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내년 예산은 2018~2022년 재정운용계획상 2020년 지출 증가율 7.3%를 고려하면 504조 원을 넘어서는 슈퍼예산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 예산은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보다 빠른 증가율이고 지역경제 갈등 해소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 인프라 확충과 고용 창출을 위한 각종 지원금 제도, 남북교류 협력 등 재정수요로 계속 늘어날 예정입니다.

이렇게 늘어나는 재정 지출이 문제없었던 것은 작년까지 안정적인 세수 호황에 힘입은 바 큽니다. 조세부담률은 2011년에 18.4%였던 것이 2017년 20.0%, 2018년에는 21.2%로 20%를 넘어서서 역대 최고 상승률과 최고치에 달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 국세는 294조 원이 걷혔고 25조 원이 세수 초과되었는데 정부에서는 조세부담률이 2000년 이후 최대폭 상승한 이유를 제도적인 증세 정책이 아닌 경기 안정에 따라 세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합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LG경제연구원은 기존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유는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하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국은행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추었고, 한국개발연구원도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경기 진단 표현 수위를 둔화에서 부진으로 바꿨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경제성장률을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하였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3%에서 2.1%로 더 낮춰 잡아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2%를 간신히 넘어서는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내년 예산안은 지출 증가율을 그대로 적용하여 500조 원을 넘긴다면 그중 국세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목표 세수를 달성하기 위하여 올해 하반기에는 조세저항이 심한 증세 정책보다는 세무조사 등을 이용한 세수목표 달성 활동이 강화될 것입니다.

세수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자연 세수증가와 노력 세수활동으로 구분됩니다. 자연 세수증가는 반도체, 건설 등 주요 산업의 활황과 고정된 과표와 세율 구조에서 수입금액과 과세표준이 증가하여 누진세율 체계의 세목에서 한 단계 높은 세율이 적용되어 자연스럽게 세수가 증가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작년까지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노력세수 활동은 사전 성실 신고 안내, 사후 신고 검증, 체납실적 제고, 그리고 흑자 사업체와 담세력 있는 개인 위주로 세무조사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국세청은 2019년 말까지 세무조사, 신고내용 확인 등 일체의 세무검증을 배제키로 했는데 대상은 569만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하여 한정합니다. 그리고 2011년부터 연간 매출액 100억 원 이하 중소법인에 대한 세무조사 선정을 제외하여 왔습니다.

이런 정책은 경기성장률에 따른 자연 세수증가로 인하여 세수목표 달성에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년 슈퍼 예산안이 확정되고 목표 세수금액이 확정되면 국세청은 안정적인 재정확보를 위하여 목표 세수 달성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필자도 과거 12월 연말이 되면 이런 노력 세수 활동에 따라 공식인 문건은 없지만 대면 지시를 통한 할당된 목표에 따라 세무 조사 결정을 당겨서 하거나 징수 활동을 하였고, 일선 세무서에서는 직원 체납징수 성과를 줄 세우기식으로 아주 타이트하게 목표 관리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대외적으로는 국세청은 그저 징수기관으로서 당연히 할 도리를 다할 뿐 다만 조사 건수만 많아졌다고 에둘러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예년과 다른 조기 조사 결정과 강한 체납 징수활동은 납세자도 다 아는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조세부담률이 OECD 회원국 안에서 낮지만, 갑자기 오르는 것은 모든 국민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에 맞도록 정부가 적정하게 조율해야 해야 합니다.

정부가 적정하게 조율되지 않는 재정 목표를 설정하면 국세청은 할 수 없이 세수 목표 달성을 위하여 공식적으로 부인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노력 세수 활동으로 내몰리게 되고 이에 따라 국세행정에 대한 조세저항도 심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엄습해 옵니다.

[박영범 세무사 프로필]

△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 국세청 32년 근무
△ 국세청 조사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4국 근무
△ 네이버카페 '한국절세연구소'운영
△ 국립세무대학 졸업
 

저작권자 © 세정일보 [세정일보] 세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