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조1000억원. 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부가가치세수다. 부가가치세는 1954년 프랑스에서 처음 실시되어 유럽·라틴아메리카 등으로 보급되었고, 우리나라에는 1977년 영업세·물품세·유흥음식세 등을 통합해 만들어졌다. 세율은 10%다. 여러 세목을 통합한 만큼 세수 규모도 크다. 현재 국가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요세목인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이 걷히는 세목이다.

그런데 두 번째인 부가가치세수가 소득세보다 많이 걷힐 때가 많았다. 가까이는 2013년에도 많았고, `14년에도 많아 3대 세목 중에서 1등이었다. 실제로 `14년 3대 세목의 세수는 부가가치세가 57조100억원, 소득세 53조3000억원, 법인세 42조7000억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15년에 소득세 세수가 1등으로 올라섰다. `15년 세수는 소득세가 60조7000억원, 부가가치세 54조2000억원, 법인세 45조원이었다. 소득세가 1등으로 치고 올라간 것에는 부동산거래량의 증가가 한몫했다는 것이 당시 정부의 분석이었다.

문제는 과거에 1등을 달리기도 했던 부가가치세수의 진도율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세수추이는 경기후행지수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민심(소비성향)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지표로서의 역할을 한다.

실제로 부가가치세수는 올들어 8월까지 50조2000억원이 걷혀 진도율이 74.6%로 나타났다. 이 진도율이 주요세목의 진도율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8월까지 소득세는 81.5%, 법인세는 87.2%의 진도율을 보이고 있다. 부가가치세의 진도율이 원래 이렇게 떨어진다면 문제겠지만 작년에는 그렇지 않았다. 작년에는 8월까지 76.6%였다. 이때 소득세는 74.3%, 법인세는 79.8%였다.

그리고 `16년에도 진도율이 나쁘지 않았다. `16년 8월까지 부가가치세수 진도율은 75.2%였고, 소득세는 73.8%, 법인세는 77.3%였다. 부가가치세수 진도율만 놓고 보면 떨어진 것이 아니지만 대개의 경우 3대 세목의 진도율이 엇비슷했으나, 올들어서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금년 2월 세수추이 동향을 발표하면서 민간소비의 증가 등으로 부가가치세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으나, 10월에는 환급액이 많아져 세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지금 경기불황이라는 말이 끊이지 않는 것처럼 민간소비의 위축이 부가가치세수 진도율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해서 불안하다. 경기 확 살릴 정책실장과 장관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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