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이했다. 집권 중반기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경제지표는 좋지 않은 상황에다 국정 지지율마저 하락세로, 개각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꾀한다는 측면에서 이달 중하순경 개각 단행이 유력하게 점쳐져 왔다. 11일 청와대가 2월말 개각설을 부인했지만 ‘장담은 못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늦어도 3월안에는 개각을 단행해 능력위주의 인물들을 전진 배치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홍남기 부총리 역시 지난달 28일 올해 첫 국세청 세무관서장회의에 참석해 국민들이 혁신과 변화를 기다리고 있는 만큼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세정가는 현 정부들어 처음 임명된 국세청장 역시 명단에 포함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세정일보가 군(軍)출신의 국세청장을 제외하고 문민정부 이후인 8·9대 추경석 국세청장부터 현 22대 한승희 국세청장까지 총 14명의 역대 국세청장의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국세청장의 교체시기가 3월경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청장들 취임일을 살펴보면, 3월이 4명(이건춘·이용섭·이주성·김덕중 청장)으로 가장 많았고, 7월 2명(전군표·백용호 청장), 8월 2명(이현동·임환수 청장), 12월 2명(추경석·임채주 청장), 5월 1명(안정남 청장), 6월 1명(한승희 청장), 9월 1명(손영래 청장), 11월 1명(한상률 청장) 등으로 집계됐다.

단순 확률로만 따지면 이달 개각에 국세청장이 포함될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3월 임명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한승희 청장의 교체가 점쳐지는 대목이다. 물론 이는 그동안 역대 청장들의 취임일 기준으로 상정해본 확률로만 살핀 것이다. 당장 이번 개각 대상에 국세청장이 포함돼 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또한 국세청장은 차관급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4대 권력기관장으로 불리는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의 자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는 교체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세간에서는 국세청장의 교체가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아 제대로된 개혁과 국정운영의 동력을 다잡아야 한다는 점에서다. 또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훼손된 여러 가지 조세정의 차원의 문제들이 제대로 바로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일부의 전망대로 국세청장이 교체된다면 후임 청장은 어떤 인물이 가장 확률이 높을까. 단연 국세청 차장이 국세청장에 오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장으로 임명되기 직전 직위를 살펴보면 국세청 차장이 7명으로 50%를 기록해 가장 높은 확률을 기록했으며, 서울지방국세청장이 4명으로 29%를, 중부지방국세청장이 1명으로 7%의 확률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인 출신 청장은 2명으로 14%의 비율을 차지했다.

내부인 출신 국세청장의 특징을 살펴보면, 8·9대 청장인 추경석 청장을 제외하고 전원 ‘행정고시’ 출신자들이었으며, 공통적으로는 세무서장, 조사국장, 지방청장, 국세청 차장 등 주요보직을 거친 자들 중에서 임명될 확률이 높았다.

특히 국세청 권력의 핵심인 세무조사권을 휘두르는 조사국장 자리를 거친 청장은 국세청 내부출신 청장 12명 중 10명(84%)으로 ▲8·9대 추경석(본청 조사국장) ▲10대 임채주(본청·서울청 조사국장) ▲13대 손영래(본청·서울청 조사국장) ▲15대 이주성(서울청·중부청 조사국장) ▲16대 전군표(본청·서울청·중부청 조사국장) ▲17대 한상률(본청·서울청·중부청 조사국장) ▲19대 이현동(본청·서울청·대구청 조사국장) ▲20대 김덕중(서울청 조사국장) ▲21대 임환수(본청·서울청·중부청 조사국장) ▲22대 한승희(본청·서울청·대구청 조사국장) 청장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청 내부인이 후임 청장에 오른다면 확률적으로 현재 국세청 2인자인 이은항 차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말 차관급 인사에서 호남 출신 인사를 대거 중용한 것에 비추어볼 때 확률은 더 높아진다.

그러나 역대 정부의 인사예에 비추어 4대 권력기관장 자리는 지역적으로 분점해 왔다는 점에서 이 차장의 임명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많다. 문재인 정부 4대 권력기관장의 프로필을 보면 서훈 국정원장(54년·서울), 문무일 검찰총장(56년·광주·사시28), 한승희 국세청장(61년·경기 화성·행시33), 민갑룡 경찰청장(65년·전남 영암·경찰대4기) 등 4명 중 2명(50%)이 호남 출신이다. 또다시 호남출신을 권력기관장에 올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한 내부인중에서 청장에 오른 인물들은 이건춘·안정남 청장 외에 전원 조사국장 자리를 거쳤으며, 2001년부터 현재까지 18년 동안 전원 조사국장 타이틀을 가진 내부인이 청장으로 임명돼 온 만큼, 이은항 차장이 조사국장 경력이 없는 것(조사국 업무 경험은 있음)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세청내에서 청장 후보급 자리에 위치해 있는 1급(고공단가급)들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이은항 차장(행시35)이 전남 광양 출신으로 유일한 호남 출신 인사다. 김현준 서울청장(행시35)은 경기 화성 출신이며, 유재철 중부청장(행시36)은 경남 산청, 김대지 부산청장(행시36)은 부산 출신이다.

이런 점에서 다가오는 개각에서 국세청장의 교체가 현실화 할 경우 외부인 청장이 임명될 확률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전망이다.

국세청은 역대 정권마다 국세청장이 각종 의혹에 휩쓸리며 ‘흑역사’를 써왔고, 최근에는 이명박 정부의 국세청장이었던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국정원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해외비자금을 추적하는 프로젝트에 가담해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뇌물 등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1심 무죄)이기 때문이다. 당시 차장이었던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 역시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같은 현실을 감안하면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국세청장에 외부인 출신으로 이용섭 당시 관세청장이 임명됐고, 이명박 정부에서도 공정거래위원장(장관급)을 지낸 백용호 씨가 국세청장(차관급)으로 임명됐듯이 외부인 청장이 임명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외부인에서 임명된다면 어떤 인물이 다크호스일까. 김병규 세제실장(경남 진주), 안택순 조세심판원장(전남, 함평), 김유찬 조세재정연구원장(대구), 박 훈 서울시립대 교수(전남, 해남)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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