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12시 반부터 국회 헌정기념관에서는 한국납세자연맹에서 주관하여 납세서비스 중심 기관으로 거듭난 스웨덴 국세청 개혁 성공사례를 스웨덴 국세청 직원을 직접 초대하여 듣고 물어보는 시간을 가지고 납세자 친화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되새겨보는 좋은 기회를 가졌습니다.

스웨덴은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납세자의 70%가 높은 세금부담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내 주머니에 나간 세금이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는 신뢰와 그를 뒷받침하는 정부와 국세청의 투명성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스웨덴 국세청은 90년대 만 해도 가장 두렵고 가혹한 국가 징수 기관이었지만 자체적으로 10여 년에 걸쳐 경직된 조직문화와 국세 행정을 바로잡고 국민과 더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여 2014년부터는 신뢰도가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이나 구세군 같은 봉사단체를 넘어서 가장 사랑받는 1위 국가기관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개혁을 이끌어온 두 스웨덴 국세청 직원 말에 따르면 장기간에 걸쳐 일관성과 지속성을 가지고 변화를 추진하기 위하여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을 배제하였고, 세부적인 지시사항 없어도 어떤 일도 소홀함 없이 개혁이라는 의지로 추진하였으며, 국세청 직원은 새로운 사회적 이로움을 창출하면서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 행동하고 변화에 물러서지 않는 조직원이라는 자긍심을 가지는 전략을 운용하였다고 합니다.

세무조사의 경우에는 강압적이거나 위협적으로 납세자를 대한다면 자발적인 성실납세 의식이 감소하므로 합법적이며 공정하게 조사하여 자발적인 성실납세 의식을 높였으며, 신뢰와 소통으로 납세자를 대하고 탈세 억제가 목표가 아니고 탈세는 분명히 발각된다는 사실과 잘못된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심는 것에 주력하였다고 합니다.

어느 패널이 우리나라 국세청은 뇌물 등 부정적인 사건이 가끔 일어난다면서 스웨덴 국세청은 부정적인 사건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스웨덴 국세청 직원은 30여 년간 근무하면서 사적인 스캔들은 있어도 자신 있게 부정적인 사례는 없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부연하여 직원복지 차원에서는 주택마련 자금 등을 타 부처에서 대여 받아 제공하여 국세공무원의 생활 안정을 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번 스웨덴 개혁사례를 보면 앞으로 우리나라 국세청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과 큰 차이도 없고 당연하기도 합니다. 그 예로 현재 우리나라 국세청의 국세행정 운영 방향은 국민과 함께하는 공정한 세정으로 편안한 납세, 공평한 과세, 소통과 혁신으로 자발적 참여와 협력 중심의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스웨덴 성공사례와 우리나라 국세 행정환경을 비교하여 보면 우리나라 국민은 아직도 세무조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인식과 국세공무원의 강압적인 태도, 국고 주의적이고 확실하지 않은 유권해석, 국세청은 납세자를 잠정적인 탈세자로 본다는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기에 나아갈 길이 멀었습니다.

선진 국세행정이 구현되려면 단순히 국세청만의 국세행정의 개혁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재정의 투명성이 납세순응도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내가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인다는 확신과 신뢰가 국민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면 잠재적인 탈세자로 위험부담을 감수하느니 오히려 탈세의 감시자로 성실납세에 대한 준법 의지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지금처럼 성과 위주의 단기간 개혁보다는 자체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모든 납세자에 대하여는 신뢰하는 파트너로 보고 납세서비스를 제공하며 영세납세자에 대하여는 가혹한 검증이나 체납처분보다는 고품질의 성실납세 서비스와 재기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여 도와준다면 스웨덴보다 더 앞서는 선진 국세행정이 가까운 시일에 구현되리라 믿습니다.

[박영범 세무사 프로필]

△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 국세청 32년 근무
△ 국세청 조사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4국 근무
△ 네이버카페 '한국절세연구소'운영
△ 국립세무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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