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국 중 15위…전년보다 0.04%p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

GDP 대비 거래세 비율은 주요국 중 최고 수준

지난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율이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OECD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GDP 대비 보유세 비율(Recurrent taxes on immovable, 부동 자산에 대한 반복 과세)은 0.87%로 전년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현재까지 통계를 발표한 OECD 33개국의 평균은 1.06%로, 한국은 이보다 0.19%포인트 낮았다. 순위로는 중간보다 조금 높은 15위였다.

한국의 보유세 비율이 OECD 평균보다 높았던 적은 관련 통계가 존재하는 1990년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

OECD 평균에 가장 근접했던 시기는 2005년 시행된 종합부동산세의 영향을 받았던 2007년(0.88%)과 2008년(0.89%)이었다. OECD 평균과 격차가 0.03%포인트, 0.04%포인트에 불과했다.

작년 9·13 대책으로 종부세가 강화됐고, 지난 12·16 대책을 통해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의 종부세율과 세 부담 상한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의 보유세 비율은 앞으로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부동산 보유세가 작년보다 2조1천억원 증가한 15조5천억원이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증가폭이 작년(9천억원)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세청은 올해 종부세 납부액이 고지액(3조3천471억원)보다 약 8% 적은 3조1천억원으로 예상했다. 고지액 기준 작년보다 58%(1조2천323억원)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이라 격차가 큰 폭으로 좁혀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보유세 비율이 가장 높았던 국가는 캐나다(3.13%)였다. 이어 영국(3.09%), 미국(2.69%), 프랑스(2.65%), 뉴질랜드(1.92%), 이스라엘(1.91%), 일본(1.89%) 등의 순이었다.

보유세와 달리 한국의 GDP 대비 부동산 거래세 비율은 주요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OECD 거래세 비율 통계는 부동산 거래세뿐 아니라 증권거래세까지 묶어서 산출한다.

다만 국회 예정처가 2015년 기준으로 OECD 거래세 비율 통계에서 증권거래세 분을 제외해 산출한 결과 한국의 GDP 대비 부동산 거래세 비율이 1.57%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작년 기준 OECD 거래세 비율에서 한국(2.01%)에 이어 2위인 벨기에는 1.09%였다. 한국의 2015년 수치보다 크게 낮기 때문에 한국의 부동산 거래세 비율은 여전히 OECD 최고 수준에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리나라는 보유세가 상대적으로 낮고 거래세가 높다"며 "시장에서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정부도 장기적으로는 그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보유세를 급격히 늘리는 데에는 제약 요인이 있다"면서 "정부가 종부세를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올렸는데 여러 과세 형평 여건을 감안해 문제에 접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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