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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언세설] 국세청 세수와 총선(總選)

서주영 편집인l승인2019.09.09 08: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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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13일 20대 총선(국회의원 선거)을 앞두고 집권여당의 대표가 공천에 반발한 일명 ‘옥쇄들고 나르샤’로 유명한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도 당시 여당(현 자유한국당)은 180석은 거뜬히 당선될 것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 그만큼 민심이 자기들에게 있다고 자신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총선 뚜껑을 열어보니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였다. 더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이었다. 새누리당은 기대했던 180석에서 무려 58석이나 빠졌다.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이 터졌고, 정권은 궤멸되었고, 완전히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먼저 당시 집권 여당이 왜 총선에서 졌을까. 여러 가지 정치‧경제적 상황, 민심의 이반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세심(稅心)’을 살펴보려한다.

세심은 세수와 직결되어 있는 것일까. 거슬러 올라가 18대 총선이 치러진 `08년 4월 9일까지 이전 3년간의 세수추이다. 여기서 세수는 국세청 소관 세수다. `05년 세수 1.5조원 펑크, `06년 4천억원 초과, `07년 12.6조원 초과였다. 세금은 경기가 좋을 때 많이 걷힌다. 민심이 반영되는 선거이전 해까지 걷힌 세수는 `05년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초과 달성되었다. 경기가 좋았다는 것이다. 경기가 좋다는 것은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쪼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18대 총선 결과는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153석, 통합민주당 81석, 자유선진당 18석, 친박연대 14석, 여당의 압승이었다.

뒤이은 19대 총선 전 국세청 소관 세수는 08`년 2천억원 초과, 09년 4천억원 초과, `10년 5.8조원 초과, `11년 5.1조원 초과달성 이었다. 그리고 `12년 4월 11일 치러진 총선에서도 당명을 바꾼 새누리당(한나라당)이 무난히 승리했다.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 통합진보당 13석, 자유선진당 5석, 무소속 3석이었다.

이어 세수가 연속 초과 달성되는데 힘입어서인지, 경제상황의 판단 미스인지, 기재부의 예산편성의 실수인지 국세청은 세수(세입예산) 달성에 쭉 실패했다. `12년 5조원, `13년 8.8조원, `14년 9.2조원, `15년 1.9조원 등 4년 연속 펑크를 기록했다. 그리고 `16년 4월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야당이 이겨 원내 제1당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이었다.

그리고 `16부터는 세수 초과달성이 쭉 이어지고 있다. `16년 20.3조원 초과, `17년 23.7조원 초과, `18년 26조원 초과였다. `19년 올해 세수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결과로 따지면 내년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세수가 좋다는 것은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의미다. 그만큼 민심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여당이 정치를 잘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세수가 좋으면 국세행정도 부드러워진다. 총선의 승리는 민심의 승리라는 점에서 부드러운 민심은 늘 여당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물론 총선의 결과를 세수의 추이와 국세행정의 운영만으로 재단할 수 없다. 하지만 국세행정이 ‘거칠거나 부드러우냐’에 따라 민심의 변화를 일으키는데 적잖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일례로 세수가 본격적으로 세입예산을 밑돌기 시작한 `12년이후 국세청을 향한 세심은 ‘세무조사가 너무 많다’고 아우성이었다. 거기에 더해 국세청은 사실상의 세무조사로 불리는 ‘사후검증’을 무던히도 해댔다. 그리고 강도도 빡셌다. 사후검증은 개인이나 법인사업자들이 제출한 세금신고서류를 지방청이나 일선세무서에서 내용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분석해 수정신고를 안내하는 세원관리의 한 방법이지만 받아들이는 납세자들 입장에서는 세무조사 이상의 압박이라는 점에서 수년간 불만이 차곡차곡 쌓여왔다. 납세자들은 수정신고 안내문대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씩 세금을 더 낼 수밖에 없었다면서 내심 속으로 칼을 갈았다. 어떤 세무대리인은 자신이 기장하는 기업체에 툭하면 사후검증 통지가 날아들자 “차라리 세무조사를 하라”고 세무서에다 대고 되려 큰소리치기도 했다. 그렇게 몇 년간 곰비임비 불만이 보태진 세심은 `16년 총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그래서인지 최근 국세청은 국세행정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도 뭔가 캥기는 구석이 있는지 이 사후검증의 이름을 작년부터 ‘신고내용확인’으로 바꿨다. 그리고 세무조사도 많이 축소해 운영한다고 한다. 나아가 지난해부터는 중소상공인들에 대해서는 아예 세무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세무행정이 정치적 상황에 휘둘린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국세청이 할 수 있는 조치라면서 배포있게 버텨오고 있다. 아니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세심까지 성나게 될까를 염려해서일 것이다.

내년 총선은 세수의 추이로만 보면 여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물론 총선의 결과를 세수로만 재단할 수 없다. 그러나 경제학에 나오는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말처럼 가혹한 세금과 무리한 세정이 민심을 흔드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부드러워진 세정이 총선에 어떤 결과로 반영될지 궁금해진다. 세수이전에 이미 급격히 인상된 최저임금, 52시간제 등으로 760만 사업자들의 마음이 요동치고 있다는 데서 세수의 추이가 총선에 미치는 영향은 무의미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수는 경기후행지수이듯 지나간 세수추이로 약간의 민심의 속살을 살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현 정부는 경기가 바닥임에도 내년 세입예산을 올해보다 더 늘리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몰라도 내년 세수는 정말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혹여 국세행정이 세수달성을 위해 성난 세심을 더 놀라게 하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가혹한 세금은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고 했다.


서주영 편집인  sejungilb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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