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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독도사랑’에 푹 빠진 정태상 교수…그는 국세공무원 이었다

정영철 기자l승인2019.06.05 08: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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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조약 비준시의 ‘독도=한국땅’ 일본영역참고도 발굴공개
日학자 가와카미 겐조의 주장 뒤집는 수학적 접근 논문발표로 화제

“독도사랑 열기 식어 씁쓸…‘독도는 한국땅’ 일깨우는 동영상물 배포”
 

“국세공무원으로 재직할 때부터 우연하게 독도문제를 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 발동으로 독도문제를 연구하다보니 세상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 묻혀 진 사료들이 많았습니다. 어느 듯 햇수로 10년입니다. 통상 퇴직 후 인생 이모작은 세무사 개업으로 시작합니다만, 비즈니스 능력도 부족하고 독도 문제에 빠져들다 보니까 이 일에만 몰두하게 되더군요. 가끔 내가 어쩌다가 전혀 나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 길로 오게 됐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팔자소관이란 말이 있듯이 아마 전생에서부터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는 건가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행정고시 21회. 국세청공무원 31년. 국제조세 전문가. 전 용산세무서장 정태만. 지금 이름은 ‘정태상’.

‘독도문제 연구가’로 변신하면서 이름까지 개명한 정태상 연구교수(인하대학 고조선연구소)를 만났다. 개명한 이유를 묻자 “일본 학자나 국내에서 일본 측에 편향된 학자들의 왜곡된 논문을 반박하는 글을 써다보니 의외로 트집을 잡거나 욕설을 퍼붓는 ‘안티’들이 많았다. 개명 뿐 만 아니라 유튜브나 인터넷 카페에서는 저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역사 바로'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다”며 “독도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일본정부의 왜곡된 주장에 맞서려면 정신적인 피해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에서 개명까지 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세청 재임 31년, 기억에 남는 일들과 경제학전공에서 사학연구 교수로 변신한 그를 만나 ‘독도사랑’에 대한 열정의 온도계를 측정해 봤다.
 

- 독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8년에 일본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한다고 해서 국내에서 크게 반발이 일어난 적이 있다. 당시 남들이 저를 일본통이라고들 인정하는데 독도 문제를 몰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또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할 때는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선입관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됐다.

막상 공부를 하다 보니 어떻게 이런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새빨간 거짓말을 일본정부 외무성에서부터 예사로 하고 있었다.

그리고, 과거 일본 메이지(明治) 정부에서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한 문서 ‘태정관지령’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되겠다 하는 생각에서 독도 문제를 좀 더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 2012년에는 그 ‘태정관지령’ 24면을 전부 번역하고 해설하는 책도 발간했다. 아마도 ‘태정관지령’이라는 결정적인 근거 자료가 없었다면 독도연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독도 전문가가 되겠다든가 하는 거창한 생각은 전혀 없이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오는 결과가 됐다.

- 일본의 대표적 관변학자 가와카미 겐조(川上健三)의 주장을 뒤집는 연구논문 ‘독도문 제의 수학적 접근’을 쓰게 된 배경 및 파장?

▶현직 세무서장(당시 용산세무서장)과 독도, 그리고 수학, 어느 것이든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니까 그래서 아마도 좀 더 화제가 됐던 것 같다. 피타고라스 정리와 삼각함수를 이용해서 울릉도에서 어느 정도 높이까지 올라가면 독도가 보이는가? 일본에서는 독도를 볼 수 있는가? 하는 것을 계산해낸 것이다. 고1학년 정도의 수학실력이면 충분한 것이다. 사실 그때 신문에 기고하려고 했는데 받아주지 않아서, 할 수 없이 학술지에 논문으로 게재하게 됐다. 2009년 나의 독도학계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때 신문에 기고를 해줬더라면 그걸로 매듭짓고, 독도 연구자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을 것이다.

▲ <그림 1> 1877년 일본 『태정관지령』의 결재공문과 『태정류전』 등재 내용

- ‘독도사랑’의 열기가 점점 식어가는 분위기다. 안타깝지 않나?

