부응하는 경영혁신 등이다.

특히 그는 70세의 나이에도 소위 말하는 ‘버킷리스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조용근 세무사(전 세무사회장)처럼, 장학재단을 설립해서 어렵게 공부하는 후학들을 지원하는 것이 ‘첫 번째 꿈’이라고 했다.

채 세무사는 이에 대해 “2019년부터는 수익금의 1%를 재단이 아니라도, 1년에 2~5명에게 3천만원 정도의 장학금을 주고 싶다”는 속마음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그래서인지 “세무사로서 참 잘 살았다”는 말을 들어오고, 또 자부심 가득한 세무사로 기억되고 있는 채 세무사는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대로 만들어 팔자”는 올곧은 그의 세정철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채 세무사는 “납세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주고나면, 돌아오기 마련이다. 이를 반증하는 것은 수많은 기업체를 거래처(업계랭킹 평균 4~5위)로 두고, 세무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말에 사실상 기자는 반문할 여지가 없었다.

“기업의 성공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는 매출액”이라는 어느 경영학 교수의 말처럼, 채상병 세무사가 이끄는 본점 연간 매출액은 25억원이며, 중요한 것은 그 고객들이 대부분 수십년째 연을 맺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명장이라는 칭호를 ‘돈만 많이 벌어들인다’고 붙이기에는 어디인지 석연치 않다.

채 세무사는 “(수익이 그래도) 남는다, 내 세금 100% 내자는 주의다. 지난 부가세 확정신고 때 9300만원을 납부했다. 납세자의 세금을 관리하는 사람(세무사)이, 내(사업체) 세금을 정상적으로 내야 한다. 세법상 인정되지 않아도 그대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가 ‘참 세무법인’을 이끌어 온 ‘경영철학의 백미’를 엿볼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생(生)을 마감할 때, ‘양심껏 일했고, 그리고 열심히 공부했다’는 자긍심을 가지기 위해, 일주일에 1번은 인문학을 신경써서 학습하고 있다”는 채상병 세무사.

그래서 최근에는 인문서적, 종교서적에 몰입하고 있으며, ‘성천문화재단’에서 한국철학(감성과 정성)을 수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래서인지 “초등학교 후배 세무사들에게 귀감까지는 아니라도, 이렇게 살았다고 말할 수는 있다”는 채상병 세무명장에게서 ‘삶의 여유’가 뿜어져 나왔다.

그의 사무실에는 액자 몇 개가 있었다. 노자, 장자의 사상이 담긴 ‘상선약수’(上善若水)가 그 중 하나였다.

“순리대로 살라, 하늘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 힘들이지 마라”는 깊은 내용을 기자에게 소개했다.

그리고 나란히 걸린 액자는 ‘고객을 향한 따뜻한 마음, 참 세무법인’, ‘마음이 부자인 집’ 등이 있었는데 어떠한 마음자세로 일해 왔는지 ‘기업가 정신’을 오롯이 대변하고 있었다.
 

▲ 채상병 세무사의 방송출연과 활약상이 담긴 액자사진.

◆ ‘2017년 아름다운납세자’, ‘2017 대한민국 소비자 선호 브랜드 대상’ 수상

굳이 ‘2017년 아름다운납세자’, ‘2017 대한민국 소비자 선호 브랜드 대상’ 등을 비롯한 수북한 표창장, 그리고 감사패 등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수많은 편액들 가운데 가슴 뭉클함을 던진 액자 하나가 눈에 띄었다. 세면장(화장실)에 걸려있는 ‘꽃 그림’의 액자였다.

10여년전쯤 근무 세무사로 일했던 정현석 세무사가 싸인을 해놓은 액자였다. 마치 연륜 있는 세무사사무실을 방문할 때, 깨진 ‘난 화병’을 버리지 않고, 투박하지만 정성스럽게 묶어서 키우고 있는 그야말로 ‘변하지 않는 숨결’을 대하는 ‘감동의 맛’이었다.

그것은 그가 나타내려고 했던 액자는 아닐 것이다. 다만, 버리지 않았을 뿐이다.

