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인터뷰서 밝혀…"정부·여당, 국민 앞에 훨씬 겸허해져야"

이낙연 국무총리는 21일 정부 개각 시기와 관련해 "가봐야 알겠지만, 설 전에는 어려운 쪽에 무게를 싣는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저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개각이 설 전에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새로 모시는 분에 대한 검증 작업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청와대에서 (부처별로) 4∼5명, 그 이상의 후보를 놓고 검증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검증 작업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설 연휴를 지나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각 규모에 대해선 "미리 정해놓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10개는 안 넘을 것이고 4∼5개는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리는 청와대 특별감찰반 사건과 김태우 전 특감반원 및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잇따른 폭로, 청와대 인사자료 분실 등에 대해 "그런 일들 자체가 저희가 더 긴장해야 한다는 경종"이라며 "권력형 비리까진 아닌데 뭔가 허술함이 드러난 것 같은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한 청와대의 대처나 인식이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무슨 말인지 이해한다"며 "길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 (특정) 대목만 보도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말을 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 총리는 "정부 여당은 국민 앞에 훨씬 겸허해져야 한다"며 "최근 여러 일을 보며 저부터 낮아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3·1운동 100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 개최 추진 상황과 관련해 "지금 기초적 협의를 하고 있다"며 "남북 간에 추가 논의를 하는 기회가 금방 올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1절에 맞춰 서울을 답방할 가능성에 대해선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재임 기간 중 가장 아쉬운 일로 '일자리 문제'와 '분배의 악화'를 꼽으며 "저로선 굉장히 뼈아픈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당한 국민이 고통을 겪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부가 고통 앞에 겸허하게, 같이 공감하면서 고통을 덜어드리도록 더 세심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해 들어 정부 경제정책이 대기업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저희가 중심을 잡고 하겠다"고 했다.

이 총리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에 대해 "맨 처음엔 얼떨떨했고 몇 달간 그러니 더 조심스러워진다. 너무 많이 의식하지 않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 짐이 되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대선 출마 의향에 대해선 "총리도 굉장히 벅찬데 더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자리를 하겠다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며 "지금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두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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