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외교의 징검다리 역할…10년 걸려 미얀마에 ‘학교 6개동’ 건립
준공식 날 애국가4절 연주, 학교이름도 ‘대한민국 석성고’명명에 감동

“하나님 소명에 감사, 장학제도 패러다임 바꿔 착한 학생 선발 추진”
 

▲ 조용근 석성장학회장은 미얀마 양곤시 딴린 제3고등학교 건립준공식에 참석했다가 국빈대우를 받았다며 지극정성의 봉사는 하나님도 감동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작은 ‘나눔과 섬김’의 봉사가 큰 울림으로 되돌아 올 줄이야 미처 몰랐습니다. 미얀마 양곤시 딴린의 제3고등학교 준공식에서 애국가가 4절까지 울려 퍼졌어요. 애국가 4절 연주는 국내서도 보기 힘들죠. 가슴 뭉클한 감동이었습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것을 참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작지만 10년동안 이어진 학교건립에 감동한 미얀마 정부가 우리 일행을 환대해 주었습니다. 밀알의 나눔과 섬김이 결국 국위를 선양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조용근 (재)석성장학회 회장을 14일 만나 최근 이국 만리 미얀마까지 ‘봉사외교’를 펼쳐 화제가 된 얘기와 새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나눔과 섬김’에 대한 봉사사업 계획 등을 들어봤다.

- 미얀마 양곤의 고등학교 건립은 현지주민과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줘 ‘봉사외교’의 길을 터는 첫 케이스로 잔잔한 감동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11년 전(2008년), 미얀마 남부지방을 휩쓸고 간 쓰나미는 주민 8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수십만명의 이재민에다 집과 건물, 논밭 등을 폐허로 만들었죠. 학교건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학교를 잃은 학생들은 마치 우리나라 6.25동란 때 겪었던 처참함과 비슷한 노천 뙤약볕아래서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이때가 제가 한국세무사회장을 지낼 때였습니다. 안타까운 구원의 손길은 세무사회에도 전해졌습니다. 이왕 지원할 바엔 생색이 단박에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것을 선택하게 됐는데, 세무사회 상임이사회에서 논의한 결과 오래 기억되고 생색나는 것으로, 학교를 지어주자는데 뜻을 모았던 것입니다.”

- 미얀마와의 인연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나니 궁금한 점이 풀립니다. 지난해 12월 28일 준공 때는 ‘나눔과 섬김’의 기쁨이 남달랐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감동을 받았는지 말씀해주시죠. 

“미얀마 양곤 딴린 제3고등학교는 학생수가 1500여명에 이릅니다. 큰 학교죠. 앞서 말씀드렸지만 쓰나미로 인해 학교는 폐허가 됐습니다. 제가 2008년 세무사회장 당시 현장에 가보니 노천수업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처참함 그 자체였습니다. 당시 현장을 둘러본 우리일행은 당시 학교 측과 협의해 학교건물을 지속적으로 책임지고 건립해 줄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세무사회장 때는 3개동 만을 지어주고 회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학교 측과의 약속이 위기에 처하게 됐습니다.”

조 회장은 인터뷰 도중 말을 끊고 잠시 하늘을 응시하다 자세를 가다듬는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눈시울을 붉히며 “나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콜링(Calling-소명)에 감사하며 남은 인생 ‘나눔의 전도사’로 살아 갈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나눔의 전도사로 봉사사업을 지금까지 30년을 이어 왔지만, 이번 미얀마 양곤에서 하나님의 소명에 기적이 일어나고 있음을 실감했다"며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 미얀마 고등학교 준공식 날 감동의 여운이 깊이 되새김 되는 것 같아요.

“학교 간판을 ‘대한민국 석성고등학교’로 이름 짓게 되었습니다. 양곤교육청이 주관한 준공식 행사에서 대한민국 애국가를 4절이나 제창했습니다. 우리나라 국경일에도 애국가 2절 제창으로 끝나지 4절은 거의 없잖아요. 이곳 교육청과 시민들이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작은 봉사단체(석성장학회)가 어렵사리 자금을 출연해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표시가 가슴 뭉클하도록 감동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리고 미얀마 정부에서 우리 일행(조용근 석성장학회장, 이상화 미얀마 대사, 최윤희 전 합참의장)의 초청과 격려가 여정의 피로를 씻어주었습니다.

“미얀마 정부에서는 ”쓰나미 피해로 인해 나라가 어려울 때 도움을 주신 것과 나눔의 봉사가 10년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진 극진한 봉사는 양곤 시민과 학생들에게 희망의 사다리가 되었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외연을 폭넓게 보면 한국과 미얀마를 잇는 ‘봉사외교’로 봐도 될 것입니다.”
 