요즘의 경영은 ‘변화에 잘 적응하고 혁신하는 것’을 석학들에게 가르치고 강조하고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한옥의 고풍스러운 그 무엇(아우라)을 대할 때, 느끼는 장인의 숨결처럼 변하지 않는 그 무엇(진실)은 그대로였다.

‘진정한 향기는 나타내고 품어내는 향기가 아니다.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묵어있는 은은한 향기가 천리를 가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아마도 ‘참세무법인’을 찾는 수많은 거래처 사람들도 이런 느낌이었을 것이다.

진실된 마음에 신뢰를 얻고, 그래서 ‘참 세무법인’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 세무사가 ‘세무명장’으로 불리는 것은 이런 경영철학 때문만은 아니다. 세무사로서 납세자권익보호는 물론 사회적 책임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것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 ‘참 세무법인’이 납세자의 재산제세 신고업무를 수행했지만, 같이 근무하는 세무사가 잘못해서 2000만원을 오히려 손해배상을 해야 했다.

이제 인생을 배우는 사람들(근무 세무사, 팀장, 소속직원 등)에게 ‘세무인생 50년’을 이어온 세무명장이 남겨줄 수 있는 더 없는 교훈이며, ‘기업가(세무사)의 혼’이었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다. 소속직원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독후감(A4 1장분량)을 제출하는 직원에게 소정의 선물(5만원 상당)을 지급해 오고 있는 채상병 세무사는 가을에도 2권의 책을 선물할 예정이다.

그리고 전 직원이 10Km 마라톤대회에 출전을 하기도 했다. ‘건강하게 잘 살자’는 취지에서였다. 리더인 대표가 표본이 되고, 그 사람들(소속 구성원)이 잘 살아 갈수 있도록 함께 하는 ‘서번트 리더십’의 한 단면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진실해야 한다. 무조건 거짓 없이 참으로, 참의 뜻은 진실, 빼어나다, 참꽃, 등으로 정의하고 있는 ‘참 세무법인’은 이런 리더십을 낮은 자세로 실천하고 있었다.

“진실해야 많은 사람들이 믿습니다. 그건 기본입니다” 조용한 목소리로 전하는 그의 말은 참이었다. 그러면서 ‘일기(日記)를 매일 쓰고 있다’는 사실에서 ‘참’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일기’는 자신과의 시간이며, 자기 자신을 속이면서 기록하지는 않는다는 소위 ‘신의성실의 원칙’에서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가 성공한 단면을 발견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 시골출신 어눌한 말에 글쓰기 시작해 책까지 출간

사실, 그는 가난하지만 올곧은 시골태생의 부친으로부터 주눅(?)이 들어서인지 ‘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었다.(누구나 그렇지만). 그래서 그는 지역신문에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삶으로도 기록되고 있기도 하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채상병 세무사에게 ‘철학’이라는 아주 딱딱한 느낌을 주는 단어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음식의 품질은 맛과 양, 정성이 담긴 마음, 그리고 자기소신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가치경영’을 하게 되면, 클라이언트(고객)와 ‘같이경영’을 하게 된다는 ‘기업가 정신’에 방점을 찍는 대목이었다.

‘기업가 정신’. 참으로 손쉽게 듣는 단어다. 그러나 실천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채 세무사는 늘 연구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었다.

그의 사무실 테이블 위에는 신문, 잡지 등과 같은 서류들이 놓여 있었다. 그중 ‘접수증’ 하나가 시선을 끌었다. 교보문고에 몇일전 책을 주문한 접수증이었는데, 저자 이민화 님의 ‘기업가정신 2.0 (2판)’ 이었다.

나이 70세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CEO’의 면모를 고스란히 기자에게 들켜 버린 셈이었다.

그의 명장숨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요즘 세무사계에는 ‘마을세무사’라는 캠페인이 제법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채 세무사는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방배1동 주민’들과 오래전부터 교감을 가져오고 있다.

‘봉사’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지만, 굳이 표현하자니 마땅한 단어가 없어서 ‘봉사’라는 흔한 단어로 함축해서 그를 그리게 했다.

