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지난 2017년 6월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임원선거 투표 현장이다.

다음 세무사회장 선거전 막이 올랐다. 오는 29일이 후보자 본등록일 이지만 지난 20일 김상철 현 세무사회 윤리위원장이 1착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본격 선거전의 불을 당겼다.

이어 현 이창규 세무사회장과 원경희 전 여주시장이 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두 예비후보는 본등록때 최종 후보자로 등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로써 차기 세무사회장 선거는 김상철, 이창규, 원경희 후보로 ‘3파전’이 예상된다. 결국 일부 회원들이 마음속으로 기대하던 이웃 자격사인 회계사회처럼 장차관 출신들의 출마나 추대는 이번에도 없는 모양이다.

물론 고관대작 출신이 회를 더 잘 이끌 것 이라는 확신은 없다. 2년 전의 쓰라린 경험처럼. 결국 도토리 키재기 싸움이다. 어떤 후보가 유력할까.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일단 회원들의 현재 분위기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현 회장이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소위 현직 프리미엄이다.

그러나 세무사회장 선거는 현 회장의 재선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 임향순, 정구정, 백운찬 씨 등 기라성 같은 전직 회장들도 첫 재선에선 낙선의 분루憤淚를 삼켰다. 왜 그랬을까. 도전자는 ‘내가 이렇게 개혁하겠소’라는 외침이 전부라면 현 회장은 2년간의 회무에 대한 평가를 놓고 회원들의 냉정한 심판이전에 먼저 도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아야 한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이상의 악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7년 선거 때 백 전 회장의 경우가 특히 그랬다. 선거판 근처에 있는 사람들의 전망은 대부분 무난한 재선을 점쳤다. ‘어렵지 않느냐’는 전망을 내놓으면 완전히 ‘왕따’ 당하는 그런 분위기였다. 그러나 뚜껑을 연결과 낙선이었다. 세제실장, 관세청장을 지내면서 고위관료로 승승장구 해온 그의 이력은 그의 회무운영에 불만은 품은 회원들의 서릿발 표심에 무용지물이었고, 추풍낙엽이었다. 결국 예상보다 큰 표차이로 고배苦杯를 마셨다.

이에 따라 이창규 현 회장의 재선 역시 신기루에 불과한 현직 프리미엄에만 기댄다면 쉽지 않은 재선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더 많다. 세무사회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하던 사람이 쭉 하는 게 낮지 않느냐’는 낡은 레코드판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는 승승장구하던 고위관료 출신도 아닐뿐더러 지난 2년간 회원들의 업역 확대를 위해 딱히 손에 잡히는 것을 해놓은 게 없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오는 29일 본등록 때 그가 내놓을 소견서에 회원들이 혹 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김상철 후보에 대한 평가도 호불호好不好가 갈린다. 그가 세무사업계에서 세무사고시회장, 서울세무사회장 등 나름대로 업계 발전을 위한 봉사의 길을 걸어왔지만 전국적 인지도가 약하고, 한국세무사회라는 덩치 큰 단체를 이끌만한 배포가 약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그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연대부회장 후보로 회원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지방국세청장 출신을 모셨다. ‘김상철이를 다시봤다’는 회원들이 생길 정도로 ‘깜짝 놀랄 카드’라는 평가다. 그러면서 그가 가진 개혁성향 역시 ‘제일’이라고 추켜세우는 회원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또다른 후보는 원경희 전 여주시장이다. 그는 한국세무사회 부회장을 세 번이나 지냈다. 세무사들의 역대 최대의 숙원이었던 회계사들에게 자동으로 주던 세무사자격제도를 폐지할 때의 일원이었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장을 지낸 큰 인물이자, 누구보다 세무사 회원들의 업역 확대를 위한 복안과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여주시장 떨어지니 세무사회장 자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는 일부의 냉소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즉 세무사회장자리를 다음 정치를 하기위한 지렛대로 삼겠다는 것일 수 있다는 회원들의 의구심을 여하히 넘느냐가 당락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분석 속에 지금 세무사회는 세 후보 모두 최선보다는 ‘차선’이라고 말하는 회원들이 많다. 세 후보 모두 100%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무사업계는 세무사시험으로 합격한 사람들과 세무서나 국세청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세무사업을 하는 사람들 두 부류로 나뉜다. 특히 투표장에 많이 나오는 국세청에서 근무한 세무사들에게는 누가 더 고위직에 근무 했다더라 보다는 누가 더 안정적이고, 우리의 업역을 지켜주고, 또 우리를 대표하는데 품격이 떨어지지 않는 ‘회장다운 회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도 이번 선거에서도 ‘그 품격品格’이 승부를 가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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