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국세청장 등 고위직 8명 중 6명(75%)은 ‘강남 선호’

양병수‧박만성 지방청장, 서울에 주택 없고 ‘강남도 몰라요’
 

한승희 국세청장과 이은항 국세청 차장을 비롯한 국세청을 움직이는 6개 지방국세청장 등 국세청 고위직 8인의 재산사항이 최근 공개됐다. 이들 8인 중 6명은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서울의 특구로 불리는 ‘강남 3구’에서 살고 있으며,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용산에도 집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강남에 자리를 잡은 것과 달리, 두 명의 지방청장은 강남이 아닌 곳에서 살고 있었다. 이들 두 명의 청장은 누구일까. 오히려 그것이 더 궁금했다.

12일 세정일보가 최근 관보에 게재된 국세청 고위직의 재산변동 현황을 살펴본 결과, 8명 중 6명(75%)이 강남에 집을 보유하거나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나 국세청 고위직들도 강남지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세청 고위직중 재산공개 대상은 한승희 국세청장과 이은항 국세청 차장, 김현준 서울국세청장, 김용준 중부국세청장, 양병수 대전국세청장, 김형환 광주국세청장, 박만성 대구국세청장, 김대지 부산국세청장 등 8명이다.

지난 3월과 10월 관보를 통해 공개된 이들 국세청 고위간부들의 소유건물을 분석해보면 평균 건물 보유가액은 14억3150만원으로 나타났으며, 이은항 차장이 25억4833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김대지 부산국세청장이 5억2838만원으로 꼴찌에 랭크됐다. 이들의 재산가액은 대부분 공시가로 게재된 것이어서 실제 평가액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수치다.

특히 관보는 예상대로 대부분이 핫한 강남과 용산지역에 건물을 소유하거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양병수 대전국세청장과 박만성 대구국세청장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 한승희 국세청장 '대치동 우성', 김현준 서울국세청장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거주

먼저 한승희 국세청장이 송파구 문정2동 훼미리아파트(84㎡)를 갖고 있으며 공시지가는 5억9200만원이다.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13억원 가량으로 두배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택은 현재 임대를 주고 강남구 대치동 우성1차아파트(95㎡)에서 6억원에 전세를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승희 청장의 배우자는 구로구 신도림동과 영등포구에 각각 상가를 2억6000만원가량 보유 중이다.

이은항 국세청 차장은 9억8400만원의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144㎡)와, 1억8433만원의 세종시의 행정중심복합도시 4-1생활권 M1블럭(112㎡)에 아파트분양권을 보유 중이다. 또한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곳은 10억짜리의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건물(218㎡)이다.

배우자 역시 3억8000만원의 강남구 역삼동의 쌍용플래티넘벨류 건물(86㎡)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나 국세청 고위직 8인 중 가장 ‘건물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현준 서울국세청장은 서울의 최고 노른자위로 불리는 10억2400만원으로 표시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82㎡)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아름동에 있는 범지기마을 5단지(24㎡)에 전셋집을 얻어둔 상태기도 하다. 국세청 조사국장 등 본청 근무 시절에 임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청장의 배우자는 경기도 성남 분당동에 있는 장안타운건영아파트를, 장남은 관악구 봉천동 코스모블루에서 오피스텔 전세살이 중이다.

김용준 중부국세청장은 최근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서울 용산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한 채씩 보유 중이다. 용산구 이촌1동 한강맨션(87㎡)은 9억8400만원이며, 한강로1가 용산파크자이 오피스텔 건물(66㎡)은 1억6384만원이다. 두 채는 모두 전세를 놓고, 현재 6억8000만원의 서초구 방배동 방배래미안타워(102㎡)에서 전세로 거주 중이다. 또한 세종시에는 2억4400만원의 종촌동 현대엠코타운 건물(84㎡)도 보유 중이다.

김형환 광주국세청장의 자택은 5억9600만원의 용산 보광동 다가구주택이나, 6억5000만원에 강남구 개포동 강남아파트(91㎡)에서 전셋살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는 의정부 장암동에 상가를, 어머니는 전남 해남의 단독주택에서 생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지 부산국세청장의 경우에는 본인과 배우자 소유의 자택이 없는 무주택자로 나타났다. 강남구 자작동의 LH강남힐스테이트아파트(84㎡)에 1억2665만원의 전세보증금을 내고 월세 생활 중이며, 배우자는 서대문 북아현동의 이편한세상신촌아파트(59㎡)를 1억7000만원에 전세보증금 및 월세지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청장의 어머니는 부산 연제구의 연산더샵아파트(112㎡) 분양권을 보유 중이다.

◆ 양병수·박만성 대전·대구청장은 세종시에 각각 본인 명의 아파트 소유

이처럼 국세청장, 차장, 4명의 지방국세청장이 강남을 선호하고 있었지만 양병수 대전국세청장과 박만성 대구국세청장은 강남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양병수 대전국세청장의 본인명의 아파트는 2억3252만원의 세종시 아름동 범지기마을 10단지(72㎡)다. 배우자가 6억5000만원에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 2단지(84㎡)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또한 양 청장의 어머니는 대구 수성동의 삼우수성타운아파트(84㎡)를 보유 중이다.

아울러 박만성 대구국세청장은 양 청장과 마찬가지로 세종시에 본인 명의 아파트 한 채를 소유 중이었다. 2억2900만원의 세종시 아름동 대우푸르지오 건물(84㎡)을 보유 중이고, 경기도 안양의 호계동 무궁화금호아파트(72㎡)에서 3억8000만원에 전셋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박 청장의 어머니 명의로는 서울 은평구 갈현동과 경북 경산시에 각각 다세대주택과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지만 본인은 물론 국세청 고위직도 여전히 강남 3구 아파트에 대한 선호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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