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4.20 토 17:31

[에세이] 미국 영화 100년 역사에 1위로 선정된 "Citizn Kane,시민 케인"

석호영 세무사l승인2019.04.15 08:50:2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석호영 세무사

춘삼월(음력) 호시절이라는 말은 요즘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오늘은 오랜만에 미세먼지 농도도 약한 가운데 목련꽃부터 시작 되어 진달래, 개나리,벗꽃 등 온 누리에는 꽃 자태가 만화방창 휘황찬란하기만 하다. 상춘객으로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와 함께 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젠 나이가 좀 들어서 그런지 어릴 때보다는 꽃에 대한 감흥과 감성은 크게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차라리 꽃구경이나 꽃놀이 보다는 그 시간에 건강을 위해 나에게 시간을 할애해 주는 편이 더 유익하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휴일인 오늘 친구 아들 결혼식장에 다녀 온 후 요즘 내 취미 생활 중 하나인 롯데 아이스 링크장에 가서 스케이팅으로 건강을 다지고 하체 단련 후 귀가하여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 한편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기로 하였다.

"樹老根先老 人老腿先衰 수노근선노,인노퇴선쇠"라.

나무는 뿌리가 먼저 늙고 사람은 대퇴부가 먼저 늙는다 하지 않던가? 인근의 롯데 아이스 링크장에서 스케이트로 하체를 단련하고 녹슨 머리를 좀 정화시켜 보자는 의미로 영화 한편을 감상하게 되었다. 스케이팅은 체력 증진도 되지만 300여 미터의 트랙을 빙빙 돌고 있노라면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진공상태의 무아지경의 경지에 이르니 정신 건강에도 좋은 운동 같다.

오늘 감상한 영화는 "시민 케인 Citizn Kane"이라는 영화로 미국 영화연구소(AFI American Film Institute,) 에서 미국 영화 역사 100년을 기념하여 1500명의 미국 영화 배우 감독 비평가들의 투표를 통하여 1997년 '100년 역사 100대 영화'의 목록 중 1위로 선정 되었으며 10년후인 2007년에도 연속 1위로 선정 되어 수상된 작품이다. 당연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이후에 수많은 걸작, 대작, 명작이 출품 되었겠지만 최고의 감동을 준 영화로 선정 된후 불과 10여년이 지났으니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보편적 인성과 감성에는 변화가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외부 세계와는 굳게 단절된 플로리다주의 깊은 산속에서 걸프만이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곳에 궁궐같은 대저택 재나두라는 현관문에 '출입금지 No Trespassing'이라는 푯말을 보여 주며 시작 된다.

또한 저택의 소유자인 언론 재벌이며 주인공인 케인이 'Rose bud 로즈버드'라는 단 한마디의 말을 남기며 손에 쥐고 있던 스노우 글로브를 떨어뜨리며 이상 야릇한 음향과 음산하고 을씨년스런 분위기에서 혼자 죽음을 맞는 장면이 전개 된다.

37개의 언론사를 거느린 세계적 언론 재벌로서 부와 명예, 권력으로 온천하에 명성을 떨친 당시 세계 6번째 재벌로서의 시대적 영웅이며 욕망과 야망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에 '로즈버드'라는 한마디의 짧은 단어를 남기고 죽음에 이른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케인의 죽음은 수많은 관심거리를 잉태하게 되었고 그의 죽음에 대해 뉴스 다큐멘터리로 역어져 크게 보도 되고 죽음 직전에 내뱉은 '로즈버드' 라는 그의 한 마디는 어떠한 의미인가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의구심을 갖게 하였다. 또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나로 하여금 그 단어의 의미가 무엇일까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하였다.

기자 톰슨은 케인과 함께 가깝게 생활했던 주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 등으로 취재하며 '로즈버드'라는 단어에 담긴 의미와 케인이 어떠한 삶을 살았는가에 대해 플래시 백 형태로 취재를 하게 되면서 로즈버드라는 단에에 얽힌 사연을 파헤쳐 간다.

여덟살 당시 케인은 콜로라도 강변의 눈이 쌓인 고향 마을에서 눈썰매를 타고 천진난만하게 행복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온다. 엄마는 케인의 장래를 위해 탄광촌의 시골 보다는 대도시로 보내려 하며 특히 틈만 나면 아들에게 폭력적 매질을 하는 케인의 아버지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해서도 도시로 보내려 한다.

