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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포트] 툭하면 징계…'성실신고확인제' 독인가? 약인가?

한효정, 유일지 기자l승인2019.07.16 09: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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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대리인들 “국세청 할 일, 납세자가 대신하는 ‘성실신고확인제’ 폐지하라”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의 경우 증빙과 금융계좌 내역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경우 사업용계좌라 해도 사업용이 아닌 금융거래의 내역도 많고, 법으로 사업용 계좌는 사업용 거래에만 사용하라고 있는 것도 아니다. 금융계좌 기말 잔액이 사업용 거래 잔액과 일치하지 않는 게 당연한데도 법인과 같이 금융계좌의 기말 잔액을 맞추라고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세무대리인 A)

“성실신고확인제는 사실 사업자가 세무대리인에게 모든 자료를 공개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어야 한다. 결국 사업자와 세무대리인 간의 신뢰가 전제되어 있지 않은 이상 제도 자체가 결점인 셈이다.”(세무대리인 B)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를 막기 위해 도입된 후 ‘권한은 없고 책임만 지어주는 제도’로 평가받는 있는 성실신고확인제를 놓고, 세무대리인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솔직히 세무대리인들의 속내는 폐지하라는 입장이다.

◆ 2012년 도입 ‘성실신고확인제’…세무사 밥벌이 & 국세청 행정력 낭비 방지한다더니

올해부터 성실신고확인 의무를 피하기 위해 법인으로 전환하는 사업자들의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개인사업자 뿐만 아니라 소규모 법인에 대해서도 성실신고확인제도가 적용되면서 세무대리인들의 ‘성실을 이끌어 내야 할 의무’가 더 늘어났다.

현재 2018년 귀속 수입금액 기준 △농업·도소매업 등 15억원 이상 △제조업·음식점업 등 7억5000만원 이상 △서비스업 등은 5억원 이상이 성실신고 대상인 가운데, 2020년 이후에는 △농업·도소매업 10억원 이상 △제조업·음식업 등 5억원 △부동산·서비스업 등 3억5000만원으로 신고기준이 더욱 강화된다.

이에 성실신고확인제에 대한 세무대리인의 업무상 징계 등 책임이 과중하다는 지적과 함께 성실 신고 여부 확인을 위한 세무대리인의 권한과 장부 또는 서류 등에 대한 질문과 검사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성실신고확인제란 2012년 처음 시행됐다. 일정 규모 이상 수입을 올리는 사업자에게 반드시 세무대리인의 확인을 받게 하는 제도다. 해당 사업자는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시 세무대리인이 작성한 ‘성실신고확인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성실신고 확인 의무를 가진 세무대리인이 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가산세는 물론 성실신고 확인 세무대리인에게 징계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

세무대리인은 사업자가 제출한 자료에 대해 수입금액 적정성, 지출비용(손익계산서 항목, 원가명세서 항목)에 대한 세금계산서·신용카드매출전표 등 적격증빙 수취여부, 각종 경비의 가공 여부, 업무 관련성 여부, 임차료, 인건비, 재료비, 주요 경비의 사업용 계좌를 사용한 송금 여부 등 전반적인 모든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성실신고확인제 도입 당시 국세청은 고소득 자영업자 탈세는 물론 세무조사 또는 신고내용 점검 등에 따른 행정력 낭비를 방지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세무대리인에겐 ‘득보다 실 많다’…문제는 뭐였을까

반면 올해로 제도 7년차를 맞은 성실신고확인제의 주최인 세무대리인들의 전반적인 평가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다.

A세무사는 성실신고 확인 시 증빙에 대한 범위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그는 “실무적으로 우선 사업용계좌의 금융자료를 모두 확인해야 하는데, 법인이 아닌 개인의 경우 증빙과 금융계좌 내역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법인과 같이 금융계좌의 기말 잔액을 맞추라고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성실신고 확인의무를 증빙에 대한 대금 수취내역 확인에 한정토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인과 달리 개인은 사업용계좌라고 하더라도 사업용이 아닌 금융거래의 내역도 많고 법으로 사업용 계좌는 사업용 거래에만 사용하라고 강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금융계좌의 기말 잔액은 사업용 거래의 잔액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법인과 같이 금융계좌의 기말 잔액을 맞추라고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세무사는 “성실신고 확인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에 따르는 제재로 징계는 물론 세무조사 대상 선정가능성까지 있어 세무대리인의 책임이 업무의 과실 등이 비추어 볼 때 너무 과중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성실신고 확인 부실 문제의 경우 주로 세무조사 단계에서 파악된다. 세무조사 대상 선정 여부는 예측할 수 없고, 성실신고 확인 대상 업체 중에서 조사대상자를 선정하지도 않는다. 즉 단지 조사대상 선정 사유에 의해 성실신고 확인 의무 위반사실이 적발되고 이에 따른 제재가 가해질 경우 다른 납세자 또는 세무대리인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무조사 단계에서 조사대상자가 이미 불성실한 신고 혐의가 있는 경우, 성실신고 추정이 사실상 깨진 상황이므로 성실하게 신고내용을 확인했음을 입증해야 하는 세무대리인은 많은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의 신빙성과 신뢰 문제도 터져 나왔다.

