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 "변호사 한 역할이 없는데…즉각 항소"

변호사 "안 주면 끝까지 법적 책임 물을 것"

16억원에 달하는 성공보수 지급을 둘러싼 변호사와 의뢰인 간 소송에서 법원은 애초 약정대로 성공보수를 지급하라고 변호인 손을 들어줬다.

부산지법 민사26단독 문춘언 부장판사는 9일 A 변호사가 '조은 D&C 분양사기 사건'의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489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문 판사는 "제반 사항에 비춰보면 피고가 성공보수 지급을 거부하는 이유는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인다"고 판결했다.

A 변호사와 B 씨 갈등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B 씨 등 130여명은 부산 기장군 한 상가 건물에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해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떼일 위기에 처하자 A 변호사를 찾아가 분양계약을 해제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B 씨 등은 착수금 600만원에 분양계약 해제로 중도금과 계약금을 돌려받게 되면 그 금액의 13%인 16억여원을 성공보수로 지급하기로 A 변호사와 약정을 맺었다.

피해 금액이 700억원에 이르자 대검찰청은 '조은 D&C 분양사기 사건'을 올해 '민생 1호' 사건으로 지정해 신속한 수사가 이뤄졌다.

검찰 수사로 사기 피의자들이 구속되는 등 상황이 급반전되며 2개월여 만에 신탁사가 수분양자들과의 분양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의뢰인들은 분양계약 해제 전날 돌연 A 변호사와의 위임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분양계약 해제는 수분양자의 집회·시위 때문이지 변호사가 한 역할이 없다"며 "성공보수 비용을 깎아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A 변호사는 "국회, 지자체 등에 진정서를 발송하거나 건물 사용승인이 늦어지면 위약금이 발생한다는 민사소송을 통해 신탁사를 압박하는 등 (변호인) 노력 때문에 분양계약이 해제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신탁사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 등 120억여원을 돌려받은 B 씨 등 의뢰인들은 변호사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성공보수를 줄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A 변호사는 결국 비대위 대표인 B 씨에게 돌려받은 중도금·계약금의 13%인 489만원을 내놓으라며 지난 4월 소송을 제기했다.

130여명 전체에게 소송을 걸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어 우선 B 씨에게만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 A 변호사 설명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B 씨 측은 "소액이 아닌 성공보수 전체 금액이었다면 법원 판단이 달랐을 것"이라며 즉각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A 변호사는 "비대위 측이 판결에도 불구하고 공개 사과와 성공보수 지급을 하지 않으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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