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시스템 ‘택스나비’ 개발…영세자영업자 일손 들어줘
저서 ‘세무조사 이것만 알면 된다’…단시일에 완판 기록

‘철인3종’으로 단련된 전문세무사…국내외 대회 68회 출전
“성공은 노력하는 자만이 얻는 것…내실있는 법인 만들 것”

“여유가 생기면 세계 유명 철인3종대회 참가가 소박한 꿈”
 

◆ 황성훈 세무사의 유년시절

나는 어릴 적 기억에 남는 친구가 없다. 지독한 가난은 친구를 사길 여유를 주지 않았다. 태어난 곳은 서울시 관악구 흑석동이지만 그곳이 고향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가난에 쫓겨 여기저기 이사를 많이 다니다보니 딱히 이곳이 내 고향이다 라고 할 만 한 곳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불사신처럼 강한 오뚝이 정신을 길러준 것은 어릴 적 뼈아프게 겪은 가난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기억으로는 초등학교 3곳을 포함해 20여 곳을 옮겨 다녔다. 이사와는 관계없이 중학교는 양정, 고등학교는 대신고(당시 독립문)를 졸업했다. 이렇게 이사를 자주 다니다보니 기억에 남을 만한 친구를 사귀지 못했고 친구가 생겼다가도 금방 헤어지게 되어 늘 정에 굶주리며 자랐다. 고등학교도 다닐 형편이 못돼 ‘우슬라 복지재단’에서 장학금을 받고 다녔다. 공부는 중상위권에 머물렀지만 운이 따랐든지 5대1 경쟁률을 보였던 국립세무대학교에 합격했다. 세무대학 4기다. 어릴 때 꿈은 천문학분야의 천문학도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진학목표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천문학과였다. 진로를 바꾸어 국립세무대학을 택한 것도 어려운 가사형편과 무관하지 않았다.

◆ 세무사 밑거름이 되어준 국세공무원 17년

그는 1986년 세무대학을 졸업하고 8급 국세공무원이 된다. 첫 부임지가 여의도세무서. 군복무로 여의도세무서 근무는 6개월 정도로 짧았다. 제대 후 첫 부임지는 도봉세무서 부가가치세과. 여기서 1년을 근무하고 다시 해남세무서로 인사발령이 났다. 해남세무서 간접세과에서 1년여 근무하면서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다. 같은 과에 근무하는 여직원과 눈이 맞았던 것이다.

연애 도중 서울로 전보됐다. 청량리세무서로 전보되어 결혼을 했다. 당시 드물게 맺어진 서내(署內)커플이라 전직원의 축복 하에 결혼식을 치렀다.

그가 근무한 여의도세무서와 청량리세무서는 국세청의 조직개편으로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아련한 추억은 남아있다. 그는 국세공무원 17년 대부분을 일선세무서에서 근무했다. 군 입대전 6개월 근무한 여의도세무서를 빼고도 도봉→해남→청량리→용산→강서→중랑→노원→의정부→중부청조사국→남양주세무서로 이어진다.

세상만사가 뜻대로 목표대로 이루어지는 것 없듯 슬하에 아들 둘을 두어 초-중-고를 거쳐 대학 교육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교육비가 장난이 아니었다. 공무원 봉급으로는 쪼들리는 적자인생을 살아야했다. 거의 날마다 아이들은 학비 및 용돈타령이었다. 국세공무원으로서는 더 이상의 비전이 없다고 판단하기에 이른다.

여기가 나의 공무원생활의 종착역이라고 생각한 곳이 2002년 남양주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실 근무 시절이었다. 세무사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다. 목표는 1년을 열심히 공부해서 세무사시험에 합격하는 것이었다. 주경야독 낮에는 직장에서 정상근무를 하며, 밤에 시립도서관을 이용, 세무사시험에 대비했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월드컵 경기가 한창인 때였다. 한국-터기 4강전 경기가 벌어지는 날로 기억된다. 차도에는 차가 1대도 없었고, 길에도 사람구경을 할 수 없었다. 마치 구리시가 유령도시 같았다. 150여평이 넘는 도서관에도 사람이 한사람도 없어 자신이 버려진 낙오자 신세가 된 것 같았다고 술회한다.

이렇게 밤낮 가리지 않고 시험준비를 하여 1년 6개월 만인 2003년 가을에 합격해 그 해 겨울에 세무사사무실 개업을 했다.

