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관계

가. 원고는 서울 강남구 (주소 생략)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중 1/2지분과 그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중 (호수 1 생략)호, (호수 2 생략)호, (호수 3 생략)호, (호수 4 생략)호 및 (호수 5 생략)호 중 107.2분의 37.1 지분, (호수 6 생략)호 중 306분의 118.32 지분(이하 이 사건 토지와 건물 중 원고의 소유 부분을 ‘이 사건 쟁점 부동산’이라 한다)을, 원고의 아버지 소외 1은 이 사건 토지 중 1/2지분과 이 사건 건물 중 지하 1층, (호수 7 생략)호, (호수 8 생략)호, (호수 9 생략)호, (호수 10 생략)호 및 (호수 5 생략)호 중 107.2분의 70.1 지분, (호수 6 생략)호 중 306분의 187.68 지분(이하 이 사건 토지와 건물 중 소외 1의 소유 부분을 ‘소외 1 부동산’이라 한다)을 각 소유하고 있었다.

나. 원고는 2014. 9. 16. 소외 2, 소외 3(이하 ‘양수인들’이라 한다)에게 이 사건 쟁점 부동산을 45억 원에, 소외 1은 같은 날 양수인들에게 소외 1 부동산을 65억 원에 각 양도하였는데, 이 사건 쟁점 부동산에 관하여는 원고를 매도인으로 한 매매계약서가, 소외 1 부동산에 관하여는 소외 1을 매도인으로 한 매매계약서가 각 별개로 작성되었고, 위 각 매매계약서에는 이 사건 쟁점 부동산의 매매대금이 45억 원, 소외 1 부동산의 매매대금이 65억 원으로 정해져 있었다.

다. 이 사건 쟁점 부동산을 매수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양수인들은 2016. 10.경 작성한 사실확인서에서 ‘2014. 8.경 소외 1 부동산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급매물로 나와 몇 번의 조정을 거쳐 65억 원에 매수하기로 협상을 진행하던 중, 원고 소유의 이 사건 쟁점 부동산까지 같이 인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에 이 사건 쟁점 부동산에 관한 매매대금으로 45억 원을 제시하였는데, 원고가 이를 받아들여 거래가 성사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라. 한편, 소외 1은 소외 1 부동산의 매매대금 65억 원에서 임대보증금 306,46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6,193,540,000원을 자신이 운영하던 주식회사 김OO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로 입급받아 그 회사의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변제 및 자신의 임차인에 대한 임대보증금반환에 사용하였고, 원고가 소외 1 부동산의 매매대금 중 일부를 지급받았다거나 사용하였다는 자료는 없다.

마. 그 후 원고는 이 사건 쟁점 부동산의 양도가액을 45억 원으로 하여 피고에게 양도소득세를 신고ㆍ납부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와 소외 1이 이 사건 토지와 건물전체를 110억 원에 일괄하여 양도하였고 토지와 건물의 가액 구분이 불분명하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의 양도가액 합계 110억 원을 전체 토지와 전체 건물의 기준시가 비율대로 안분하고, 그와 같이 계산된 전체 토지와 전체 건물의 각 매매대금을 다시 원고 소유지분과 소외 1 소유지분의 기준시가 비율대로 안분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쟁점 부동산의 양도가액을 5,417,359,409원으로 산정한 다음 2016. 7. 12. 원고에게 2014년 귀속 양도소득세 317,694,050원을 경정ㆍ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일괄 취득 또는 양도한 토지와 건물의 가액 구분이 불분명한 경우 기준시가에 따라 안분계산하는 구 소득세법 제100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66조 제6항의 적용범위이다.

3. 대상 판결의 요지(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두57452 판결)

가. 구 소득세법(2014. 12. 23. 법률 제12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0조 제2항, 구 소득세법 시행령(2016. 2. 17. 대통령령 제269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6조 제6항 등(이하 ‘이 사건 안분계산조항’이라 한다)은 양도소득세의 부과를 위하여 양도차익을 산정할 때 양도가액 또는 취득가액을 실지거래가액에 의하는 경우로서 토지와 건물 등을 함께 취득하거나 양도한 경우에는 이를 각각 구분하여 기장하되, 토지와 건물 등의 가액의 구분이 불분명한 때에는 취득 또는 양도 당시의 기준시가에 따라 계산한 가액에 비례하여 안분계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안분계산조항은 공통의 취득가액이나 양도가액을 안분계산하기 위한 일반적이고도 합리적인 방법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토지와 건물 등을 일괄하여 취득하거나 양도하였으나 그 가액의 구분이 불분명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한편 납세의무자가 경제활동을 할 때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의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과세관청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0두963 판결 참조).

