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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치는 실험무대가 아니다

정영철 大記者l승인2019.02.07 09: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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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변의 불씨' 통치자의 아둔함과 아집에서 파생되는 것
'이러려고 反正했나' 인조반정의 공신 유백증 충언 되새겨야

‘소득주도성장 정책’ 창의-독창성 저해요소 다분히 내포

정변의 불씨는 통치자의 아둔함과 아집에서 생겨난다. 잘못된 정책을 시행하다 실패하면 지도자의 실책으로 돌리면 그만이지만 피해는 5000만 국민이 입는다. 정치는 시그널 트레이서가 없기 때문이다. 아주 가까운 예가 ‘최순실 국정농단’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민심은 냉혹하고 사늘하게 돌아섰다. 촛불시위에서 탄핵정국에서 이구동성으로 터져 나온 말은 “이것이 나라냐”,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 “나라다운 나라”, “이게 나라다운 나라냐?” 등 입에서 입으로 회자(膾炙)되었다. 대한민국 자체의 비극이요 참담한 아픔들이었다.

대통령 측근에서는 국정농단을 모럴리가 없지만 충정어린 직언을 하는 참모가 한 사람도 없었다는데 문제가 있다. 아니, 대통령 자신이 독선과 아집에다 비선정책을 선호한 잘못이 환란을 자초한 결과로 귀결된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지도자의 역량에 좌우된다는 말이 틀리지 않음이 역사는 입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시위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은 지도자라고 평가해도 과담(過談)은 아닐 게다. 집권 3년차를 맞고 있다. 보수 메이저 언론사는 ‘정치 잘못 한다’고 바람 잘 날 없이 도끼날을 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도 집권 1년 반까지는 중도노선의 논조로 지켜보는 자세였다. 집권 2년차 경제성적표가 급격하게 나빠진데다 경제정책마저 실망감을 안겨주면서 비판 강도가 높아졌다.

“대통령을 잘 못 뽑았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나라를 걱정하는 우국지정의 경제전문가들은 “문재인 경제정책을 보면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한 이상주의적 발상에서 출발한 것 같다”는 평가다.

‘경제 민주화 전도사’로 알려진 김종인 전(前)민주당 대표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성립할 수 없는 개념이다. 부자들의 재산을 세금으로 거둬들여 저소득층에 분배해준다는 것인데, 의지와 힘만으로 경제를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생각은 위험한 발상이다. 나쁘게 생각하면 가진 자들의 재산을 수탈해 저소득층에 나누 준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누가 잘살려고 열심히 노력할 것이며, 기업인은 고용증대를 위해 투자를 늘리겠느냐?”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공약이라며 밀어붙이고 있는 최저임금제도 첫 단추를 잘못 꿰맸다. 적용범위 사업장 및 매출규모 정도 등을 감안하지 않고 전 사업장을 적용대상으로 시행하는 바람에 고용위축 소득감소 등의 역풍을 맞고 있다. 최저임금을 억지로 올리면 일부 근로자 소득은 오르겠지만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은 고용을 줄이고 채용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있는 종업원도 해직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실은 참담하게 변하고 있다.

최저임금제도로 인해 소비자물가가 20%이상 올랐다. 고용주는 임금인상폭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 자주 가는 식당 음식 값 인상폭은 30%이상이다. 5000원 하던 된장찌개는 7000원~8000원, 4000원하던 자장면도 6000원~7000원으로 뛰었다.

우리 회사 1층 한식당은 최저임금 실시 전에는 종업원 두 사람을 시간 파트제로 섰으나 지금은 모두 내보내고 60대 노부부가 겨우 식당을 꾸려 나가고 있다. 경제원리는 한쪽을 억지로 늘리면 다른 쪽은 주는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문제도 경제 주체인 경제단체와 사전 협의와 조율 없이 노동단체에 끌려가듯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법안을 통과 시켰다. 기업체는 개선책을 만들어 백방으로 뛰고 있으나, 개선의 기미가 없다. 이미 대기업은 준법근로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규정이 무서워 지난 7월부터 실행에 들어갔다. 기업주는 실망하다 못해 한숨이다. 경제원리는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지 않으면 소득이 늘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합의 없는 억지 소득성장은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신기술혁신기업 및 4차 산업 등 기업 R&D투자에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씀했다. 기업재투자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던 대통령께서 모처럼 고무적인 발언을 해 생각이 바뀌고 있구나 하는 감이 들었다. 하지만 “국민들이 경제가 어렵다. 일자리 참사다라며 외치고 있는 잘못된 경제정책을 바로잡을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기자의 질문 핵심은 전문가들이나 사업현장에서 이구동성으로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로 등 소득주도성장이 문제라고들 하는데, 어째서 그 문제를 바로잡을 생각을 않고 세금으로 충당되는 재정자금을 지원해서 단기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느냐는 질문인데 대통령은 경제를 경제로 이해하지 못하고 경제를 이념과 당위로 접근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즉, 소득양극화를 해소하려면 사용자 것을 빼앗아 저임금근로자에게 주면 된다는 논리인데, 이런 이분법적 양극화 해소방법은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이념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언급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역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살리기에 대한 정책에 대해 따금한 충고를 남겼다.

