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명예퇴임식을 갖고 물러난 유재철 중부국세청장, 권순박 대구국세청장, 최정욱 인천국세청장 후임 인사가 기약없이 늦어지면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인사에 이은 본청 국장급 및 각 지방청 국장들의 인사도 ‘올스톱’된 상태다.

후임 중부국세청장을 비롯한 국세청 고위직 인사는 당초 지난 24일경 발표된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고위직 인사 발표는 나오지 않고 후속 인사인 과장급 인사가 먼저 발표(26일)됐다.

30일 세정가 등에 따르면 이번 국세청 고공단 인사는 고공단가급(1급)인 후임 중부국세청장 임명이 핵심으로써 현재 국세청 내 고공단나급(2급) 국장들이 승진후보로 이미 승진심사 및 검증에 들어갔으나, 당초 후보들에 대한 검증이 미진해 새로운 인물들이 추가된 가운데 검증이 다시 진행되면서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급 승진 후보로 검증에 들어간 인물은 강민수 징세법무국장(경남 창원), 임성빈 법인납세국장(부산), 이준오 조사국장(전북 고창)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정가는 지난주까지 강민수 국장이 후임 중부국세청장 1순위로 낙점된 것으로 기정 사실화하면서 전파를 탔다. 그러나 지금은 강 국장을 비롯한 새로운 인물들을 포함한 광범위한 검증이 새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세청 고위직 인사는 빨라야 이번주말경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세정가는 당초 1급 승진 후보자들의 경우 국세청에서 수십년 일해온 사람들로서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국세청 인사가 '행정 우선'이 아닌 ‘정치적 계산’이 가미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고위직 인사의 지연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노무현 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었으나, 당선 첫해 호남출신 인물(이용섭, 전남 함평)이 국세청장을 맡았으나 이후 두 번째 청장을 PK출신(이주성, 경남 사천)이 맡은 후부터 국세청 권력이 순식간에 영남 쪽으로 이동하면서 당시 국세청 호남 출신들 사이에서는 ‘죽 쑤어 남 좋은 일’ 시켰다는 비판이 적잖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들어 경기도 출신 국세청장이 잇따라 임명되고 있으나 후임 후보군으로 PK(부산‧경남)출신들이 약진할 경우 이번에도 자칫 국세청 권력의 ‘노무현 정부 데자뷔화'를 경계한 정치권에서 국세청 인사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이와 함께 검찰개혁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인사를 국세청 권력에 대한 개혁의지도 실천하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조만간 드러낼 고위직 인사구도에 세정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국세청은 고위직 인사가 지연되면서 지난 26일 일선 세무서장을 포함한 과장급 인사를 먼저 단행했으며, 세무서장들의 명퇴(27일)와 취임식(30일)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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