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3시 30분부터 7시까지…도시락 먹으며 격의 없는 대화
 

▲ 한승희 국세청장은 지난 9일 종로세무서에서‘현장소통 토론회’를 가졌다. [사진: 국세청]
▲ 한승희 국세청장이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국세청]
▲ 열띤 토론회는 도시락을 먹어가며 쉴틈없이 이어져 저녁 7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사진: 국세청]
▲ 토론회에는 전국 일선직원과 본청 해당분야 국‧과장 등 20여명이 모여 각자의 의견을 나누며 소통의 현장을 만들었다. [사진: 국세청]

한승희 국세청장은 지난 9일 오후 1번지 세무서로 불리는 종로세무서를 찾아 직원들과 ‘현장소통 토론회’을 열었다.

국세청의 현장소통 토론회란 전국 세무서 직원들과 함께 세정현장의 문제를 고민하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 청장이 제안한 제도로 한 청장이 좋아하는 ‘격의 없는 토론’, 그리고 취임 시부터 줄곧 강조해온 ‘현장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표방하고 있다.

이날 직원들과의 격의 없는 토론은 한 청장이 11월 예산국회 일정으로 토론회 전날에도 새벽에서야 퇴근하는 등 말 그대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대단한 결심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한 청장의 이런 숨가쁜 일정 때문에 주변 참모들은 토론회를 잠시 미룰 것도 건의했으나 한 청장의 의지를 바꾸지는 못했다는 후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직원들이 행복해야 일도 잘하고 납세서비스도 좋지 않겠냐’는 게 한 청장의 지론”이라면서 “지금이 토론하기에 적기라 생각한 듯하다. 토론소재 또한 단순한 시설환경 개선, 복지 확충뿐만 아니라 업무효율화, 직원 간 소통, 자긍심 제고 등 폭넓게 선정하여 조직구성원의 행복을 높일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든 허심탄회하게 논의해보자는 게 한 청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날 토론회는 전국에서 모인 일선직원과 본청 해당분야 국‧과장 등 20여명 간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일선직원들은 그동안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과 함께 개선의견 등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개진했고, 본청 간부들도 일선직원의 의견을 경청하며 개선책을 모색함으로써 구체적 결론을 도출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징세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수영세무서 김문정 조사관은 수영세무서는 과거 내방 민원인의 세금을 수납하기 위해 여러 직원들이 순환 근무하였는데 신용카드 납부 단말기를 4대를 설치 운영해보니 세금수납 속도가 빨라져 직원들이 더 이상 순환근무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효율적이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국 세무서에 신용카드 납부 단말기 확대 보급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토론과정을 거쳐 납세자 편의성과 직원 업무효율성을 함께 높일 수 있도록 신용카드 납부 단말기 보급 확대, 간편결제 확대 등 세금납부의 편의성을 개선해 나가기로 방향을 잡았다.

세무서에서 납세자의 내방과 문의가 가장 많은 부서로 알려진 김정미 강동세무서 개인납세과장은 납세자 궁금증을 사전에 해소하여 전화 문의를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각종 신청, 신고 시 교부하는 접수증에 향후 일정 등 민원인이 궁금해 할 수 있는 정보를 기입한다면 전화민원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가령 5월 종합소득세를 환급으로 신고한 경우 6월말 환급액을 지급하기 전까지 환급일을 묻는 전화가 빈번하므로 신고 접수증에 환급일과 환급절차를 기재하는 식이다. 김정미 사무관의 의견에 참석자들은 민원인과 직원 모두 만족할 수 있다는데 공감하며, 수용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어 경산세무서 장은수 업무지원팀장은 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20년이상 장기근속 직원들이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안했고, 토론과정을 거쳐 현재 퇴직 임박자들만을 대상으로 운영했던 미래설계 교육과정을 확대하여 2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동안양세무서 김국현 업무지원팀장은 세무서 팀장들의 리더십‧소통 역량 강화를 주제로 발언했다. 그는 “세무서 팀장은 업무역량뿐 아니라 팀원들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소통 역량이 중요한데 그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 소통 코칭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팀장의 의견 역시 본청 차원에서 중간관리자의 리더십‧소통 역량강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이날 오후 3시에 종로세무서에 도착하여 각 과의 직원들을 격려한 후 3시 30부터 시작한 토론회는 열띤 토론 속에 도시락을 먹어가며 쉴틈없이 이어져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이 지난 7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눈 한 청장은 “오늘 여러분이 보여준 문제의식과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국민들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여러분을 보고 국세청을 판단하는 것이지, 본청‧지방청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행복이 중요한 것”이라면서 “여러분의 제안으로 업무환경이 개선되면 그것이 곧 우리 2만여 직원이 행복해지고 조직이 발전하게 되는 것이므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현장에서 불합리하거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여 우리 청이 행복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개선해 달라“는 당부했다.

한편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 8월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민생지원 소통추진단’을 신설했다”며, “앞으로 이를 통해 국민들의 애로사항도 적극 발굴하여 변화와 혁신을 생활 속에서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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