나.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규정과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 사건 토지와 건물 중 원고는 이 사건 쟁점 부동산을 45억 원에, 소외 1은 소외 1 부동산을 65억 원에 각각 별도로 양수인들에게 양도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심이 들고 있는 바와 같이 위 각 매매계약서의 작성일자, 매수인들, 문서의 양식 및 그 밖의 조문 내용이 동일하다거나, 양수인들이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양도받은 후 이 사건 건물에 관한 합병등기를 하여 이 사건 토지와 건물 모두 각 1/2 지분씩 공유하고 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원고와 소외 1이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일괄하여 양도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와 소외 1이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일괄하여 양도하였다고 잘못 전제한 다음, 이 사건 안분계산조항을 적용하여 이 사건 토지 중 원고의 소유 부분의 양도가액을 다시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소득세법 제100조 제2항의 ‘토지와 건물 등을 함께 양도한 경우’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대상 판결에 대하여

가. 양도소득 계산시 자산별 실지거래가액의 계산방법

대법원은 양도가액 또는 취득가액을 실지거래가액에 따라 산정하는 경우로서 토지와 건물 등을 함께 취득하거나 양도한 경우 토지와 건물 등의 가액 구분이 불분명할 때의 안분계산에 관한 구 소득세법 제100조 제2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166조 제6항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해석하고 있다.

즉, 양도소득금액은 양도자산별로 계산하여야 하므로 실지거래가액에 의하여 양도소득금액을 산정하여야 할 경우 중 토지와 건물 등 수개의 부동산을 일괄거래한 경우에 전체의 실지거래가액은 확인되지만 각각의 실지거래가액에 대한 구분이 불가능한 때에는 구 소득세법 시행령(1990. 12. 31. 대통령령 제131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0조 제2항(2019. 2. 12. 대통령령 제29523호로 개정된 소득세법 시행령 제166조 제6항)에 의하여 양도자산별 기준시가에 비례하여 안분계산하는 방법으로 각각의 실지거래가액을 계산할 수 있고, 그 경우 한쪽의 실지거래가액이 불분명한 자산이 있는 경우, 위와 같이 안분된 한쪽의 실지거래가액을 기준으로 같은 법 시행령 제170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다른 쪽의 실지거래가액을 환산할 수 있다(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누845 판결, 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누7246 판결,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누2309 판결 참조).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70조 제2항의 규정은 수개의 자산을 일괄거래한 경우에도 양도소득금액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을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누2432 판결).

대법원은 위와 같이 토지와 건물 등의 가액 구분이 불분명한 경우 양도대상이 1개의 부동산인 경우 뿐만 아니라, 수개의 부동산을 일괄양도한 경우에도 위 안분계산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나. 대상 판결의 의의

대상 판결은 ‘이 사건 안분계산조항은 공통의 취득가액이나 양도가액을 안분계산하기 위한 일반적이고도 합리적인 방법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토지와 건물 등을 일괄하여 취득하거나 양도하였으나 그 가액의 구분이 불분명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함으로써 이 사건 안분계산조항의 적용 대상을 명확하게 해 주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즉, 이 사건 안분계산조항은 토지와 건물 등을 일괄하여 취득 또는 양도하였으나 그 가액의 구분이 불분명한 경우에 기준시가로 토지와 건물의 가액을 안분계산하라는 의미이지, 서로 다른 양도인 간에 안분계산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대상 판결에서 양도인은 원고와 그의 부친인 소외 1이고, 양수인들과 협의하여 각 소유 지분별로 매매대금이 원고 소유 부동산은 45억원, 소외 1 소유 부동산은 65억원으로 결정되었다. 따라서 양도인별로 토지와 건물의 가액 구분이 불분명하다면, 이 사건 안분계산조항에 의하여 안분계산을 할 수 있다. 즉. 원고 소유 부동산의 양도가액 45억원에 대해 이 사건 안분계산조항에 따라 토지와 건물의 가액을 구분계산할 수 있고, 소외 1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원고와 소외 1이 토지와 건물을 일괄양도한 것으로 보아 총 매매대금 110억원에 대해 원고와 소외 1 사이에 이 사건 안분계산조항에 따라 매매대금을 안분계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유철형 변호사 프로필]

△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 행안부 고문변호사
△ 행안부 지방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 기재부 고문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 전 기재부 세제실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 전 국세청 고문변호사
△ (사)한국조세연구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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