▲ 조용근 회장은 미얀마 고교준공식에서 애국가가 4절이나 연주됐다며 영상을 들려주기도 했다.

조 회장은 학교건립에 10년이란 장기간이 소요된 것에 대해 말을 잇는다.

지원 첫해(2008년 12월)는 한국세무사회에서 3000여만원을 들여 학교 1개동(교실2개)을 지었다. 그 후 조 회장은 세무사회장 재임시 2010년 1월에 1동, 2011년 1월에 1개동 등 모두 3개동(교실 6개)을 지어 주었다. 그러다 조 회장은 세무사회장에서 물러나면서 학교건립 지원사업을 석성장학재단에서 이어 받았다.

조 회장은 학교 교실을 건립하다보니 이것 저것 지원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학교 건물 모두 6개동 (12개 교실)을 완공한 뒤 학교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컴퓨터 교실과 급수시설 동을 추가로 건립했다. 그러고도 학교 주변에 담장이 없어 학생들의 안전 문제 및 미관상에도 좋지 않아 담장 설치공사까지 마무리해 주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예상한 투자액이 늘어 난데다 열악한 장학재단에서의 자금출연이 어려웠다. 다수의 독지가 지원을 받아 학교를 짓다보니 학교건립 완공에 10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이 미얀마 학교건립을 위해 노심초사한 흔적이 파노라마처럼 투영된다.        

- 30년 나눔과 섬김의 봉사에 대한 보람은?

“저는 국세공무원 9급에서 시작해 대전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40년 기까운 공직생활에서 물러났습니다. 부모님에게 물러 받은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석성장학재단을 설립해 20년 동안 청소년 가장과 다문화 가정, 탈북자 가정 자녀 등 2200여명에게 22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했습니다. 또 2011년에는 사단법인 석성1만사랑회를 설립 운영하면서 청량리 다일문화공동체 밥퍼 명예본부장, 천안함재단 이사장을 맡아 ‘나눔과 섬김의 봉사’를 천직인 듯 열심히 일했습니다.”  

조회장은 그 결과 2017년 한국언론인연합회가 주는 ‘대한민국 나눔봉사 종합대상’을, 2018년 11월 다일공동체가 주는 ‘다일봉사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 조 회장께서는 나눔과 섬김에 대한 봉사활동 못지않게 ‘힐링특강’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가는 곳 마다 강연 앵코르를 받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특강은?

중앙공무원교육원을 비롯 해양경찰청, 서울경찰청 등 지금까지 1000여곳 이상 강의를 했습니다. 제 강의는 별게 없습니다. 현장중심의 체험담을 꾸밈없이 담아내는 것입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청소년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공무원들에게는 9급에서 국세청 고공단에 오르기까지의 체험담과 공복으로서의 사명감 등을 꾸밈없이 진솔하게 들려줌으로써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기억에 오래 남는 특강으로는 2012년 3월 한국세무사회장 재임시 뉴욕 한인상공회의소에서 있었던 재미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인생 후반전 어떻게 살 것인가’주제의 특강을 꼽았다.

조 회장은 이날 특강에서 ‘나눔과 섬김’이 자신에 대한 삶의 행복과 조국을 사랑하는 보국의 길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참석한 한인상공인 500여명은 조 회장의 강연에 열광하면서 박수 갈채와 함께 강의가 끝났는데도 돌아가지 않고 조 회장의 손을 꼭 잡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던 재미 교포들의 모습들은 결코 잊혀 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최근 석성장학금 지급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의 가난한 집안 자녀들은 가난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그로다보니 자연히 장학생선발을 거부하거나 꺼려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장학금을 현금대신 도서상품권으로 바꾸고 선발방식도 바꾸어 가난하거나 성적우수학생들 보다는 선행을 하는 학생 위주로 올해부터 본격 선발할 계획입니다. 이미 시도교육청에 선발취지와 함께 선발 의뢰공문을 보냈습니다. 시도교육청에서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재단법인 석성장학회에서 만들었다는 굿 스튜던트(Good Student)배지를 기자에게도 달아 주었다. 조 회장은 ‘나눔과 섬김’의 봉사정신을 착한 학생 양성을 통해 폭넓게 확산시켜 배금사상을 지양하는 교육에 보탬이 되도록 할 것이며, 극단의 이기주의에서 남을 배려하는 이타주의로 바꾸어 가는데 도움이 되도록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조용근 석성장학회장이 장학금제도의 패러다임을 착한 학생선발로 전환했다며, 평소에도 늘 착용하고 다니는 '굿 스튜던트 배지'를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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