그는 남달리 일선세무서에서 많이 근무했다. 17년의 근무 경력 대부분이 일선세무서다. 그는 일선세무서 근무경력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리마인드’시켜 세무사로서의 성공한 케이스 반열에 올라있다. 일선세무서 근무경력이 많기 때문에 고객관리에 장점이 많았다. 국세행정의 지침은 납세자들과의 접근을 막고 있지만 그래도 납세자들의 애로사항 접수창구가 일선세무서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접견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그는 민원의 본질과 유형, 해결방법 등을 터득해 차별화를 꾀했던 것이 오늘의 ‘세무법인 한맥’을 낳게 했다. ‘상대를 알면 백전백승한다’는 임전전략의 기본을 접목한 것이다.

그는 앉아서 고객을 맞는 것이 아니라 사업장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항상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사업장 중심의 경영컨설팅 및 세무지원을 구현했다.

이렇게 사업현장에서 고객들을 만나고 다니다보니 ‘청년세무사 황성훈’이라는 이름이 입소문을 통해 전파되면서 납세자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게 됐다.

◆ ‘세무법인 한맥’은 어떤 법인인가?

그는 올해로 세무사개업 15년차다. 구리시 남양주세무서 부근 세무빌딩 10층과 11층에 ‘세무법인 한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지점 23개를 두고 한해 140억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세무법인이다. 세무-회계에 대한 본연의 업무와 기업경영컨설팅의 차별화로 고객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경기가 최악상태의 불황인데도 수임고객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세무법인 한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10층 1개층을 사무실로 사용했으나 올 들어 1개층을 늘려 11층까지 사용하고 있다. 사업의 효율성 및 안정화 시스템구축의 일환으로 사무관리팀은 10층, 고객관리팀은 11층에다 두었다. 사무관리팀은 세무조사 대행, 조세불복 소송대행,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고 고객관리팀은 기장업무를 전담하는 시스템이다.

그는 본연의 세무-회계업무 외에도 간편 전산프로그램 개발에도 정력을 쏟고 있다.

3년 전 영세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을 위해 ‘Tax navi앱'을 개발해 간편 세무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하고 있다. 현재 ’택스나비 앱‘을 핸드폰에 설치해 세무전산화를 꾀하는 가입회원이 1만여 명에 이른다. 고객은 물론 기존 고객이 아닌 일반 자영업자들에게도 무료 서비스를 해 주고 있다.

‘택스나비 앱’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간이영수증 등 전산화되지 않은 증빙자료를 핸드폰으로 찍어 세무사무실에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장점은 △종이증빙 수집의 번거로움 해결 △수취비용절감 △실시간 증빙수집 및 원거리 고객관리에 유용 △담당자 핸드폰에 알림기능이 장착돼 팩스에 비해 즉시 수신이 가능 하는 등 간편하고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산프로그램이다.

이 시스템은 프랜차이즈 업체 및 재래시장 등 집단상가 입주업체들에 대한 집중관리에 활용도가 높다. 이 시스템이 알려지면서 편의점 ‘GS25시’에서 가맹점 1천여 곳의 세무 관리를 위탁해 왔다. ‘택스나비 앱’은 증빙전송서비스 뿐만 아니라 공지사항 및 세무이슈‧노무이슈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내보내고 있으며, 납세자들의 애로사항 등의 정보도 접할 수 있는 2중 기능을 갖추고 있어 편리함을 보태고 있다.

◆ 저서 ‘세무조사 이것만 알면 된다’ 완판의 비결

그는 세무조사에 대한 책을 집필하면서 전문가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납세자 입장에서 알기 쉽게 절세에 도움이 되는 핵심 분야를 끄집어 내 집필했다. 적중했다. 지난해 9월 ‘세무조사 이것만 알면 된다’라는 책을 출간해 초판 2000부가 한달만에 완판 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세무전문 서적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매진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책 역시 전문가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납세자들이 세무조사에 대한 본질을 알게 되면 쉽게 대처할 수 있도록 ‘더 이상 세무조사 걱정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는 증보판 2000부를 곧 출간할 예정이다.