C세무사는 “성실신고제는 사업자와 세무대리인에게 모든 자료를 공개한다는 전제하에 시행되어야 하는 법이다. 세무대리인은 사업자가 제출한 자료를 온전히 신뢰해야 하고, 사업자는 대리인에게 100%를 공개할 수 있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실신고 확인 항목을 줄여 선택과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성실 신고 여부 확인을 위한 세무대리인의 권한과 장부 또는 서류 등에 대한 질문과 검사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한다”며 규정의 준수 여부에 따라 불성실 확인 여부를 판단해 제재를 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통적으로 세무대리인이 일정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질문 또는 검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납세자가 제출한 서류 등에 대해 확인절차만 되고 있어 성실신고여부를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D세무사는 “성실신고 확인 의무 위반 세무대리인에 대한 징계 요구 시에 위반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거나 경미한 과실이 있는 경우 등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며 “세무대리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국세청이 성실신고 확인 대상 업체에 세무조사와 별도로 주기적인 관리와 시정조치 등을 내려 자발적인 성실신고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질타했다.

한편 국세청 관계자는 “사실 성실신고 확인 시 검토할 내용의 범위가 광범위하고 관련 내용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자료 등은 대부분 납세자가 제출하거나 보관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성실신고에 반영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는 세무대리인은 물론 과세관청도 일부 한계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 세무사징계의 80%이상은 ‘성실신고’ 때문이었다

성실신고확인제에 대한 문제는 또 있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과도한 납세협력의무와 비용부담이 발생한다는 것이며, 납세자가 성실신고확인서 제출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산출세액의 5%가 가산세로 부과되고, 신고검증 및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여기에 세무대리인의 경우에는 세무공무원에 준하는 질문검사권 및 증명자료 제출요구권을 부여받지 못한 채 부실확인이 될 시 징계까지 받게 된다.

특히 기존에 법인세 등 세금신고 외에 성실신고까지 세무사가 수행하면서 검증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이미 수차례 나온 바 있다.

관보에 따르면 올해에만 세무대리인에 대한 징계 중 성실의무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건수는 총 30명의 징계자 중 25명으로 84%가량이 성실의무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지난해의 경우에도 총 52명의 징계자 중 46명, 즉 88%는 성실의무 규정 위반으로 인한 징계였다.

세무사법에 규정된 세무대리인의 징계사유는 총 5가지이며, 세무사법 제12조에는 ‘세무사는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 품위를 유지해야 하고, 세무사는 고의로 진실을 숨기거나 거짓 진술을 하지 못한다’는 성실의무 규정이 존재한다. 따라서 무기장·부실기장, 신고서류의 허위 확인, 조세에 관한 신청·청구 등의 대리를 잘못하는 등 대부분의 징계가 ‘성실의무 위반’인 것.

이러한 상황에서 성실신고확인대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세무대리업계의 또다른 문제점이다. 올해는 세법개정으로 인해 성실신고확인 대상 기준 수입금액이 낮아져 지난해 16만2000명에서 올해는 18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1000명가량 성실신고확인대상 사업자의 수가 늘었다.

이에 경기불황과 최저임금 상승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자들에게 부당한 납세협력의무를 전가시킨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세청에 따르면 E세무사는 성실신고확인대상자의 종합소득세 신고 시 수억원의 가공원가를 계상해 세액을 탈루토록 하고, 성실신고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했다. 이에 국세청은 무증빙 경비 등 가공경비를 필요경비로 계상해 종합소득세를 탈루하고 성실신고를 허위로 확인한 것은 세무사에게 요구되는 일반적인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 직무정지 및 과태료 등의 징계처분을 했다.

◆ 개선방안, “세무사에게 ‘자료청구·열람권’ 부여하고 ‘성실신고확인 기준’ 마련하라”

그동안 국세청이 수행해야 할 성실도 분석 및 검증 업무를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에게 전가시켜 그 책임을 묻고 있는 만큼, 납세자에게는 세무조사 면제 혜택을 부여하고 세무대리인에게는 사업자의 매출누락, 허위증빙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거래처 또는 관계인에 대한 자료청구·열람권 부여가 필요하다고 업계는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세무사회는 세무사들에게 성실신고확인에 필요한 권한(자료제출 요구권) 및 구체적인 업무수행 범위 및 책임의 한계를 설정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성실신고확인 업무수행기준의 제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등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시해왔으나 현재까지 수용된 바는 없다.


한효정, 유일지 기자  snap11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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