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관계

가. 원고는 2007. 12. 24. 주식회사 OO라이프(이하 ‘OO라이프’라고 한다)에게 130억원을 대여하기로 하면서 담보로 OO라이프 주주들로부터 OO라이프 발행주식 전부에 대하여 근질권을 설정받고 2008. 1. 4. OO라이프에게 130억원을 대여하였다.

나. OO라이프는 2008. 1. 7. OO종합개발 주식회사(이하 ‘OO종합개발’이라고 한다)의 주주들로부터 OO종합개발의 주식 42,905주(전체 주식 대비 82.19%, 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를 31,000,149,650원에 매수하고, 원고로부터 차용한 금원으로 2008. 1. 9. 1차 계약금 3,115,000,000원, 2008. 3. 6. 2차 계약금 1,528,000,000원을 지급하였다.

다. 주식회사 OO리더스(이하 ‘OO리더스’라 한다)는 2008. 6. 13. 주식회사 OO은행 및 주식회사 ◇◇은행으로부터 1,030억원을 한도로 대출을 받았다.

라. OO리더스는 OO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원으로, 2010. 3. 10.부터 2010. 3. 12. 사이에 OO라이프가 2008. 1. 7. 매수한 주식매도잔금 26,357,149,650원을 OO종합개발의 주주들에게 송금하였다.

마. OO종합개발은 2010. 3. 10. OO은행과 사이에, OO종합개발을 위탁자, OO은행을 수탁자 겸 1순위 우선수익자, OO리더스를 채무자, OO라이프를 수익자 겸 연대보증채무자, 주식회사 ◉◉(이하 ‘◉◉’이라 한다)을 2순위 우선수익자로 하여, OO종합개발이 소유한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소재 건물과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을 OO은행에 담보로 신탁하는 내용의 부동산신탁계약을 체결하였다.

바. 원고는 OO라이프가 원고에 대한 대여금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자, 2010. 5.경까지 OO라이프의 발행주식 전부에 대한 근질권을 실행하여 OO라이프의 발행주식 전부를 취득하고 OO라이프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새로 임원을 선임하였다.

사. OO리더스가 대출만기일인 2010. 6. 14.까지 OO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자, ◉◉은 같은 날 이를 인수하여 변제하였다. 위 부동산신탁계약의 2순위 우선수익자인 ◉◉은 2010. 6. 16. 수탁자 겸 1순위 우선수익자인 OO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대금 30,859,933,560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신탁재산처분약정서를 작성하고,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같은 날 ◉◉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아. 피고는 2014. 12. 1. OO종합개발에 이 사건 부동산이 ◉◉에 이전됨에 따라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2010사업연도 법인세 약 110억원을 결정·고지하였다. OO종합개발이 납부기한인 2015. 1. 14.까지 위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자, 피고는 위 법인세의 납세의무 성립일(2010. 12. 31.)을 기준으로 OO라이프가 OO종합개발의 과점주주(82.19%)라고 보아 OO라이프를 OO종합개발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2015. 2. 2. OO라이프에 대하여 OO종합개발의 체납세액 중 지분비율에 해당하는 9,334,244,690원에 대하여 납부통지를 하였다. 이후 피고는 일부를 감액경정하여 OO라이프의 제2차 납세의무 지정금액을 8,396,404,580원으로 변경하였다.

자. 피고는 OO라이프가 납부기한까지 위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자 OO라이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원고를 OO라이프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2015. 3. 10. 원고에게 법인세 8,396,404,580원의 납부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범위이다.

3. 대상 판결의 요지(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8두36110 판결)

가. 국세기본법 제39조 본문은 “법인의 재산으로 그 법인에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과 체납처분비에 충당하여도 부족한 경우에는 그 국세의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그 부족한 금액에 대하여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중 국세기본법 제39조 제2호(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자는 주주 또는 유한책임사원 1명과 그의 특수관계인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로서 그들의 소유주식 합계 또는 출자액 합계가 해당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50을 초과하는 이른바 과점주주이면서 그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들을 말한다.

나. 국세기본법 제39조에 규정된 제2차 납세의무는 조세징수의 확보를 위하여 원래의 납세의무자인 법인의 재산에 대하여 체납처분을 하여도 징수하여야 할 조세에 부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사법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실질적으로 법인의 운영을 지배할 수 있는 출자자에 한하여 법인으로부터 징수할 수 없는 액을 한도로 하여 보충적으로 납세의무를 부담케 하는 제도이다(대법원 1995. 6. 13. 선고 94누1463 판결 등 참조).