“신념이나 구호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신념대로 밀고 나갔다가 결과가 나쁘면 그 책임은 어떻게 질 것인가. 경제는 독단에 사로잡히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게 만고의 진리다” 덧붙여 “더욱 어려운 점은 독선과 아집정치를 바로잡을 인재가 주변에 없을 뿐만 아니라 자리를 내놓고 충언할 측근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아집과 독선정치, 비선 정치는 국민들이 용서치 않는다는 것은 촛불시위 교훈에서 배웠을 텐데-. 그 세월이 얼마나 됐다고 벌써 잊었단 말인가?

“이럴 거면 반정은 왜 했나?”인조반정(1623)의 일등공신이며 대사간을 지낸 유백증(1558~1646)의 충언이 새삼 뼈에 사무친다.

인조실록에 따르면 그는 인조반정의 공신이지만 인조의 실정(失政)을 바로잡기 위해 임금의 용상을 붙잡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이럴 거면 왜 반정을 했나?”고 따지는 상소문은 모골이 송연해 질 정도로 강직한 주장이었다.

그의 상소문은 임금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전하는 광해의 죄(廢母殺弟)를 성토(인조반정)하고 등극했습니다. 그러나 재임 중 이괄의 난, 정묘호란, 병자호란 등 환란을 세 번이나 겪으면서 백성들의 원망은 하늘을 찌릅니다. 오랑케 나라(청나라) 누르하치에 3번 절하고 9번 머리를 박는 삼궤구고두례(三跪九叩頭禮)를 올리고 아들 둘, 며느리(민회빈)를 불모로 바치는 치욕적인 외교는 광해보다 100배이상 잘못하고 있으며, 여기에다 신하들의 탐욕도 광해 치하의 신하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인심이 원망하고 능멸하는 일도 광해보다 깊습니다”라고 적었다. 실로 죽음을 각오하고 쓴 상소였다.

정치가 지나친 포플리즘 성향으로 서민에게만 치우친다면 기존 경제 질서는 망가진다. 앞으로 누가 열심히 노력하고 일하며 투자하려고 하겠는가? 죽음을 각오한 직언을 못할지라도 자리를 내 걸고서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나무에 올라서 고기를 잡을 수 없다는 연목구어(緣木求魚)와 기어코 나무에 올라가 고기를 잡으려는 사람은 망한다는 말을 일컬어 후필재앙(後必災殃)이라고 한다. 맹자에 나오는 성어다. 정치인이면 누구나 새겨야할 대목이다.

세상에서 실험이 안 되는 것, 실험해서도 안 되고 실험해볼 수도 없는 것이 두 가지다. 그것은 ‘정치실험과 군사실험’이다. 이 두 가지는 고대국가 이래 최고의 금기사항이다. 실패하면 국가의 재앙이 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윗돌 빼내어 아랫돌 고우는 식이면 창의적인 발상도 아니고 독창적인 발상도 아니다. 오히려 창의와 독창을 저해하는 독소를 내포하고 있다.

김경수 현 경남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최근 법정 구속됐다. 특히 대선과 연관이 깊은 김 지사의 건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지도력에도 치명타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일 의미심장한 강성발언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운동과 함께 경제난국을 타파할 범국민 구국운동’을 펼치겠다고 했다.

독립운동 100주년 ‘3.1절’을 맞아 대규모 태극기 집회가 예사롭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더 이상 아집과 독선은 버려야 한다. 위와 아래 잘 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이 슬기롭게 공존하는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다.


정영철 大記者  jyc61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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