어린 케인이 부모 곁을 떠나 그를 데려가 키워 주고 신택해줄 대처라는 사람과 "시카고와 뉴욕 등에 함께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말해 준다. 부모를 떠나 낯선 타향으로 떠나야 하는 현실에 대해 저항 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어린 케인은 그 사람에게 그가 타고 놀았던 눈썰매를 그의 복부에 내 던지며 부모를 떠나야 한다는 현실을 부정해 보고 저항해 보는 것뿐이었다.

고향과 부모를 떠나 번화한 물설고 낯선 도시 시카고에서 성장한 케인은 25살 되던 때에는 은행 신탁 재산으로 되어있던 어머니 명의의 광산을 물려받게 되고 그를 바탕으로 그는 수많은 신문사와 라디오 방송국 등을 인수하여 언론계의 거부이며 거목이 된다. 그는 노동자를 지지해주고 권력자들을 고발해주는 기개로 성공을 이루게 되며 급기야는 대통령의 조카딸과 결혼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의 '야망과 욕망의 열차'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정치인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주지사에 출마하여 도전한다. 그가 아니면 주지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기세 등등하고 그의 연설 현장에는 지지자의 환호성과 홍수같은 물결만이 넘쳐흐른다. 따논 당상이다.

아뿔사! 호사다마라 했던가? 잘나갈 때일수록 조심하고 샴페인도 함부로 터뜨리지 말라하지 않았던가? 가수 지망생인 미녀 수잔이라는 여성과의 불륜으로 투표 전날 모든 신문에 도배 되어 케인의 정치적 야망은 꺽이게 된다. 주지사 선거에서 패배한 것이다. 그로서는 인생 여정중 첫 결정적 패배 였으리라.

결국 자신의 정치적 야망에 좌절을 않겨준 수잔과 결혼한 케인은 수잔을 최고의 가수로 만들기 위해 금력 등 모든 노력을 기울여 정진한다. 그러나 가수로서의 재능이 2% 부족한 그녀에 대해 세상의 조롱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가수라는 직업은 천부의 재능이 없이 금력이나 본인의 노력만 가지고는 안되는 직업인 모양이다. 세상 사람들의 조롱에 견디기 힘든 수잔은 자살을 시도 한다.

케인과 수잔은 갈등의 골이 깊어 질대로 깊어진다. 수잔을 위해서 케인은 수잔 전용 오페라 음악당을 지어주는 등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사랑한다는 말을 되뇌이지만 수잔에게는 메아리 없는 함성에 불과하고 수잔은 쿠빌라이 황제나 누렸을 법한 쾌락의 궁전 같은 대 저택의 생활을 못견뎌하고 차라리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 가서 호스티스를 하고 싶어한다.

금은보화와 온갖 종류의 귀중품으로 장식된 대궐 같은 대저택도 수잔에게는 인간의 숨결이 끊어진 현실은 새장속의 새에 불과하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자유는 그 무엇에도 비교 우위의 우선한 가치임을 말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수잔은 평생 동안 케인이 수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아무것도 의미있게 해준 것이 없고 사랑한다는 말 자체도 케인 자신을 위해서 하는 말이다"라고 외쳐댄다. 케인과 크게 말다툼을 하고 결국 수잔은 케인의 만류를 뿌리치고 대궐 같은 집을 떠나 케인과 이별을 고한다.

화가 치밀어 오를 대로 오른 케인은 집안을 장식하고 있는 고급스런 집기 비품을 닥치는 대로 파괴하고 귀한 장식품들도 손이 닿는 대로 부숴 버린다. 4만 7천여 헥타르의 넓은 부지에 세워진 대 저택에 하루아침에 독거노인 신세가 된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분풀이리라,

케인은 돈과 권력이 생기면 생길수록 오만해지고 독선과 아집만 늘어났다. 돈이면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아 도취에 빠졌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태에 임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치열하게 부와 권력은 축적했을 지라도 상대에 대한 배려나 이해심을 키우지 못하고 끊임없는 성찰과 학습을 통해 자신의 삶을 올바로 완성하는 성장과 함께 살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도는 아집과 독선의 삶, 또 융합과 일치가 없고 자기중심적 꼰대같은 삶을 산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대 저택을 돌보던 시종들에 의해 각종 집기 비품을 품목별로 정리하여 쓸모없는 것들을 쓰레기로 분류하여 거실의 화로에 던져진다. 굴뚝을 통해 내품는 검은 연기가 덧없이 허공중에 나풀거리며 산산히 사라진다. 50여년 동안 쌓아논 케인의 업적이 아니 권력과 부와 명예, 아니 욕망과 야망의 덩어리들이 연기 되어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듬을 금할길 없었다.