한편 이 사건 조항의 취지는, 회사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는 실질적인 운영자인 과점주주는 회사의 수익은 자신에게 귀속시키고 그 손실은 회사에 떠넘김으로써 회사의 법인격을 악용하여 이를 형해화시킬 우려가 크므로 이를 방지하여 실질적인 조세평등을 이루려는 데 있다(헌법재판소 1997. 6. 26. 선고 93헌바49 등 결정 참조).

그러나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는 사법상 주주 유한책임의 원칙에 대한 중대한 예외로서 본래의 납세의무자가 아닌 제3자에게 보충적인 납세의무를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적용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은 법인에 대한 제2차 납세의무자로 과점주주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그 법인의 과점주주인 법인(이하 ‘1차 과점주주’라고 한다)이 제2차 납세의무자로서 체납한 국세 등에 대하여 1차 과점주주의 과점주주(이하 ‘2차 과점주주’라고 한다)가 또다시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고 규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2차 과점주주가 단지 1차 과점주주의 과점주주라는 사정만으로 1차 과점주주를 넘어 2차 과점주주에까지 그 보충적 납세의무를 확장하여 이 사건 조항에서 규정한 과점주주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앞서 본 이 사건 조항의 취지와 엄격해석의 필요성에 비추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OO라이프가 OO종합개발의 발행주식 총수의 82.19% 상당의 주식을 취득한 과점주주에 해당하는 사실을 인정하고,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원고가 OO라이프의 발행주식 전부를 취득한 과점주주에 해당하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조항에 따라 법인의 과점주주에게 부과되는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자인 OO종합개발에 대한 과점주주인 OO라이프까지만 적용되고, 단지 원고가 OO라이프의 과점주주라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까지 확대하여 적용될 수는 없다는 이유로, 피고가 원고를 OO라이프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법인세를 납부통지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규정과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 성립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대상 판결에 대하여

가. 제2차 납세의무 관련 사항

(1) 제2차 납세의무의 의의와 유형

“제2차 납세의무자”란 ‘납세자가 납세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납세자를 갈음하여 납세의무를 지는 자’를 말한다(국세기본법 제2조 제11호).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는 다른 제2차 납세의무와 마찬가지로 실질과세원칙을 구현하기 위하여 법인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과점주주로 하여금 주된 납세의무자인 법인에 대한 보충적 납세의무를 부담하도록 하여 조세 형평 및 조세징수의 확보를 달성하기 위한 제도로서, 특히 비상장회사 등 소규모의 폐쇄적인 회사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는 과점주주가 회사의 법인격을 악용하여 회사의 수익은 자신에게 귀속시키고 그 손실은 회사에 떠넘김으로써 조세회피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여 실질적인 조세평등을 이루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헌법재판소 1997. 6. 26.자 93헌바49 결정, 대법원 2004. 10. 27. 선고 2003두1165 판결 등).

국세기본법상 제2차 납세의무에는 ① 해산하는 법인의 체납세액에 대한 청산인 또는 청산 후 남은 재산을 분배받거나 인도받은 자의 제2차 납세의무(국세기본법 제38조), ② 법인의 체납세액에 대한 출자자 등(과점주주, 무한책임사원)의 제2차 납세의무(국세기본법 제39조), ③ 무한책임사원 또는 과점주주의 체납세액에 대한 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국세기본법 제40조), ④ 사업양도인의 체납세액에 대한 사업양수인의 제2차 납세의무(국세기본법 제41조)가 있다.

위 ②항의 “과점주주”란 주주(2015. 1. 1.부터 상장법인의 주주를 포함하나, 지방세기본법에서는 상장법인의 주주를 제외. 국세기본법 제39조, 지방세기본법 제46조) 또는 유한책임사원 1인과 그의 특수관계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로서 그들의 소유주식의 합계 또는 출자액의 합계가 해당 법인의 발행주식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50을 초과하면서 그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들을 말한다(국세기본법 제39조 제2호).

여기에서 ‘특수관계인’은 쌍방관계로 규정되어 있다. 즉, 특수관계인은 본인과 국세기본법 시행령이 정하는 친족관계, 경제적 연관관계나 경영지배관계 중 어느 하나의 관계에 있는 자인데, 세법의 적용시 본인도 그 특수관계인의 특수관계인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국세기본법 제2조 제20호. 2011. 12. 31. 개정시 신설). 이러한 규정이 나오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은 대법원 판결 때문이다.

