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터미널 5개 업체, 2터미널 9개 업체 각각 응찰
중소·중견기업 대상에 세계 1위 듀프리 합자사 뛰어들어 논란

 

▲ 입국장 면세점 논란 종지부. 정부가 입국장 면세점을 내년 인천공항에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작년 9월 27일 한 이용객이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정 공간 앞을 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듀프리코리아)와 에스엠면세점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중견기업으로 참가 자격이 제한된 이번 입찰에 세계 면세업계 1위 업체인 듀프리의 합자회사가 참여하면서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이날 입국장 면세점 사업권 입찰 신청을 마감한 결과 제1터미널에 5개 업체, 제2터미널에 9개 업체가 사업권 입찰을 신청했다.

공사는 사업권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어느 곳인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면세업계에 따르면 듀프리코리아, 에스엠면세점, 그랜드면세점, 엔타스듀티프리 등 주요 중소·중견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업계에서는 듀프리코리아가 입국장 면세점 첫 사업자로 뽑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듀프리가 국내에 세운 합자회사로 법적으로 중소·중견기업으로 인정받아 입찰 참여에는 하자가 없다.

하지만 경쟁 면세점들은 이 회사가 '무늬만 중소기업'이며, 매출 기준으로 세계면세점 1위인 스위스 듀프리를 등에 업고 있어 대기업과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듀프리코리아는 2013년에 이어 지난해 말 자격 논란에도 김해공항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한 중견 면세업체 관계자는 "듀프리가 법의 허점을 틈타 김해공항에 이어 또다시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입찰에도 참여했다"면서 "이는 정부가 중소·중견기업 몫으로 배정한 입국장 면세점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듀프리코리아 관계자는 "듀프리코리아는 스위스 듀프리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면서 "면세점 입점 브랜드 계약 등에서도 다른 중소·중견 면세점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다.

듀프리 합자회사의 입국장 면세점 입찰 참여는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등 국내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입국장 면세점 운영업체 선정이 중소·중견기업에 한정해 제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국내 대기업은 배제됐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입국장 면세점을 제한 입찰한 배경은 대기업 면세점과 중소·중견면세점이 상생하도록 한 뜻이 있다"면서 "듀프리 참여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이런 업체의 참여를 제한하고 중소업체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는 인천공항 1터미널에 2곳, 2터미널에 1곳 등 총 3개의 입국장 면세점을 상반기 중으로 도입한다.

입국장 면세점은 해외여행 기간 국내에서 산 면세품을 휴대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고 해외소비를 국내로 전환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도입이 결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3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를 지시했고, 9월 27일 열린 제6차 혁신성장 관계 장관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이 확정됐다.

판매 상품은 국산품 비중을 출국장 면세점보다 높은 수준으로 하지만 담배와 검역 대상 품목은 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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