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처럼 치솟아 오르는 분노와 억울함과 서글픔에

울고 싶어도 눈물 한 방울 안 나오는 나를 대신해

울어주는 장대비

 

체력 유지 위해 토한 밥을 개처럼 다시 먹으며

자취생활 하던 중학생 시절

청운의 꿈을 펼치고자 저승사자마저 돌려보냈으며

직장에 적성을 꿰맞추며 허위허위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는 떠밀려 표류하는 난파선 같은 신세

 

인생 결실 맺을 시월은 아직도 멀었는데

결산하며 안식할 겨울은 더더욱 멀리 있는데

방향 감각 잃은 개미처럼

인생 대로변에서 밀려나 당혹스럽게 서 있다

 

가야지 가고 또 가야지

이 세상에 처음으로 찾아온 비가

어울리고 어울리며 새로운 길 만들어 바다에 다다르듯

나 또한 낯선 땅 낯선 얼굴들과 조화를 이루며

낮고 낮은 데로 방향을 정한 채 세월 길을 가야지

영혼의 고향에 다다를 때까지 가고 또 가야지


[강흥수 시인 프로필]

△ 충남 안면도 출생
△ 2001년 첫 시집「마지막 불러보는 그대」상재
△ 2002년「한국시」및「공무원문학」신인상
△ 「아비」외 5권의 시집 상재
△ 공무원문학상 및 한국시 대상 수상
△ 한국공무원문인협회 부회장 역임
△ 한국시시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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