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을 잃어 본 사람은 안다.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일인가를. 그러나 걷기 시작하면서 걸음의 소중함을 망각한 사람은 걷는다는 것에 대한 위대함을 놓치고 만다. 근심을 해 본 사람이 근심 없음이 얼마나 편한가를 알고, 아파본 사람이 아프지 않음에 대한 평안을 알 듯 걸음을 잃어봐야 걸음의 행복을 알게 될 것이다.’ -수필 <나는 걷는다> 중.

▲ 이철수 작가

국세공무원이자 제주출신의 수필가인 이철수 작가가 수필집 <나는 걷는다>를 펴냈다.

이 책은 5부로 나눠졌다. 1부 <로또의 꿈>, 2부 <아내의 눈물>, 3부 <노을 언덕>, 4부 <이모님의 국수>, 5부 <꽃이 피는구나>를 대표작으로 올렸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농사를 짓겠다는 아들이 옥수수를 심고, 결국 싹을 틔우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 또한 아들처럼 서투른 농부다. 이제는 더욱 열심히 씨앗을 심고 글 밭을 일궈야겠다. 부지런히 성찰의 기회를 얻고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공감을 줄 수 있는 찰지고 맛있는 옥수수를 수확할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고 말문을 연다.

책 해설을 쓴 허상문 문학평론가(영남대 교수)는 “이철수 수필이 끊임없이 인간다운 삶의 길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이는 작가가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인간과 세상의 고통과 슬픔을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철수 수필에서 형상화된 ‘인간다움’의 모습은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아무리 힘겨운 상황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일종의 엄숙함에서 나온다. 이 엄숙함이란 삶에 대한 깊은 충동과 열정의 정신을 말한다”며 “작가는 어쩔 수 없는 부조리한 힘이 우리의 삶에 개입해 인간다움을 잃게 하더라도 인간다운 삶의 윤리를 지키며 당당하게 살아갈 것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철수의 작품 세계가 때로 무겁고 비극적인 이유가 여기 있다. 그의 인물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으며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로 우리에게 위로와 힘이 돼 준다”고 전했다.

이 책은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창작지원금을 받아 제작했다.

한편 계간 에세이문예로 등단한 이철수 작가는 제2회 한국에세이작품상, 제6회 한국에세이작가상, 국세문예전 수필부문 금상, 시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현재 애월문학회, 제주문인협회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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