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보면 3년 이상 전 부처의 청렴도는 상승하였음에도 국세청은 최하위를 기록하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국민권익위는 매년 공공기관과 업무 경험이 있는 국민(외부청렴도), 공공기관의 공직자(내부청렴도), 전문가·정책관련자(정책고객평가)가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와 부패사건 발생 현황을 고려해 종합청렴도를 산정해 왔습니다.

올해는 총 23만 8956명(외부청렴도 15만8753명, 내부청렴도 6만904명, 정책고객평가 1만9299명)을 대상으로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조사(전화·온라인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공공기관과 업무 경험이 있는 국민이 평가하는 외부청렴도(8.47점, +0.12점)는 좋아졌지만, 공직자가 평가하는 내부청렴도(7.64점, -0.08점)와 전문가·정책관련자가 평가하는 정책고객평가(7.45점, -0.16점)영역은 점수가 하락해 여전히 개선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합청렴도가 2개 등급 이상 상승한 기관은 중소벤처기업부, 전라남도 등 48개 기관이며, 최근 3년간 1~2등급을 유지한 상위기관은 강원도 교육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58개 기관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관 차원의 중장기적인 청렴 문화 단계별 이행안을 마련하고 ‘중소기업분야 청렴실천협의회’를 운영해 기관 내부와 민간으로 청렴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지방청·산하기관 등에 ‘찾아가는 청렴 교육’을 운영하는 등 청렴 교육도 활성화하여서 우수기관이 되었습니다.

국세청은 직원이 평가하는 내부청렴도는 최고점을 받았지만, 외부청렴도와 정책고객평가는 5등급을 기록해 종합청렴도 최하위 5등급 기관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국세청은 청렴 문화 정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한국세무사회(’18.2월)와 한국공인회계사회(’19.2월)와 맺었고, 공동으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청렴한 세정의 중요성을 홍보할 수 있는 ‘맑고 청렴한 국세행정’을 주제로 작품을 공모하여 UCC 영상 64건, 슬로건 345건 등 총 409건의 작품이 접수되는 등 국민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대면 접촉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자 세무조사 시에 청렴서약서를 받는 등 큰 노력을 하기도 하고 수시로 일선 직원과 관리자를 상대로 수시로 청렴 교육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국세청·해양경찰청이 최하위 5등급인 외부청렴도를 보면 통계청, 국방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같이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처가 상위에 있는 것을 보면 징수기관 역할과 막연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평가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국세청·국방부·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하위 5등급인 정책고객평가는 전문가·정책관련자의 부패 간접경험 등을 물어본 것으로 과거에 발생했던 사례들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부청렴도 분야에서 국세청은 수년 동안 계속 1등급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청렴 문화 정착을 위한 국세청의 다각적인 개선 노력으로 내부직원들은 과거보다 많이 변하였다고 느끼고 있지만, 아직 국민의 눈높이에는 부족하다고 보입니다.

실제 국세공무원과 대면하면서 일을 같이하는 국세청 출신자로서의 필자는 직원에 대한 청렴 교육, 관리·감독의 강화 등으로 국세공무원들의 행동과 마음가짐이 나날이 변화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이유와 한계가 있지만, 국가기관이 여러 항목으로 평가한 결과는 조직 형태가 유사하고 또 비슷한 민원을 담당하는 검찰청, 경찰청, 관세청이 3등급으로 중간 등급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면 최하위를 기록한 국세청으로선 2만여 국세공무원들이 가진 자부심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청렴도를 개선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박영범 세무사 프로필]

△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 국세청 32년 근무
△ 국세청 조사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4국 근무
△ 네이버카페 '한국절세연구소'운영
△ 국립세무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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