▶ 독도에 대한 열기가 식고 있는 것은 일본 우익 세력의 거짓된 선전 선동과, 국내 학계에 대한 침투, 포섭, 세뇌 공작이 먹혀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이 포클랜드 전쟁에서 아르헨티나에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는, 포클랜드가 영국 땅이라는 확신을 영국군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식자층을 중심으로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확신이 점차 옅어 지는 것이 우려가 된다. 정부에서는 학자들에게만 맡겨놓고 방치해서는 안 되고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관리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일반국민들도 최소한 기본적인 상황만이라도 파악을 해서 일본에 편향된 활동을 하는 국내학자, 연구기관들을 감시감독하고 견제를 해야 한다.

해석상 문제는 제쳐 놓더라도 사실을 왜곡 날조한 것은 바로 잡아야 할 것이 아닌가. 최근에 포스트모더니즘이라 해서 다양화, 자율화, 상대화를 주장하면서 교묘하게 일본 측에 기울어서 활동하는 풍조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 독도문제 연구 외 ‘독도사랑’ 강연활동도 활발하다. 지금까지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은?

▶ 일본에도 양심적인 사람들이 아주 많다. 우리가 독도 문제에서 감정적으로만 대응한다든가 일본인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일본 극우 세력이 바라는 바이다. 앞으로 양심적인 보통의 일본인을 직접 대상으로 해서 설득하고 그 분들의 양심에 호소하는 그런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어 판 '독도는 한국 땅' 유튜브 동영상을 많이 제작해서 올릴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조약에 관한 팩트 조작이 심한데,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논문 4~5편을 쓰는 일도 급하다. ‘일본영역참고도’도 그 중요도에 비해 너무 안 알려져 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전부가 돈 안 되는 일, 또 적을 많이 만드는 일들이다.

▲ <그림 2> 샌프란시스코조약 비준시 조약과 함께 일본국회에 제출된 「일본영역참고도」(1951년 8월, 일본 해상보안청 제작)의 독도부분(빨간색 반원은 필자 그림)

-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 연구교수로 계시는데, 중점연구 과제는?

▶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조선사 편수회에서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쓴 방대한 역사서인 일본어판 ‘조선사’ 37권을 번역‧해제하는 작업을 하면서 우리 역사가 어떻게 왜곡되고 날조되었는지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일에 참여하게 된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고려 말에 명나라와의 분쟁 대상이 된 철령위 설치 문제는, 강원도 북쪽의 철령이 아니라 압록강 이북 요동의 철령을 가리킨다는 연구 논문도 발표했다. 이제까지 잘못 알려진 것은 조선사편수회의 ‘조선사’때문 이라는 주장인데, 중‧고 교과서까지 바꿔야 하는 만큼 앞으로도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임진왜란 때 충무공이 파직된 주된 원인은 이중간첩 요시라의 계략 때문인데, 조선사 편수회의 ‘조선사’에서 원균의 모함 때문인 것으로 조작했다는 것도 새로 밝혔다.

그 이외에도 바로잡아야 할 왜곡된 역사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역사 연구자로서 아주 보람 있는 일이지만, 여기서도 기존의 주류 사학계와의 견해대립은 불가피한 것 같다.

- 본인의 이름을 정태만에서 정태상으로 개명했다. 사연은?

▶ 작년에 자칭 양심적인 독도 연구자 모씨의 주장에 대해 비판한 적이 있는데, 우연히 모씨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보니 나에 대해 온갖 욕설과 비방 글이 올려져 있었다. 개 쓰레기, 이완용 후손 같은 부류, 매국노, 학계에서 퇴출시켜야 할 악질무도한 사람 등등 에다가 태만한 놈 등 이름 가지고도 비방한 댓글이 많았다. 일제에 저항해서 항일투쟁한 분들도 몇 가지 이름을 썼다. 상대를 교란시키는데도 필요한데, 개명 사실이 너무 노출 안 됐으면 한다.

