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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주류유통에 켜켜이 쌓여온 ‘불법리베이트’…‘쌍벌제’로 잡힐까

한효정 기자l승인2019.06.27 08: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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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내달1일 ‘주류거래질서 명령위임 고시’에 ‘쌍벌제’ 시행
김현준 국세청장, ‘주류 불법 리베이트’ 철저한 근절 의지 표명

주류도매협, 쌍벌제 “찬성”…유흥음식업 등은 “반대”…국민청원
 

▲ 사진은 기사와 특별한 관련은 없습니다.

내달 1일부터 ‘주류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개정안을 시행, 위스키를 제외한 나머지 술의 금품 리베이트를 전면 금지하고, 제공한 사람뿐만 아니라 받은 사람도 처벌하는 일명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된다.

‘리베이트 쌍벌제’라는 처방전이 수 십년간 이어진 주류유통업계에 만연한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는데 얼마나 약효를 보일런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현준 국세청장 내정자는 지난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주류 불법 리베이트는 탈세와 과당경쟁을 유발하는 주류업계 부실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주류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철저한 근절 의지를 표명해 고시가 시행이후 국세청의 대응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그는 불법 리베이트는 공급자가 거래처를 독점적으로 확보·유지하기 위해 주류 구매자에게 변칙적으로 지급하는 경제적 이익이라고까지 규정했다.

리베이트는 지불 대금이나 이자의 일부 상당액을 지불인에게 되돌려주는 것으로 통상 주류 도매업소에 대해 선금을 지불하고 주류 판매를 계약하거나, 업소에서 소요되는 제반비용 등을 대납하는 행위 등을 말한다.

국세청 개정 고시가 시행되면 앞으로는 이러한 주류 거래 과정에서 금품 등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주류 제조·수입업체 뿐 아니라 이를 받는 도·소매업체도 함께 처벌받게 되는 것이다.

현재 이번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일부 업계의 주장만 반영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주류도매업자와 판매업자, 자영업자 등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 차가 뚜렷하게 엇갈리며 ‘진통’중이다.

이에따라 현재 개정 고시안의 시행이 다소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리베이트 자체가 정상이 아닌 변칙적이라는 점에서 ‘쌍벌제’라는 고시 개정안의 핵심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세청이 예고한 고시 개정안은 ▲제1조 제6호(주류제조업자와 수입업자의 준수사항) 주류공급과 관련하여 장려금 또는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금품 및 주류제공 또는 외상매출금을 경감함으로써 무자료거래를 조장하거나 주류거래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

또 ▲제3조 제3호(종합주류도매업자나 특정주류도매업자 등의 준수사항) 주류 공급과 관련하여 장려금 또는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금품 및 주류제공 또는 외상매출금을 경감함으로써 무자료거래를 조장하거나 주류거래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아울러 ▲제4조 제1호(의제판매업자나 소매업자의 준수사항) 주류공급과 관련하여 장려금 또는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금품 및 주류 제공을 요청하거나 받아서는 안되며, 무자료거래를 조장하거나 주류거래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

만일 기준 초과 경품 제공, 구입가 이하 판매, 장려금 등 수취, 주류 또는 주류 교환권 제공 시 조세범처벌법 및 과태료 양정규정에 따라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세청은 다만 위스키의 경우 제조회사나 수입회사의 영업 및 판촉 상황이 마땅치 않은 현실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리베이트를 허용했다.

우선 리베이트 제공이 전면 금지된 소주, 맥주 제조사 업계는 이번 개정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주류제조사 홍보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마련하고, 상생협력 방안 모색을 모색하는 한편 주류 가격인하의 종합적인 검토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주류도매업중앙회 역시 이번 개정안을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리베이트 혜택을 거의 못 보는 영세 도매 사업자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중앙회 입장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정석 중앙회장은 “리베이트의 대부분이 상위 10% 도매 사업자에 집중돼, 리베이트 혜택을 받지 못한 나머지 영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천 뿐 아니라 경기도 내 도매사들이 최근에만 3곳이나 폐업을 했다. 관행화 된 불공정한 거래의 대가로 생존권을 걱정하는 단계다. 이제는 정책적 해결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반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와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는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프랜차이즈협회 측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주류 도매상들과 영세 창업자 간의 이른바 ‘주류대여금(도매상들이 자영업자의 창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 주는 자금)’이 불가능해지고 이는 곧 영세 창업자의 자금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주류 제조사와 도매상으로부터 지원받았던 냉동고와 냉장고 등 내구소비재 지원이 금지돼 외식 자영업자의 경영상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7일 국세청 방문, 19일 부산지방국세청 앞 규탄대회를 진행한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김춘길 회장은 “당초 오는 28일에 세종시 국세청 본청에서 대회를 열고 의사를 재전달 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잠정 연기했다”며 “이번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국세청에 분명히 전달했고, 이 부분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내달 1일 시행 예정인 고시개정이 순연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 이번 ‘리베이트 쌍벌제’ 개정안이 수 십년간 이어진 리베이트 관행 근절의 해결책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주류 리베이트는 위스키시장에서 가장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 위스키 전체 출고량은 약 50% 가까이 감소한 사실과 관련, 주류 판매업체들이 거래처에 현금성 리베이트를 30% 이상까지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주류시장의 경우 소주, 맥주가 전체 시장의 80~9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편중이 심하다.

소주, 맥주로 더 높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제살 깍아먹기식’ 저가경쟁을 통해 주류물량을 덤핑으로 소매에 넘기고, 이로 인한 손실은 제조사가 주는 리베이트로 메꿀수 밖에 없는 구조다.

기본적으로 리베이트는 회사의 수익을 맞추는 기형적인 수단이다. 주류유통단계에 있는 주체들이 우선은 금전적인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고, 제조사의 실적만능주의에 따른 모든 편법이 동원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주류유통업계에 뿌리 깊은 리베이트가 주류유통시장을 얼마나 건전화 시킬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리베이트 금지가 술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이는 소비자의 불이익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류 판매장려금 금지가 주점의 1+1 할인이나 편의점의 4캔 1만원 등 프로모션을 불가능하게 해 사실상 주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음주문화가 회식형에서 혼술형으로 바뀌면서 주류업계의 경쟁이 심화된 것은 물론, ‘윤창호법’ 시행으로 새벽 전담 대리운전 업체 등도 속속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리베이트 금지는 주류산업의 자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세청의 고시시행 의지는 단호하다.

국세청 소비세과 관계자는 “주류유통에서 발생하는 불법 리베이트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다만, 이번 고시 개정안에 대해 각 업계에서 다양한 의견을 많이 제출한 상태다. 현재 내부적인 사안이 걸려 있어 정책 방안의 수정 여부 등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해 개정안의 보안 여지를 남겼다.

한편 이번 국세청 고시개정안과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된 상태다. ‘다음 달 7월 1일 고시될 주세법개정안은 자영업자를 또 한번 죽인다’는 제목이다.


한효정 기자  snap11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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