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규 전 한국세무사회장이 당선 첫 해에는 회장직무정지가처분소송과 국회에서 추진되던 변호사의 세무사자격 폐지를 위해 힘쓰느라 그가 내세운 공약을 추진할 여력이 없었으나, 2년의 임기를 모두 마친 결과 완료한 공약은 ‘단 한 건’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따라 세무사회 감사들은 지난 6월28일 제57회 세무사회 정기총회에 제출된 2018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통해 “‘당선만 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출마 시 회원들에게 제시했던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이는 회원과의 약속파기이며 직무유기”라는 따끔한 지적을 내놨다.

그러면서 새로 당선된 원경희 한국세무사회장의 주요 공약은 26개, 세부 공약을 합치면 무려 82개에 달해, 회원들에게 약속한 ‘공약’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8회계연도 감사보고서의 ‘이창규 집행부의 주요공약과 진행상황’ 자료에 따르면 공약을 이행한 것은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부여 폐지’ 단 한 건이었다. 이 또한 업계에서는 그가 당선후 ‘불가근’해온 전 회장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라는 지적속에 나머지 공약들은 미이행 혹은 일부이행 등으로 나타나 감사들의 지적대로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나마 일부이행 공약도 회비인하 공약중 일반회비만 50% 인하해 실적회비 인하는 손대지 못했고, 세무사랑Pro 사용율 70% 달성은 60%까지, 소모성 경비삭감·임원수당 등 폐지는 임원특별수당을 축소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처 조직축소 및 인력감축은 조직개편 소규모 완료, 예산안·감사보고서 홈페이지 사전 공시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이행된 공약을 살펴보면 △회원들의 한길출자금 28억원을 한길에 매각·회수 △세무사 징계권 이양 및 징계양정규정 개정(단 지방국세청장의 징계요구권 폐지)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 저지(단계적 축소) △지방세조사 국세청으로 일원화 △세무사선발인원 축소(오히려 700명으로 확대) △노령회원 공제회비 면제 및 공제금 조기 지급 △한길TIS를 통해 회계프로그램 제공 △회원보수교육 집합교육과 동영상교육 선택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청년세무사 인력뱅크 구축 △감사 3명으로 증원 △매월 회원과 소통, 홈페이지 회장 대화방 신설 △상임이사회 등 회의안건 사전 공지 △규정개정안 홈페이지에 사전 공지 △직원양성소 설립 △양도세·상속증여세 전산프로그램 개발 보급 △세무사 보수표의 법제화 추진 △공익재단이사장 회장에게 이양(회장이 재단이사로 참여) 등의 공약이 이행되지 못했다.

이처럼 전임 회장이 재임 2년동안 자신이 선거때 내놓은 공약 실천에 죽을 쑤면서 새로 당선된 원경희 회장이 내세운 공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경희 회장이 내세운 주요 공약으로는 △제도개선특별위원회 구성 △공익회비 4만원 폐지 △한길TIS 회원 출자금 28억원 반환 △세무사선발인원 550명으로 축소 △표준세무대리시간제 도입 △인터넷 조세언론 창간 △국세청 모두채움서비스 폐지 추진 △청년·신규세무사의 지방·지역별 소호사무실 제공 △지방세 세무대리인 도입 저지 △세무사징계 완화 추진 △더존 데이터 변환서비스 제공 △세무사회 회계프로그램 사용율 70% 달성 △한길TIS를 회계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회사로 전환 △세무사 수익증대 특별위원회 구성 △지방회가 회원교육과 직원교육을 실시하고 발생한 교육잉여금은 전액 교육비 납부한 회원에게 반환 등이 있다.

또 △70세 이상회원 공제회비 면제, 공제연금 수령기준 70세 이상으로 하향 △공제기금 증식방안 강구 △회원사무소 업무부담 완화 위한 세정불편 사항 개선 △청년·신규세무사 지원 △투명한 세무사회 만들기 △소모성예산 삭감·인력조정으로 인건비 삭감 △소통과 통합의 회무 추진 △회원사무소 직원 인력난 개선 △회원에게 실질적 도움 주는 서비스 제공 △회원과 직원의 교육편의 제공 △지역세무사회 활성화 추진 등 26개다.

원경희 회장 당선자는 선거를 치르면서 “이창규 회장은 2년전 공약을 지키지 못했으면 능력이 없는 것으로 검증된 것이며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에서 공약은 중요하다. 그러나 공약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약을 실천할 능력”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따라 치열했던 선거전만큼 원 회장의 공약은 얼만큼 달성될 수 있을지, 이번에도 당선을 위한 구호로만 그칠 것인지 그 어느때보다 회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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