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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시대에 싹틔운 ‘근로장려금’…문재인 시대 ‘분배의 정의’로 피어나다

서주영 편집인l승인2019.05.17 08: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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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5월 한달 거청적으로 근로‧자녀장려금 신청안내에 ‘올인’

올해 근로‧자녀장려금 규모 ‘5.8조원’…작년 1.8조의 3배로 ‘껑충’

국세청 징세기관 이미지에서 ‘세금정의와 서비스 기관’으로 변모
 

▲ 지난 7일 한승희 국세청장이 성동세무서를 찾아 근로(자녀)장려금 신청현황과 납세자들의 불편사항을 직접 살피고 있다. [사진: 국세청]

‘근로를 하라, 그러면 세금을 드립니다.’ 고소득자들에게서 거둔 세금을 국고에 편입하지도 않고 곧바로 저소득 근로자들에게 지원하는 세금을 말한다. ‘근로장려금’이다. 일부 지자체에서 무직 청년들에게 조건 없이 던지는 청년수당이 ‘포퓰리즘(대중영합)’이라고 비판 받는다면 근로장려금은 당장 근로의욕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근로(노동)의 가치에 더해진 ‘신성한 보너스’일 것이다.

올해 정부가 책정한 근로‧자녀장려금 규모는 5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조8000억원의 3배가 훌쩍 넘는 금액이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 탄생한 세금을 통한 저소득층 복지제도로써 ‘근로‧자녀장려금제도’가 탄생했다. 그 제도가 문재인 정부 들어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역할을 대표적 징세기관인 국세청이 앞장서 해내고 있다. ‘분배의 정의’라는 이름을 붙이면 좋을 것 같다. 그간 국세청이 ‘징세의 정의’만을 외쳐온 기관이라면 이런 일을 왜 국세청이 하느냐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기관으로서의 변신에 이은 대반전이다.

무엇보다 근로장려금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만을 올리는 ‘최저임금 인상’과는 확연히 다른 시스템이다. 일을 하지만 소득이 적은 근로자들에게 세금으로 소득을 지원함으로써 근로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다.

소득주도성장론(所得主導成長論, Income-led growth)은 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도 늘어나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이론으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이다. 고소득층 소득이 증대되면 경제가 성장해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낙수효과' 이론과는 달리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늘려 이를 저소득층을 위한 경제·복지정책에 투자하는 '분수효과'로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급격한 최저임금의 인상을 밀어부쳤고, 중소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이 연일 공장 문을 닫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그대로 간다, 용도 폐기해라’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하지만 근로장려금은 국민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솔직히 소득주도성장의 새로운 축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근로장려금제도는 세금학에서는 부의소득세(negative income tax)라고 불린다. 빈곤 계층의 개인과 가족을 위한 재무원조를 제공하기 위해 제안된 제도로써 생계수준 이하의 소득을 올리는 저소득층에게 직접보조금을 주자는 것이다. 근로빈곤층의 실질소득을 증가시켜 세금제도를 통한 근로의욕 고취와 소득재분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75년 미국에서 처음 실시한 이래 영국·프랑스·캐나다·뉴질랜드 등 선진국에서 유사한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근로장려세제 조항(100조의2~100조의13)이 신설되었으며, 2008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2009년부터 지급되기 시작했다.

◆ 국세청, 종합소득세 징세업무보다 근로자녀장려금 신청 안내에 ‘심혈’

이 괜찮은 제도의 집행을 국세청이 맡고 있다. 국세청은 현재 5월 한달 동안을 종합소득세신고(징세)보다 근로·자녀장려금(분배) 신청안내에 더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국세청장과 지방청장들이 연일 직접 장려금신청창구를 방문해 분위기를 띄우고 실무자들은 한명의 지원자라도 빠질세라 챙기고 또 챙기는 모습들이다.

국세청이 올해 근로·자녀장려금 신청을 안내하고 있는 대상자는 총 543만 가구다. 5월 중 신청을 받아 심사 후 9월 중 지급할 예정이다. 근로장려금은 최대 300만 원, 자녀장려금은 자녀당 최대 70만 원이 지급된다.

특히 올해는 일하는 청년층 지원을 위해 단독가구 연령요건 폐지 등 제도 확대의 영향으로 안내 대상이 작년 307만 가구보다 236만 가구 증가했고, 30세 미만 및 단독가구의 비중이 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안내 대상자 중 30세 미만이 25%, 단독가구가 53%라고 전했다.

국세청은 올해 대상자들의 신청 편의를 위해 안내문의 장려금 신청용 개별인증번호를 이용해 모바일 앱(국세청 홈택스) 등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상자는 개별인증번호를 이용해 미리 채워진 신청서 내용을 확인하고 편리하게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안내문을 분실한 경우 문자로 개별인증번호를 전송 받을 수 있는 ‘ARS조회서비스’를 올해부터 제공하고 있다.

이와함께 국세청은 전화 문의와 신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5월 신청기간 중 근로・자녀장려금 전용 콜센터를 신설 운영하고, 세무서 외 현지 신청창구도 전국 577개로 확대하는 등 거청적으로 장려금 신청업무에 매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아마도 위에서 시키니, 할 수 없이 하는 게 아닌 근로장려금제도가 제대로 된 소득주도성장이라고 생각한 때문일 것이라고 본다.

그간 국세청이 힘 자랑에 취해있던 징세기관 이미지였다면 국세청사 앞에 새겨진 ‘균공애민均貢愛民’이라는 표지석의 의미처럼 자연스럽게 ‘분배의 정의’를 실현하는 서비스 기관으로 변모해 가는 모습이다.


서주영 편집인  sejungilb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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