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이달 초 단행한 사무관 승진인사에서 새로 선보인 ‘발탁승진제도’가 궁금증을 낳고 있다. 핵심은 기존에 있던 ‘특별승진제도’와 뭐가 다르냐는 것.

국세청은 서기관의 경우 매년 두 차례, 사무관은 매년 한차례 승진인사를 실시한다. 승진인사 체계는 ‘일반승진과 특별승진’으로 구분돼 일반승진은 승진 후보 배수 내에 있는 사람, 특별승진은 배수 범위 내에 있는 사람도 가능하지만 비교적 배수범위 밖에 있는 경우에서 발탁한다. 그러면서 일반승진의 경우 승진후보자 명부순위를 우선 고려하고, 특별승진은 업무역량과 실적, 조직기여도를 우선순위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모습을 드러낸 발탁승진은 어떤 것일까. 국세청 관계자는 일반승진 가능 배수 범위 내에 있지만, 우선권이 주어지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즉 실무적으로는 지방청별로 일반승진 인원이 어느정도 정해지면 각 지방청내에서 명부순위를 60%까지는 명부순위를 존중해 승진을 하게 되지만, 그 범위에 들지 못하더라도 업무공적이 탁월한 직원에게 승진티켓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것.

쉽게 설명하면 ‘준특승’인 셈이다.

국세청 사람들에 따르면 발탁승진의 경우 본인이 기획하거나, 기여한 업무성과를 바탕으로 기술한 공적조서를 발표하는 등의 별도 선발절차를 거쳐야 하며, 후보자들은 본청에서 실시하는 면접까지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 인사에서 ‘발탁제도’로 인해 총 5명이 혜택을 봤고, 발탁승진자를 추천한 지방청은 승진인원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무관 승진에 목매고 있는 고참 6급들의 경우 처음 시행된 발탁승진제도에 대해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기존에 있던 특별승진과 구분이 잘 안된다는 것.

국세청 인사에 밝은 한 간부는 “일반 승진 시 공적조서에는 대부분 간단한 사항만을 기재하고 있고, 특별승진은 업무성과 결과물도 모두 제출해야 하는 등 매우 자세한 사항의 기재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일상적인 업무가 적혀져 있다. 결국 줄 세워서 승진시키는 건 똑 같은데 포장만 ‘특승’인 셈”이라면서 “이런 인사판(?)에서 탁월한 직원을 발탁하겠다는 본청장님의 의지는 높게 살 만하지만, 예측 가능한 줄서기 승진이 과연 안정적인 조직운영으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승진을 시킬 역량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승진이라는 제도에 열심히 동참하는 직원이 승진이라는 티켓을 거머쥔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직원들의 업무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승진이라는 당근도 중요하지만 능력이 있음에도 승진의 꿈도 없고 지방국세청 전입의지도 없는 직원을 다루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국세청 직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6급이하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발탁제도’가 또다른 당근이 될 수 있지만 사무관 승진의 키를 쥐고 있는 지방국세청장들의 인사관리가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왕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졌으니 여러 사람이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희망사다리’ 역할을 해내는 모습으로 발전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세정일보 [세정일보] 세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