대법원 2011. 7. 21. 선고 2008두150 전원합의체 판결은, ‘부당행위계산부인에 있어서 법인세법상의 특수관계자는 문언상 납세의무자인 법인을 기준으로 하여 법인세법 시행령 제87조 제1항의 관계에 있는 자만을 특수관계자로 보아야 하고, 거래상대방을 기준으로 납세의무자가 그와 같은 관계에 있는 경우 그 거래상대방은 특수관계자로 볼 수 없다. 즉, 납세의무자인 법인을 기준으로 해서만 판단하여야 한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87조 제1항 제4호는 주주가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출자하고 있는 다른 법인을 특수관계자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납세의무자인 법인(A)의 주주(A법인의 지분 50% 소유, B법인의 지분 20% 소유)가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0 미만을 출자하고 있는 법인(B)은 그 법인의 주주가 납세의무자인 법인의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특수관계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해석에 따라 결국 A법인과 B법인은 법인세법상 특수관계자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A법인이 B법인에게 현저히 낮은 저가로 토지를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과세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관련규정의 개정경위(‘법인의 주주’에서 ‘법인과 주주의 관계에 있는 자’로 개정하여 이미 쌍방관계가 성립하였음)에 비추어 볼 때 법률의 개정 없이도 과세가 가능하였는데, 위 대법원 판결이 문제가 있다.

④항에서 양수인이 부담하는 ‘사업양도일 이전에 양도인의 납세의무가 확정(성립이 아님)된 당해 사업에 관한 국세’에는 예정신고가 이루어진 부가가치세도 포함한다(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두3428 판결).

(2) 부과․징수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자의 조세체납이 있고, 그에 대하여 체납처분을 집행하여도 징수할 금액에 부족이 있어야 한다. 제2차 납세의무는 제2차 납세의무자에 대한 납부통지에 의하여 확정된다. 제2차 납세의무자에 대한 부과제척기간은 주된 납세의무와는 별도로 진행되고, 주된 납세의무의 납부기한이 경과한 날 이후로서 제2차 납세의무가 성립한 날(주된 납세의무자의 체납 등 요건사실의 발생)로부터 5년이다(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두13234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두11750 판결 등).

(3) 본래의 납세의무와의 관계

(가) 부종성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의 존재를 전제로 성립하고 주된 납세의무에 관하여 생긴 사유는 제2차 납세의무에도 그 효력이 있다. 따라서 주된 납세의무가 무효이거나 취소되면 제2차 납세의무도 무효로 되고, 주된 납세의무의 내용이 변경되면 제2차 납세의무의 내용도 변경되며, 주된 납세의무가 소멸하면 제2차 납세의무도 소멸한다.

(나) 보충성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자에 대하여 체납처분을 집행하여도 징수하여야 할 세액이 부족하다고 인정될 경우에 한하여 그 부족액을 한도로 하여 인정된다. 여기서 징수할 금액의 부족액은 주된 납세의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현실적으로 체납처분을 한 결과 발생한 징수부족액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주된 납세의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체납처분을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징수부족액이 생길 것이라고 인정되면 족하다는 것이 판례이다(대법원 1996. 2. 23. 선고 95누14756 판결).

(4) 유형별 책임범위

제2차 납세의무자의 책임범위는 유형별로 다음과 같이 차이가 있다. 청산인은 분배 또는 인도한 재산의 가액, 잔여재산의 분배 또는 인도를 받은 자는 각자가 받은 재산의 가액을 한도로 한다(국세기본법 제38조 제2항).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출자자 등은 납세자의 체납 당시가 아니라 당해 국세의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의 무한책임사원 또는 과점주주이다. 과점주주의 책임범위는 부족한 금액 중 각 과점주주의 소유주식비율(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제외하고, 형식적인 소유비율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비율을 의미) 또는 출자비율에 따른 금액이다(국세기본법 제39조 단서).

또한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법인은 법인의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을 공제한 가액을 그 법인의 발행주식총액(출자총액)으로 나눈 가액에 그 출자자의 소유주식금액(출자금액)을 곱하여 산출한 금액을 한도로 책임을 지며(국세기본법 제40조 제2항), 사업양수인은 양도일 이전에 납세의무가 확정된 체납세액에 대하여 양수한 재산의 가액을 한도로 책임을 진다(국세기본법 제41조 제1항).