불길 속에는 케인이 부모와 헤어져 고향을 떠나기 전에 어린 시절 아름다운 추억이 배어 있던 눈썰매가 쓰레기로 분류되어 타들어가고 있었다. 타들어가는 눈 썰매위에 '로즈버드' 라는 단어가 선연히 드러나는 장면을 보는 순간 케인이 죽음 직전 마지막으로 읍조렸던 말의 의미가 불길과 연기 속에서 오버랩 되는 묘한 감정속에서 아련히 피어남을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임종에 임하여 케인이 말한 '로즈버드'라는 말속에 함의 된 의미는 무엇이었일까? 그가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짧은 순간에 천진난만하게 타고 놀았던 눈썰매의 이름이 로즈버드였다.

가장 순수하고 행복하기만 했던 어린 시절,고향에서 부모의 품에서 아름다웠던 추억은 평생 그를 붙잡고 있었지 않았나 싶다. 부모로부터 가장 사랑받던 시절에 가장 행복을 안겨 줬던 눈썰매의 기억이 아녔을까 생각해 본다.그가 가장원했던 것은 사랑이었으나 그의 곁에 남은 것은 진정한 사랑도 진실한 대화를 나눌만한 사람도 없이 세상 속에 내 동댕이쳐졌으며 급기야는 대궐같은 대저택에 덩그렇게 혼자 남은 초라한 자신뿐이었다.

야망과 욕망의 소용돌이 속에서 부와 권력을 쌓아 올리던 그의 인생행로 속에서도 늘 그런 사랑과 행복한 순간들이 그리웠던 것은 아녔을까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이었다. 아마도 그런 면에서 '로즈버드'는 그의 삶의 지표요 중심축이었을 것으로 쉽게 짐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도 본다.

케인은 물질적 부를 이뤄냈으나 정신적 사랑을 일궈 내지 못하였으며 정치적 야심도 성취하지 못하였다. 결국 그는 어린 시절 온전하게 지속적으로 느껴보지 못하고 강제적으로 단절된 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부여잡고 살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죽음에 이르러 그가 뱉어 낸 단어 로즈버드라는 한 마디의 단어는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요 좌절된 그의 꿈이었으며 이루지 못한 사랑이며 행복이었고, 완성하고 싶었던 야망들을 장미와 같이 활짝 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가 그토록 인생을 걸고 열정을 다해 부를 쌓고 수집했던 금은보화와 화려하고 값진 귀중품과 고급진 집기 비품들은 재가 되고 연기가 되어 허무하게 타버린다. 이제야 케인은 스노우 글로브 안의 눈 속에서 행복하게 그의 아름답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눈썰매 로즈보드를 타며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누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나는 죽음에 이르러 가장 먼저 뇌리를 스칠 단어는 무엇일까? 세익스피어는 "늘 죽음을 기억하라, 내일 죽을 듯이 오늘을 살고 오늘은 영원히 살 것처럼 살라"하였듯이 이제 죽음을 가끔은 생각하며 사는 것도 필요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죽음을 생각함으로써 보다 풍요롭고 충만된 삶을 희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기 때문이다.

오늘도 아이스링크 장에서 빙글 빙글 스케이팅하는 것은 나에게도 겨울철, 어린 시절 집 앞의 얼어붙은 논 얼음 스케이트장에서 해 저무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썰매 타던 기억을 더듬으며 나의 로즈버드와 함께 아름다웠던 추억을 반추 해 보는 것은 아닐까? 너무 일찍 로즈버드를 떠올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의 임종에 임박해서는 또 다른 로즈버드가 뇌리를 스치겠지 희망하며 내 인생 여정 중에 화양연화는 언제였을까를 생각해 본다. "언제나 죽음을 기억하라 그러면 정말 당신은 잃을 것이 없다. 죽음은 인간이 발견한 최고 예술품"이라고 간파한 나의 동갑내기 스티브 잡스의 말을 연상하며 'Memento mori 메멘토 모리, 즉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을 생각하며 감상 후기를 접는다.


석호영 세무사  (sejungilbo)

<저작권자 © 세정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정일보는 공평한 세상을 꿈꿉니다."

최신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04214) 서울 마포구 만리재로 15 (공덕동) 제일빌딩 606호
대표전화:02) 6352-6331  |  팩스번호:02)6352-6333  |  이메일:sejungilbo@naver.com 
신문사업등록번호:서울,아02809  |  제호:세정일보  |  등록일자:2013.09.10  |  발행일자:2013.03.29  |  대표/편집인:서주영  |  발행인/청소년보호책임자:임영옥
사업자등록번호:105-20-75949  |  통신판매업신고번호:제2018-서울마포-1851호
Copyright © 세정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