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이전 6월에는 서울청 조사국 2개 팀원 전원 접대 받아

심재철 의원 “김영란법 위반 명백한데도 수사기관에 통보하지 않아”

현대차 근무자 “김현준 청장이 꼬리자르기 시도해 범법자 만들었다”

지난해 서울청 조사1국 요원 3명이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 현대차로부터 접대를 받은 것 외에도, 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조사1국 2개팀 요원 전원이 현대차로부터 고급 리무진 버스로 교통편의와 점심에는 언양불고기 접대, 저녁에는 자연산 회 접대 및 숙소 인근 유흥업소에서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서울청장은 새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김현준 서울청장이며, 조사국 요원들이 불법접대를 받은 사실을 알면서도 직원들에 대한 징계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26일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안양동안을)은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가 서울지방국세청장 재임 당시 언론을 통해 논란이 된 현대자동차 세무조사 관련 접대 비리건과 관련해 당시 언론을 통해 밝혀진 3명뿐만이 아니라 조사국 담당 세무조사 직원 14명 전체가 불법접대를 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 의원에 따르면 김현준 서울지방국세청장은 해당 사건을 조사하면서 국세청 직원들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수사기관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으며, 6월 현재까지도 이들 비위 직원들에 대한 징계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관 3명은 세무조사차 울산에 내려가 3차례 식사 접대와 술 접대를 받았고, 현대자동차측이 해당 비용을 지불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다른 팀으로 전보조치 되는 등의 징계를 받았다.

이와 관련 심재철 의원이 현대자동차 직원으로부터 입수한 제보를 국세청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전인 6월에도 대기업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청 조사1국의 2개팀, 14명의 조사관 전원이 현대차 측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것.

서울청 직원 몇 명의 일탈행위가 아니라 세무조사 전원이 6월 세무조사 당시 차량제공 및 식사접대를 3차례나 제공받았으며, 11월경 언론보도를 통해 문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비위 국세청 직원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징계가 결정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국세청에서는 최종징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을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심재철 의원은 “김현준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접대 받은 사실에 대해 함구령을 내리고 현대자동차 측에 접대금액을 낮추기 위해 접대에 관련이 없는 직원들까지도 접대에 참석한 것처럼 꾸며 주기를 요구해 관련이 없는 현대차 직원들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범법자가 되었다”는 제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에 근무하고 있는 익명의 제보자는 “김현준 청장이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를 시도했으며 접대를 받은 국세청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선량한 국민을 범법자로 만들었다. 이런 사람이 국가 세무를 총괄하는 국세청장에 지명된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아직도 대기업에 접대 받으면 아무 일도 없다고 믿는 저 세무공무원들에게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심재철 의원은 “현대자동차에서 제보 받은 내용 중 당시 언론에 나와 있지 않은 구체적인 접대 내용과 당시 국세청 직원들이 묵었던 숙소명(신라스테이 근처, 울산 삼산) 등을 확인한 결과 사실로 밝혀졌다. 김현준 후보자가 당시 서울국세청장으로서 해당 사건에 얼마만큼 개입해 불법적인 지시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해 사실여부를 밝혀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 "심 의원 주장과 달리 올해 1월 비위 관련자 전체에 대해 징계 조치에 들어갔다"며 "인사혁신처 산하 중앙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징계요구 후 결론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위 관련자 중 상당수는 김 후보자가 서울지방국세청장이 되기 전에 사건에 연루돼 김 후보자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현대차 측에 접대와 관련 없는 직원들까지 접대 자리에 참석한 것처럼 꾸며달라고 했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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