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무석
이화여대 교수

기해년의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기해년을 상징하는 띠 동물인 돼지에 대하여는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돼지에 대하여 부정적인 평가가 없는 것은 돼지는 그저 둥글둥글 세상의 누구와도 그리고 무엇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돼지는 큰 동그라미 하나에 작은 원 하나 그리고 꼬리곡선 하나로 간단히 형상화(形象畵)를 완성할 수 있게 하는 참 편한 동물입니다. 이처럼 돼지는 매사 원만한 동물의 상징입니다. 원만하다는 것은 모나지 않다는 함의이어서 원융무애(圓融无涯) 넉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모처럼 원만한 동물 돼지를 만난 참에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모두 원융무애 넉자와 함께 금년 한해를 지날 수 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을 가져 봅니다. 세금을 재단하고 세금을 관리하는 세정가족 여러분께서도 그동안 불편하였던 세제와 세정이 ‘무애’하고 ‘원융’한 모습으로 나타나면 편한 세상이 될 수 있을 터인데요.

솟아오르는 찬란한 기해년의 첫 해맞이를 하면서 느낀 첫 번째 단상입니다.

다음으로 국가·기업 그리고 개인들이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 모여 사는 세상을 동양에서는 대동사회(大同社會)라고 하고 서양에서는 이를 공화(共和)라고 이름 붙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동은 돼지의 큰 동그라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서도가들은 하나의 원을 턱진 데 없이 무애한 모습으로 그려 보는 것을 한평생 구도의 업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무애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큰 원을 가장 이상적인 완전체의 모습으로 이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돼지해 기해년 세제와 세정에서는 어떤 큰 동그라미의 모습이 그려질지 자못 기대가 큽니다. 세정가족들인 국가·기업 그리고 개인 모두는 이러한 기대에 더하여 세제와 세정의 큰 동그라미를 형상화하는데 기여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참고로 세제에서 대동의 이름은 조선시대의 전세(田稅)에서 대동법으로 명명된 시기가 있어 그리 낯설지 않는 이름입니다.

기해년의 남중하는 첫 태양의 따스함을 접하면서 느낀 두 번째 단상입니다.

돌이켜보면 금년 2019년은 새로운 천년에 진입한지 20년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해이기도 합니다. 대동사회의 가징 큰 구성체 동심원인 글로벌 단위에서는 이미 기존 제도를 재점검하여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세제 및 세정의 정립을 위한 국제기준을 수렴하고 있으며 우리도 그 영향권 내에 들어 있음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새 질서형성을 위한 세제와 세정의 구조변혁(frame change)의 저변에는 모나지 않은 둥근 사회의 건설이라는 천하의 대의가 전제되었으면 하며 이의 변화의 완급이 이러한 대의에 어긋나지 않는 정도에서 절제되었으면 합니다.

대동은 결국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구성체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덕목이기도 하기 때문인데 이에 더하여 같이 잘 살아보자는 소망을 살포시 얹어 금년 돼지해에 경제적 편안함이 더해지기를 소망합니다.

금년의 경제 예측을 보면 돼지해에 걸맞지 않게 경제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경제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나라가 인구 5천만명이상, 국민소득3만달러이상 그리고 무역규모 1조달러이상의 국가만 가입하는 1조클럽 회원국이라는 자긍심은 어떠한 경우에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상은 기해년의 첫 태양을 보내면서 느낀 마지막 단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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