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국세공무원 명예퇴직...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세무대 1기…교육원 교수 등 6년이 가장 기억에 남아

`2015년 재활용폐자재매입세액 공제 조특법 제안 관철
 

“36년 동안 대과없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국세공무원의 길이었다. 그동안 힘든 일도 많았고, 보람된 일도 있었지만 오롯이 그릇에 음식을 담 듯 그러한 삶을 살아온 것 같다. 나의 새로운 도전은 또 다른 시작이고, 국세공무원으로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36년 3개월. 한경호 분당세무서장이 그 긴 여정을 이렇게 한마디로 서두를 열었다. 그가 국세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이다. 한경호 서장은 이처럼 반평생을 국세공무원의 길을 걸어왔고 이제 세무사로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8일 명예퇴직을 한 후 안산에서 개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 서장은 63년 신라천년의 수도 경주에서 태어나 경주고와 국립 세무대학 1기로 졸업하고 1983년 4월1일 8급으로 특채돼 북대구세무서로 초임 발령을 받았다. 약1년 8개월 후인 84년 11월 13일부터 군복무를 시작하여 87년 3월 북대구세무서로 복직했다.

초임 시절의 어려움을 묻자, 그는 “첫 발령을 받고 일선 세무서에서 실무에 투입되니, 실무경험이 없었다. 한 번은 세무조사를 했는데 불복청구에 대비해 충분한 자료를 준비하지 못해 과세를 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지난 93년 안양세무서 소득세과로 전입돼 업무를 하던 중 터졌던 사고도 잊지못한다고 했다. "당시 처음으로 신고서 등을 전산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전산이 도입된 시기였는데, 사고나 터져 이를 바로 잡는데 1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으며, 원상복구를 위해 전 직원이 매일 오후 9시~10시까지 일한 것은 물론 심지어 일요일도 일을 했다”고 소회했다. 그는 “지금도 당시 함께 어려움을 극복했던 인연으로 당시 같이 일했던 직원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온 계기는, 교육에서 1등을 해 수도권 선택이 주어졌다. 그래서 안양세무서로 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러 가지 분야에서 일을 했지만, 특히 교육원에서 6년 동안 일한 것은 국세공무원 인생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준 계기가 됐다고 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근무했으며, 교수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교육원에서 야근을 하며 고생을 한 것은 물론 교육원의 제주도 이전에 대한 대비책으로 직장교육 확대와 사이버 교육을 활성화 하는데 기여했다. 또한 많은 컨텐츠를 개발하고 강좌도 늘리니 교육생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다고 전했다. 위에서 지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발하고 만들어 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 교육원장이었던 김재웅 전 서울국세청장(세대 1기)과 함께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한 서장은 지난 2015년 재활용폐자재 매입세액 공제제도 조세특례제한법 규정을 제안해 관철시킨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종전에는 폐지와 파지 등 재활용자원을 일반인으로부터 매입할 때 영수증을 끊어 주고 매입금액에 대해 공제를 해주다보니 제지공장 등에 판매하는 금액보다 매입금액이 많아 사업자들이 이를 악용하는 바람에 자료상이 엄청 성행하게 됐다.

한 서장은 이를 법으로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50페이지 분량의 제안서를 만들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관련 법을 개정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그는 논산세무서장과 분당세무서장으로 재직 시 초임 직원의 경우 실무경험이 적은 것을 감안해 과별 주 2회 이상 자체교육을 활성화시키면서 관리자로서의 능력도 인정받았다.

그는 현재 중부청 관내 세무서 중 세수 2위를 자랑하는 분당세무서장을 지난해 7월부터 맡아오고 있다. 분당 지역은 일반구 중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 밀집도 지역이다. 판교신도시 개발 등으로 급성장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2018년 세수는 4조 9772억원으로 2017년 대비 4698억원이 증가했다. 그만큼 분당 지역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KT, 한국지역난방공사, 대한송유관공사, 네이버 등 대기업군이 있으며 판교테크노벨리에는 1300여개의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판교 1.2.3테크노벨리, 백현마이더스 산업단지, 분당벤처벨리를 포함한 첨단산업기술단지 조성을 추진되고 있어 IT기업의 분당 러시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판교테크노벨리는 국가경쟁력과 판교신도시의 자족기능 강화를 위해 정부와 경기도가 주도해 2005년~2015년 개발된 첨단연구개발단지로 성공한 케이스로 우리나라 대표 IT, BT, CT, NT 기업인 넥슨, NC소프트, 카카오, NHN, 안랩, SK케미칼, 포스코CT, 한화테크윈 등이 있으며 경기도창조경제혁신센터와 글로벌R&D센터, 스타트업캠퍼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등 기관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한 서장의 마지막 보직인 분당세무서장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의 세정의 중심엔 납세서비스에 있다. 그래서 다양한 형태의 영세납세자들을 위한 활동에도 세정을 집중하고 있다. 영세납세자들이 세금고민 없이 생업에 전념할 수 있는 세정환경 조성을 위해 세금교실, 방문상담 등 세무지원콘텐츠를 수시로 구성해 납세자의 세금불편 사항을 언제 어디서나 신속하게 해결하고 있다.

전통시장인 분당돌고래 전통시장, 분당 코끼리 전통시장과 창업지원센터인 판교 창조경제혁신센터, 판교넥슨파트너즈, 한국폴리텍대학 그리고 황송보인복지관 및 정자마을 노인정 등 노인복지관, 성남시청 및 주민센터 등에서 현장상담실, 간담회, 세금교실 등 30여회의 공감소통행사를 진행해 납세자들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중부청이 지난해 4월부터 시범적으로 분당과 기흥세무서 방문민원센터를 설치했는데, 한경호 서장 재직 기간 연간 4만 건에 이르는 상담을 했다. 하루 200여건, 월평균 3800여건에 이른다. 개인1과, 개인2과, 법인세과 직원들이 오전 오후 교대로 상담에 임하고 있다.

한 서장은 또 사회공헌활동에도 중점을 두었다고 했다. 작년 9월 13일 사회복지법인 무지개동산 <예가원>을 찾아 국세청 2018년 추석맞이 사랑의 씨앗모음 바자회 수익금 배부액에서 성금과 샴푸 등 생활용품을 전달했으며, 관할구청 사회복지과 추천을 받아 분당세무서 사회공헌활동기금에서 지자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매월 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분당세무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8년 3월 난소암 발병으로 퇴직했으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실정임을 알고 분당세무서 직원대표위원회에서 사회공헌활동기금으로 매월 2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1월 중탑종합사회복지관에 성금 및 위문품을 전달하는 한편 이러한 활동이 1회성 격려방문이나 봉사활동보다는 향후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방문 및 봉사활동이 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그는 늘 능동적이고 소탈하며 온화한 성격과 업무에 있어서는 치밀하고 합리적이어서 직원 상호간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7월이면 세무사로서 제2의 인생을 출발하게 된다. 세무서장에서 세무사로서 어떠한 모습으로 납세자들에게 다가갈지 기대가 크다.
 

<한경호 분당세무서장…He is?>

지난 2018년 7월 9일 분당세무서에 부임. 경북 경주 생으로 경주고와 국립세무대학 1기 졸업한 후 지난 83년 4월 국세공무원으로 임용.

△서대구세무서 △안양세무서 △중부청 조사2국 △사무관 승진(2008.7) △부천세무서 소득세과장 △국세공무원교육원 교수 △국세공무원교육원 운영과 계장 △서기관 승진(2014.11) △중부청 조사3국 조사관리4팀장 △논산세무서장 △중부청 개인납세1과장 △분당세무서장(2018.7.9.~2019.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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