(5) 제2차 납세의무자에 대한 부과처분 불복절차에서 선행처분인 주된 납세의무자에 대한 부과처분의 하자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국세기본법 제55조 제2항은 제2차 납세의무자 등 이해관계인은 주된 납세의무자에 대한 부과처분에 대하여 직접 불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차 납세의무자가 주된 납세의무자에 대한 부과처분을 다투는 절차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납부통지에 대하여 다투는 절차에서 제2차 납세의무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불복하는 이외에 주된 납세의무자에 대한 부과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다툴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주된 납세의무자에 대한 부과처분에 무효 또는 부존재의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이유로 제2차 납세의무자에 대한 납부통지를 다툴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취소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긍정설과 부정설이 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주된 납세의무에 대하여 발생한 사유는 원칙적으로 제2차 납세의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부종성을 갖는 것이고, 따라서 제2차 납세의무자는 주된 납세의무의 위법 여부에 대한 확정에 관계 없이 자신에 대한 제2차 납세의무 부과처분의 취소소송에서 주된 납세의무자에 대한 부과처분의 하자를 주장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긍정설을 취하고 있다(2009. 1. 15. 선고 2006두14926 판결).

납세자를 보호한다는 관점에서는 대법원 판결이 타당하나, 제2차 납세의무자에 대한 납부통지는 징수처분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징수처분은 선행처분과 별개의 독립된 처분이므로 선행처분에 존재하는 하자가 당연무효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후행처분인 징수처분에 그대로 승계되지 아니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라는 점(대법원 2006. 9. 8. 선고 2005두14394 판결,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09두14439 판결 등)에서 위와 같은 판례가 변경되지 않는 한도내에서는 징수처분인 제2차 납세의무자에 대한 납부통지에 대한 불복절차에서 주된 납세의무자에 대한 부과처분의 취소사유인 하자를 주장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일관성이 있다.

나. 제2차 납세의무의 범위 관련 판결

대법원은 A법인이 영위하던 사업을 B법인에게 양도하였으나 해당 사업에 관한 세금을 체납하자, 과세관청이 사업양수인인 B법인에게 A의 체납세액에 대한 제2차 납세의무를 부과하였고, B법인 역시 위 세금을 납부하지 아니하자, 과세관청이 다시 B법인의 과점주주인 C(자연인)에게 제2차 납세의무를 부과한 사안에서, ‘법인이 사업양수인으로서 국세기본법 제41조에 따라 사업양도인에게 부과된 당해 사업에 관한 국세 가산금에 대하여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된 때에는 양도인에게 부과된 국세 가산금도 법인의 과점주주가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그 법인에게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 가산금’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하여, 사업양도인이 체납한 당해 사업에 관한 세금에 대하여 사업양수인인 법인이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사업양수인인 법인이 체납한 세금에 대하여 그 법인의 과점주주에게 제2차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누10210 판결).

위 92누10210 판결은 사업양수인의 제2차 납세의무에 관한 판결이지만, 사업양수인이 제2차 납세의무자로서 지는 납세의무에 대해 그의 체납시 다시 사업양수인의 과점주주가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는 것으로서 제2차 납세의무는 최초의 제2차 납세의무자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제2차 납세의무자에게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위 92누10210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대상 판결의 사안에서 원고에게 제2차 납세의무가 성립한다.

다. 대상 판결의 의미

대상 판결은 국세기본법 제39조의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의 범위를 납세자의 과점주주(1차 과점주주)에 한정하고, 납세자의 과점주주의 과점주주(2차 과점주주)는 납세자의 체납세액을 그의 과점주주(1차 과점주주)가 다시 체납하더라도 그에 대한 제2차 납세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하여 과점주주의 책임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한 첫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 대상 판결에 따르면,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자회사가 손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에서 손자회사의 체납세액이 발생한 경우 손자회사의 체납세액에 대해 자회사는 과점주주로서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지만, 자회사가 제2차 납세의무자로서 지는 손자회사의 체납세액을 다시 체납하는 경우 모회사는 자회사의 체납세액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결론이 된다.

대상 판결은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여 위와 같은 결론을 내렸는데, 사업양수인의 제2차 납세의무에 관한 위 92누10210 판결과 배치되는 점에 대해 명확하게 판단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국세기본법 제39조의 문언상 대상 판결과 같이 과점주주의 책임의 범위를 제한할 명확한 근거는 없고, 대상 판결과 같이 해석하는 경우 조세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위와 같은 지배구조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입법론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

[유철형 변호사 프로필]

△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 행안부 고문변호사
△ 행안부 지방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 기재부 고문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 전 기재부 세제실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 전 국세청 고문변호사
△ (사)한국조세연구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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