지역사회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참 세무법인’은 서울시 서초구청과 함께 노인잔치를 연간 2번은 하고 있었다. 종교단체에도 별도로 기부활동을 하는 등 ‘사회와 기업’ 사이에 관련된 것을 배분하고, 나눠쓰는데 주저함이 없다.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지만 ‘아름다운 납세자 상’(부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상은 사회적으로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었는데, 아마도 노인잔치‧사회기부‧우리동네 방배1동 국민자치위원장을 하면서, 이웃들과 생활했던 삶의 기록이었지 않나 싶었다.

그는 “길거리를 가다가, 폐휴지를 줍는 어르신들을 보면 차를 세우고 1만원이고, 2만원이고 드리고 온다”고 했다. 주고 간다는 표현을 일반적으로 쓰지만 그는 ‘주고 온다’는 말을 썼다.

◆ “SNS 통해 나를 알리는 일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그런 그가 두려워하는 것도 있었다. 다름 아닌 인터넷, 전자, 시스템에 의한 변화다. 그래서 내년에는 ‘전자 또는 전산학과’ 출신의 직원을 채용해서 전산분야를 제대로 배워 볼 생각이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SNS를 통해 자신을 알리는 일에 도전하기 위해서이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AI(인공지능)은 무한한 공간의 삶을 지배하는 세상이며, 어떻게 하면 이에 대처할 수 있을까? 그는 무한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었다. 그건 바로 ‘창의력의 근성’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카메라 필름 시대가 가고 모바일 시대이다.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면 아웃이다. 핸드폰으로 못하는 것이 없는 세상이다. 구글이나 네이버 등에게 물어보는 등 인터넷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지 않느냐”고 시대의 현주소를 직시했다.

그러면서 “이런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세상에서 멀어지고, 결국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기자는 이쯤에서 그의 ‘성공비결’에 대한 해답이 어렴풋이 잡혔다.

1세대 세무사로서 정말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도,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고 또 준비해 왔다’는 것이었다.

채 세무사는 “이미 10년 전 내가 직접 일을 하면 젊은 거래처 사장들이 어려워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나를 도와줄 젊은 세무사를 채용했다. 많은 주변의 세무사들은 그냥해도 되는데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묻곤 했다. 그러나 근무 세무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변화를 꽤했다”고 했다. 그의 이른바 ‘시스템 경영’에 대한 철학을 실천으로 옮긴 대목이다.

그는 “거래처의 상담업무와 세무조사 수임대리 등 수많은 거래처를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한계점이라는 것에 봉착하기 때문에 시스템 경영을 장착한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혹자는 이런 노하우가 나가면 큰일 나는 줄 안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은 그저 알고 있는 것일 뿐이다. 실천하지 않으면 ‘도로아미타불’이라는 말처럼,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 "세무사는 납세자의 사업체가 잘되도록 도움주는 일종의 ‘세무도우미’다"

세무명장으로 불리는 채상병 세무사와의 만남이 종착역에 이를 즈음, 그가 들려준 이야기를 다시 정리해 봤다.

“을이 갑 인줄 착각하고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세무사는 납세자의 사업체가 잘되도록 도움을 주는 일종의 ‘세무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말이 뇌리를 맴돌았다.

그는 또 “자기가 자기를 속이면 안 된다. 창의력을 발휘하고 소비자 욕구가 무엇인지 부단히 찾아보아야 한다. 자격증(세무사)이 있다고 모든 걸 혼자 다하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들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다만, 조금 고급스러운 일을 할 뿐이다. 그것이 내가 세무사로서 정립한 철학이다”라고 역설했다.

채상병 세무사는 “상도(商道)는 진실하고 성실하게 사업하고, 도의에 벗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행복은 모든 것이 다 편안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정신과 육체가 안정되고, 자기관리를 잘해야 한다. 돈이 무지 많은 것은 욕심이다”라는 도인 같은 말을 전했다.

기자는 그의 삶의 철학에 빠져들면서, 채상병 세무사의 ‘70인생’을 제한된 원고지에 그려낸다는 것은 어찌 보면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자는 그에게 맞는 칭호는 ‘세무명장’을 넘어서 오히려 ‘세상을 읽어내는 힘을 가진’, ‘마음 넉넉한 혜안을 가진’ 그야말로 ‘행복한 세무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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