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8일 금요일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는 제57회 한국세무사회 정기총회가 열렸습니다. 총회는 회무보고 및 결산안 승인부터 회장 등 임원 선임안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초년생 회원인 필자에게 몇 가지 낯설게 보이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총회는 원래 무료하고 지루한 회의입니다. 그런데 한참 회의가 진행 중에 갑자기 앞자리 임원석에서 한명이 일어나서 손짓으로 마이크를 달라고 하더니 갑자기 임원수당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회장 수당이 현재 1억5천만 원인데 2억 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임원 수당도 5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자면서 세금 떼면 1억3천만 원에 불과한 급여로는 대외 활동 경비처리를 못 하는 비용이 많으니 특수활동비 성격의 수당을 올려달라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손짓으로 마이크를 받을 때부터 발언을 마칠 때까지 회장과 운영진은 아무 이야기 못 하는 모습이 저 같은 초년생 세무사로 볼 때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회원들은 예상 못 한 임원수당 인상에 어리둥절하면서 웅성거리는 중에 박수로 찬성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데 한 회원이 뛰어나오면서 등록번호와 성명을 정확히 밝히면서 반대 발언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요지는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불법적인 로비활동은 할 수가 없고 그 외 대외행사 경비는 정상 비용 처리되는데 아무리 그래도 총회에서 노골적으로 로비자금이 필요한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수당을 올려달라는 것은 안된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뒤이어 한 회원이 반론으로 ‘대외 활동해보지 않은 분의 주장이다. 실제로 회장수당은 어떻게 쓰는지 다 안다’라고 주장하였지만, 수정안에 대하여 정식으로 기립 표결한 결과 재적인원 717명에 반대 373명, 찬성 289명으로 과반수를 넘지 않아서 부결되었습니다.

최근 공익단체 임원들은 선거공약에서나 총회를 운영하면서도 임원의 급여삭감 등 자발적인 희생과 총회 운영 경비는 최대로 줄이는 추세로 일반 회원들이 바라는 것입니다.

정부 각 부처는 물론 사회단체의 특수활동비 성격의 예산과 사용내역 남용에 대하여는 엄하게 처벌하는 추세인데 공개석상에서 비용처리 안 해도 되는 수당을 배로 올려 달라는 것은 아찔한 풍경이었습니다.

이어 제31대 임원선거 개표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원경희 회원이 회장에 선출되고 당선 소감을 밝히는데 전에 여주시장을 역임하여서인지 깔끔하게 말도 잘하고 회원을 위하여 일한다는 충만한 기개와 역량을 보여주어서 앞으로 세무사회 권익 보호 활동에 큰 기대를 갖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선출 임원인 윤리위원장과 감사의 당선 소감에서는 한 분은 총회에 대한 그동안 서운함과 나머지 두 분은 신임 회장에 대한 협력만 강조하더군요.

회원에게 약속한대로 총회에 대한 견제와 협력도 이야기하고 공약에 대한 실천 의지를 밝히는 것이 멋진 소감인데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세무사회 총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면서 순간순간 낯선 풍경도 보았지만, 전체 회원의 투표에 의하여 공정하게 선출된 능력 있는 회장과 임원답게 앞으로 2년간 세무사회의 당면과제를 해결하고 각자의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대외적으로 세무사 권익을 열심히 지켜주시길 기대합니다.

[박영범 세무사 프로필]

△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 국세청 32년 근무
△ 국세청 조사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4국 근무
△ 네이버카페 '한국절세연구소'운영
△ 국립세무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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