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세금폭탄, 주택임대사업자 사업자등록 의무, 체납정리과 신설 등 세법 집행기관으로 충실한 국세청의 세정은 이해하지만, 자칫 사소한 국민감정을 유발하는 경우에는 조세저항을 넘어 정권 불신의 기폭제가 될 수 있기에 국민의 마음을 섬세하게 헤아리는 감성세정(感性稅政)을 펼쳐야 합니다.

12월에는 종합부동산세가 고지되어 12월16일까지 납부하여야 합니다. 금년도 납세 고지받은 납세의무자는 59만5천 명, 세액은 3조3471억 원으로, 인원은 전년 고지 대비 12만9천 명(27.7%), 세액은 1조2,323억 원(58.3%) 증가하여 세금폭탄이라 할 만합니다.

국세청과 관계부처는 에둘러 납세 인원과 세액의 증가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과 공시가격 정상화에 따른 효과라고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진정 대책으로 과세를 강화한 것으로 그중 계속된 수입이 없거나 은퇴생활자는 과도한 보유세 부담으로 말 못 하는 조세저항 심리가 쌓이고 있습니다.

12월까지는 그동안 비과세되어 왔던 수입금액 2천만 원 이하 대부분 전국 주택임대소득에 대해 2019년 귀속부터 소득세를 과세하여 주택임대소득자가 소득세법에 따라 사업자등록을 하여야 하고 등록하지 않을 경우 2020년부터 주택임대 수입금액의 0.2%를 미등록 가산세로 부과받게 됩니다.

2019년 귀속 주택임대 소득에 대해 내년 6월1일까지 소득세를 신고하여야 하며, 연간 주택임대 수입금액이 2천만 원 이하인 경우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중 선택할 수 있어서 세 부담은 크게 없다고 하지만, 국민은 작은 임대 소득금액이라도 철저하게 파악하여 소득세보다 의료보험 등 사회 보험 수입증대를 위한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성실납부를 회피하는 체납자에 대하여 내년부터는 악의·상습적인 2억 원 이상 고액체납자는 유치장에 감치할 수 있고 체납자의 배우자·친인척까지 금융거래 조회가 가능하도록 하는 금융실명법이 개정됩니다. 앞으로 체납자는 본인 인신 구속과 선의의 친인척까지 금융조회 불안에 떨게 됩니다. 조세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지만, 체납 세금도 채권으로 본다면 사채업자가 악성 채무자를 골방에 가두고 독촉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일반적인 체납자에 대하여 일선 세무서에 기존의 운영지원과에 속해있던 징세팀을 확대하여 명칭도 체납징세과로 바꾸고 체납추적팀을 신설하며 운영지원과의 업무는 운영지원팀으로 축소하여 운영한다고 합니다.

현재 국세청의 엄정한 세법 집행에 대하여 가혹하다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공정사회 구현이라는 정부의 목표에 일부 계층에 과도하게 사회적 부담을 씌우는 세법 적용으로 사소한 국세행정 마찰이라도 발생하면 자칫하면 모든 비난의 화살을 단순한 집행기관인 국세청이 고스란히 뒤집어쓸 수 있기에 감성세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감성이란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로 이성과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주로 마케팅 분야에서 성능이나 가격 등 물건에 대한 정보에 디자인이나 상품평 등 더하여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이런 감성 기법을 사용한다면 국세청이 2019년 고액·상습체납자를 공개하면서 ‘악의적 고액체납자의 은닉재산 끝까지 추적하고 앞으로도 국세청은 공정사회에 반하는 고의적 체납처분 회피자에 대해 추적조사 역량을 집중하여 끝까지 징수하겠다’는 발표문에서 ‘공정사회에 반하는 회피자’란 문구 대신 ‘국민이 원하는 공정사회를 이루기 위하여’란 말로 바꾸면 일방적인 집행 행정이 아니고 국민과 함께하는 동반자 세정 의미가 들어가면서 정의로운 친구라는 감성을 가지게 됩니다.

이번 ‘체납징세과’의 명칭도 강압적이고 하향식이 아니고 ‘성실납세 지원과’라고 하면 지원자의 역할로 인식하여 체납자는 내가 성실납세를 안 해서 고생한다고 하는 감성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체납추적팀’의 명칭도 ‘불성실 납세정리팀’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최근의 국내 여러 시국 사건을 보면 법보다는 사소한 감정대립이 더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어쩔 수 없는 체납자까지 싸잡아 응징하는 것보다 성실하게 세금 신고 납부를 지원해 준다는 감성세정의 끈을 놓지 마시기 바랍니다.

[박영범 세무사 프로필]

△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 국세청 32년 근무
△ 국세청 조사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4국 근무
△ 네이버카페 '한국절세연구소'운영
△ 국립세무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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