특히 이 책은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어떻게 진행하는 지에 대해 풍부하고 생생한 사례들을 쉽게 풀이해 납세자들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황성훈 ‘철인3종 경기’…50대 출전자 중 전국 1위 랭커

마라톤 경기보다 힘든 ‘철인3종 경기(트라이애슬론)’를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무사가 선수로 뛴다는 정보는 처음이다. 국내 대회는 말할 것도 없고 국제대회까지 출전경험이 있는 황성훈 세무사는 혈기 왕성한 학창시절의 꿈을 이제야 이룰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체력에 한계를 느끼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주어진 여건에서 경쟁을 하며 기록에 도전하는 경기라서 누구나 한계는 따른다. 하지만 도전의 성취감은 힘든 만큼 배가 된다”고 답했다. 그리고 세무사는 극한직업이다. 극한 일을 극복하려면 체력이 따라야 한다고 덧붙인다.

부당한 과세 및 조세불복사건을 자주 접하다보니 체력의 한계를 느껴 강인한 체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그는 “철인3종 운동을 시작한 이후 약체였던 체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러면서 세무사일이 재미있고 연구에 대한 몰입도도 훨씬 높아 졌다” 말했다.

철인3종 경기는 △아이언맨코스(수영 3.8Km, 자전거 180.2Km, 런 42.195Km) △하프코스(수영 1.9Km, 자전거 90.1Km, 런 21.097Km) △올림픽코스(수영 1.5Km, 자전거 40Km, 런 10Km로 나뉜다.

▲ 2018 펠트챌린지 충주 철인3종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황성훈 세무사(가운데)가 시상대 맨위에서 기뻐하고 있다.

황 세무사가 철인3종 경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14년 7월부터다. 첫 출전무대는 대한트라이애슬론 연맹이 경기도 이천에서 개최한 철인3종 올림픽코스 대회였다. 자신의 체력과 정신력, 의지를 시험해 보는 좋은 계기였다. 그는 첫 출전에서 완주에 성공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이제 철인3종 경기를 즐기는 마니아가 됐다. 지난 4년동안 국내에서 개최되는 대회에는 빠지지 않고 출전해 모두 68회 출전 기록을 세웠다. 이렇게 땀 흘린 결과 50대 전반부(50~54세) 아이언맨코스(총 226.195km)에서 전국랭킹 1위, 하프코스에서는 전국랭킹2위 올림픽코스에서는 전국랭킹 5위에 올라있다.

그는 지난해 뉴질랜드에서 개최되는 국제 아이언맨 대회에 참가했다. 완주 만해도 대성공이라는 풀코스(수영 3.8Km, 자전거 180.2Km, 마라톤 42.195Km)는 ‘죽음의 코스’라고 불린다. 성적은 30위를 차지했지만 그는 완주에 만족했다.

그의 철인3종 경기에 대한 열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해 1월 철인3종 경기 구리시협회장에 취임해 회원 350여명과 함께 구리시 철인3종 발전과 친목도모에 힘쓰고 있다.

◆ 꼭 남기고 싶은 ‘버킷리스트’

‘성공은 절대 저절로 찾아오지 않는다. 노력하는 자만이 성공을 얻는다’는 빌게이츠의 명언처럼 말과 행동을 닮고 싶다. 그래서 세무법인 한맥을 국내 최고의 내실있는 세무법인으로 키우는 것과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생기면 세계적인 철인3종 대회에 참가하는 한편 세계 철인3종 대회 여행을 하는 게 꿈이다.

◆ 황성훈 세무법인 한맥 대표는?

그는 정범식 중부지방세무사회장 당시 조세제도 연구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무자격자의 절세제안에 대한 대응방안’이란 연구논문을 발표해 세무사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 연구논문은 보험상품에 고액자산가들이 절세할 수 있는 합법적인 유형들이 있는데, 세무전문가들이 방관함으로써 종국에는 세무시장을 무자격자에게 빼앗기고 만다며 우리 것으로 만들려면 보험상품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는 국립세무대학 4기로 세무대학세무사회(세세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세세회’가 세무사회 발전을 위해 모름지기 싱크탱크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로 수석부회장직을 수락했다.

□ 약력요약

-세무법인 한맥대표 세무사
-남양주시 YWCA 감사
-세무사고시회 회원지원센터장
-서울시공익감사 요원(전)
- 서울시 마을세무사(전)
- 중부지방세무사회감리위원장(전)
- 경복대학 세무회계정보과 겸임교수(전)
- 국세청 세무조사관17년(전)
- 남양주세무서 공정과세협의회 위원(전)
- 남양주세무서 과세전적부심사 심의위원(전)
- 경기도 공동주택가격협의회 위원(전)
- 중부지방세무사회 조세제도 연구위원장(전)
- 한국세무사고시회 사업부회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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