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승희 국세청장은 신년사를 통하여 2019년은 국세청이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한층 더 도약하고 전진할 수 있는지, 아니면 부족한 모습으로 퇴행하게 되는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며 강조하였습니다.

특히 국민이 생활 속에서 실감하고 일선 현장, 실제 업무과정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소통의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하여 내부 시각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일반 국민으로 구성된 ‘세정혁신 국민자문단’을 신설하여 최종 정책 수요자인 국민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변화에 앞서 대응하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개척하는 제구포신(除舊布新)의 자세와 동주공제(同舟共濟)의 마음가짐으로 국세 가족 모두 서로 깊이 사랑하고 화합하는 가운데, 우리의 소임을 완수해 낼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이렇게 중간까지는 알기 쉽게 나가다가 마무리에서 사용한 낯선 사자성어인 제구포신(除舊布新)과 동주공제(同舟共濟)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제구포신(除舊布新)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겨울 하늘에 혜성이 나타나자 노나라의 대부 신수가 이를 제구포신의 징조로 해석했다는 내용으로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는 뜻입니다. 대표적으로 2012년 12월 전국 대학교수가 2013년 새해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선택되었고 지금까지 전국 주요 기관장이 신년사 등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할 때 인용하고 있습니다.

동주공제(同舟共濟)는 손자(孫子)의 구지편'(九地篇)에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서로 미워했다. 그런 그들도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널 때 풍랑을 만나면(當其同舟而濟遇風), 서로 돕기가 마치 좌우의 손과 같았다(其相救也若左右手)”. 이 고사에서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넌다’는 의미를 가진 ‘동주공제(同舟共濟)’가 나왔습니다.

같은 인용 문구에서 나온 오월동주(吳越同舟)도 많이 사용하는데 사이가 안 좋은 관계를 강조할 때 쓰이고 두 사자성어는 위기에는 앙숙도 서로 돕는다는 같은 의미로 공동의 목적이 있을 때는 유기적 협력과 공조가 필요하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동주공제는 2015년 12월에 중소기업중앙회가 2016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꼽혔고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동주공제의 마음으로 협력한다면 한국과 중국은 반드시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인용하였고 2018년 11월에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이 '합참' 가을호에 '동주공제 정신으로 같이 갑시다'라는 제목으로 기고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제구포신이 자신의 태도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동주공제는 상대편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의미로 쓰이는 것입니다.

이처럼 한승희 국세청장 신년사의 좋은 사자성어대로 국세청은 전 직원이 새로운 마음으로 다 같이 노력하고 국민과 막힘없이 소통하는 멋진 국세청이 되길 기대합니다.

[박영범 세무사 프로필]

△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 국세청 32년 근무
△ 국세청 조사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4국 근무
△ 네이버카페 '한국절세연구소'운영
△ 국립세무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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