그 후에 모씨가 나를 형사고소까지 해서 경찰서에 피고소인으로 두 번이나 불려가서 조사받았다. 그때 5~6 명이 무더기로 같이 고소당했는데 그중에는 고소당한 줄도 모르고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노학자, 시민단체 대표, 기자, 가정주부 등 각계각층 다양했다. 가정주부는 모씨가 반일 활동을 하는데 어떻게 일본에 들락날락 하는지 모르겠다고 댓글을 단 것이 고소사유가 됐다고 한다. 독도 연구사에 길이 남을 코미디 같은 고소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경찰서 앞에서 기념촬영도 하고, 독도 특강하는 기분으로 흔히 하는 말로 성실히 조사에 임해서 사필귀정, 3건 모두 무혐의로 처리됐다. 같이 고소당한 분들도 모두 무혐의로 처리됐는데, 임진왜란 후에 의병장들이 관아에 끌려가서 고문을 받고 고초를 겪은 일이 생각났다.

▲ <그림 3> ‘가문의 영광’, 경찰서에서 피고소인으로 조사받은 후 기념촬영

- 국세청 재임 31년, 보람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일은?

▶ 공직자로서 30년 이상 근무하고 명예퇴직 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30대 초반에 사무관으로 국제조세과에서 조세 조약에 관한 질의 회신 업무를 오랫동안 봐온 것이 지금 독도 연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니까 보람 있는 일 같다.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그때는 질의 회신 업무가 모두 기피하는 한직업무였다.

국제법의 1차적인 법원(法源)이 조약인데, 한일 양국 통틀어서 독도 연구자 중에 조약유권해석 실무 경험을 쌓은 사람은 아마도 내가 유일할 것이다. 그래서 독도문제에서 국제법적인 주장을 일본측에 대해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해외 근무할 기회가 많지 않던 시기에 일본 유학과 대사관 근무, 미국 파견, 합해서 해외 근무 7년 반이라는 최장기록을 세운 것도 보람이라기보다는 특이한 경력이라 할 수 있다.

- 1992년 ‘국제거래 전산분석방안’을 창안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활용효과는?

▶ 수출입 신고자료와 외환 매각 자료, 그리고 세금 신고자료를 서로 연계해서 신고누락을 찾는 프로그램인데, 그 당시에는 성과가 있었다. 그래서 관세청과 협의해서 국세청으로 자동적으로 통보하도록 체계를 구축해 놓았다. 오래전 이야기라서 기억도 희미하다.

그때는 dBase Ⅲ plus라는 PC용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직접 짜서 전산분석했다. dBase Ⅲ plus는 그 후에 비쥬얼 폭스 프로(Fox Pro)로 버전 업 되었다가 지금은 단종되었다.

그후 ‘독도문제에 관한 수학적 접근’ 논문 쓸 때도 그때 익힌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이용했고, 지금도 소속연구소에서 대량 번역과 한자변환 작업을 하는데 그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 마음을 비워야 될 나이에 꼭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을 수 있겠는가. 역사왜곡은 대개 침략 전쟁의 구실로 삼기 위한 것이다. 독도 문제를 포함한 일본의 식민사관, 중국의 동북공정 모두 마찬가지다. 지금 바로 잡지 않으면 나중에 큰 화근이 될 수도 있다. 역사왜곡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논문을 많이 남겨서, 세상을 떠나고 난 다음 후대에 가서라도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화근을 없애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정태상 교수 프로필]

△ 현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 연구교수
△ 독도재단 이사, 독도연구포럼(서울시 등록) 대표
△ 경북대 경제학과, 일본 쓰쿠바대 대학원(경제학석사)
△ 미국 시라큐스대학 행정대학원 1년 수료, 단국대 문학박사(독도관련 한국사전공)
△ 행정고시21회(1977년), 국세청 국제조세과 사무관, 주일대사관 세무협력관
△ 서울청 국제조사과장, 용산세무서장 2009년 명예퇴직
△ 일본 유학(정부파견), 주일대사관 세무협력관 근무, 미국 파견 등 7년 6월간 해외 근무
△ 2014년 독도를 주제로 박사학위 취득(17세기 이후 독도에 대한 한국 및 주변국의 인식과 그 변화)

□ 저서: 태정관지령이 밝혀주는 독도의 진실


정영철 기자  jyc61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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