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일보, 국내 60대 재벌그룹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 전수조사…49명
 

우리나라 60대 그룹 내 국세청 출신의 사외이사가 4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세정일보가 국내 60대 그룹 계열사들이 전자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25개의 대기업이 총 49명의 세무 관료 출신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세청 출신들로는 전직 국세청장까지 고위직 출신이 인기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IMF 사태 이후 상장회사는 사외이사를 반드시 두도록 관련법이 만들어졌다. 이에 기업에서는 관료 출신의 사외이사를 영입하고 있으며, 특히 국세청의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국세청 고위직 출신의 사외이사를 두는 등 세무 관료 선호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사외이사는 제도의 원래 취지인 이사회에 대한 견제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 현대백화점 > 현대차 > 신세계 순

국내 60대 기업의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순서대로 살펴보면, 상장계열사 모두 국세청 출신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현대백화점이 1위를 차지했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재계서열 21위로 상장 계열사 7개 중 7개사가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현대백화점에는 강형원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이, 현대그린푸드에는 신수원 전 광주지방국세청장이, 현대홈쇼핑에는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 현대HCN에는 공용표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한섬에는 박의만 전 국세공무원교육원장, 현대리바트에는 김형중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에버다임에 이용우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등이 사외이사로 선임돼 활동 중이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이 상장계열사 11개 중 7개사에서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에는 이병국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기아자동차에는 김덕중 전 국세청장, 현대위아에 김은호 전 부산청장, 현대제철에 박의만 전 국세공무원교육원장, 현대비앤지스틸에 박외희 전 종로세무서장, 현대글로비스에 임창규 전 광주지방국세청장, 현대건설에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 등이다.

박의만, 김영기 사외이사는 현대백화점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모두 활동 중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한 신세계그룹의 경우 7개의 상장계열사 중 4개사에서 국세청 출신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에 원정희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이마트에 이전환 전 국세청 차장이, 광주신세계에 김형균 전 광주지방국세청장이, 신세계건설에 임창규 전 광주지방국세청장이 활동 중이다.

◆ 세무서장 출신부터 국세청장 출신까지 다양

국세청 2만여 공무원의 최정점인 국세청장 출신의 사외이사도 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자동차에 김덕중 전 국세청장과 LG전자에 백용호 전 국세청장(전 공정거래위원장), 효성에 손영래 전 국세청장 등이다.

또한 국세청의 2인자인 국세청 차장 출신의 사외이사도 돋보였다. LG화학과 한진에 사외이사로 있는 김문수 전 국세청 차장, 현대건설기계 및 이마트 사외이사로 있는 이전환 전 국세청 차장 등이다.

지방국세청장 출신만 살펴보면 전 서울청장 출신이 10명(중복 포함)으로 가장 많았으며, 광주청장 출신이 5명으로 그 뒤를 이었고, 대구청장과 부산청장 출신이 각각 3명, 중부청장과 대전청장 출신이 각각 1명 등으로 집계됐다.

서울청장 출신 사외이사를 살펴보면 현대차(이병국), SK가스(김연근), 롯데칠성음료(채경수), GS글로벌(전형수), 현대미포조선(김갑순), CJ(김연근), CJ헬로(채경수), 셀트리온(조홍희), 메리츠금융지주(오대식), 동양(송광조)에서 서울청장 출신의 사외이사를 임명했다.

광주청장 출신으로는 현대글로비스(임창규), 광주신세계(김형균), 신세계건설(임창규), 현대그린푸드(신수원), 하림(서국환) 등이었다.

대구청장 출신으로는 현대백화점(강형원), 현대HCN(공용표), 동국제강(남동국)과 부산청장 출신으로는 현대위아(김은호), 신세계(원정희), 예스코홀딩스(김창환) 등이다,

중부청장 출신으로는 SKC솔믹스(이승재), 대전청장 출신으로는 현대리바트(김형중)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이밖에도 세무서장 출신이나 조사국 출신 등 국세청 출신의 사외이사가 다수 포진해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세청의 기업에 대한 힘은 현직 때나 퇴직 후나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60대 기업의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 현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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