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분권 본격 추진…국세·지방세 비율 2022년까지 7대 3으로
소방관 국가공무원으로 법개정시 소방안전교부세율 2020년 45%

정부가 중앙정부의 기능·재원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해 작년 기준 7.6대 2.4인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2020년 7.4대 2.6, 2022년에는 7대 3으로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국민의 추가 세 부담 없이 지방소비세율을 2019년 15%, 2020년 21%로 높여 2년간 11조7천억원을 지방세로 확충하기로 했다. 기능이양·교부세 감소분 등을 빼면 6조6천억원의 순증 효과가 예상된다.

정부는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정부합동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재정분권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홍 국조실장은 "지역의 일은 지역의 권한·책임·재원으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는 것이 재정분권안의 목표인 만큼 중앙과 지방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으자"고 말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해 균형발전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국무조정실 중심으로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교육부의 조정을 거쳐 재정분권 추진방안을 내놓았다.

재정분권은 2019∼2020년 1단계, 2021∼2022년 2단계로 추진된다.

지역 간 세원 불균형에 대한 보정장치를 마련해 어느 지역도 현재보다 불리해지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2016년 결산기준으로 광역단체와 기초단체를 모두 포함한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55.8%이고, 재정자립도 30% 미만 지자체는 수도권에 19개, 비수도권에 126개이다.

다음은 단계별 주요 내용이다.

▲ 재정 분권 추진방안 발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의 재정 분권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1단계 핵심은 '지방소비세율 인상'

정부는 1단계 기간에 지방소비세율을 현재 11%에서 2019년 15%, 2020년 21%로 인상한다.

지방소비세는 지방재정을 위해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한 세금으로 2010년 신설됐다.

지방소비세율을 계획대로 높이면 2019년 3조3천억원, 2020년 8조4천억원 등 2년간 총 11조7천억원의 지방재정이 늘어난다. 국민의 세 부담 증가 없이 국세를 지방세로 이양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소방직 국가직화를 위한 소방공무원법이 개정되면 소방안전교부세율을 현행 20%에서 2019년 35%, 2020년 45%로 인상한다.

소방안전교부세는 2015년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처음 도입된 지방교부세로, 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를 재원으로 한다.

▲ [국무조정실 제공]

소방안전교부세율을 계획대로 높이면 2019년 3천억원, 2020년 5천억원 등 2년간 총 8천억원의 재원을 확보해 인건비를 지원하고, 2021년 이후 지원방안은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소방안전교부세는 현재 소방시설 확충에 사용하게 돼 있으나, 인건비 지원에 쓸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부는 2020년에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회계)로 지원하는 포괄 보조사업(지역밀착형 사무)을 중심으로 연간 3조5천억원 안팎의 중앙정부 기능을 지방정부로 이양한다.

기능이양에 따라 지방재정이 소요된다고 하더라도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소방직 지원 등으로 인해 지방재정은 오는 2020년까지 6조6천억원 늘어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 [국무조정실 제공]

이밖에 정부는 지역 간 재정격차 완화를 위해 지방소비세율 인상분에 지역별 가중치에 따른 배분방식을 적용하고, 2020년부터는 인상분에서 일정 비율만큼 지역상생발전기금을 출연할 예정이다.

지역별 가중치는 수도권, 광역시, 도에 대해 1대 2대 3을 적용해왔다.

한편, 지방소비세와 소방안전교부세 인상에 따른 지방교부세 감소분은 보전하지 않지만, 지방교육재정감소분은 국정과제 추진에 따른 소요를 감안해 지방교육재정 교부율을 인상해 보전한다.

지방교육재정 교부율 인상안은 좀 더 논의해 조만간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1단계 추진방안 시행을 위해 부가가치세법, 지방세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 개정을 올해와 내년에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 재정 분권 추진방안 발표하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의 재정 분권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2단계의 핵심은 '근본적 제도개편'

정부는 2021∼2022년 2단계 기간에 지방분권세 등을 포함한 국세·지방세 구조 개편 또는 지방재정조정제도 개편과 함께 지방소득세, 교육세 등 추가적인 지방세수 확충방안을 검토한다.

또, 추가적인 중앙정부 기능의 구체지방정부 이양방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 지방 자율성 제고를 위한 재원배분, 지방제도 개선 등을 검토한다.

정부는 구체적인 2단계 추진방안은 관계부처와 지자체, 시·도교육청,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중에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2020년 기준으로는 지방세 8조4천억원이 이전돼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이 7.4대 2.6으로 개선되고, 2022년에는 국세의 지방세 전환을 포함하여 20조원 이상 지방세가 늘어 7대 3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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