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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명법 개정으로 국세청의 ‘체납업무’가 뜨고 있다

유일지 기자l승인2020.01.21 08: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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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의 체납업무가 뜨고 있다.

체납 업무는 대통령도 강조한 사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고액 상습체납자의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고 더 이상 특권을 누리지 못하도록 국세청과 관련 부처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고액·상습체납자로 명단이 공개된 자들은 6800여명으로, 이들의 체납액만 총 5조4073억원, 개인 최고액은 1632억원, 법인 최고액은 450억원에 이른다.

이에 국세청은 세금을 내지 않고 재산은 숨겨둔 채 호화생활을 누리고 있는 악성 체납자들에 대한 엄정대응을 위해 일선 세무서에 ‘체납징세과’를 신설했다. 세무서에서도 은닉재산 추적조사 업무를 수행하고, 체납자의 재산조회를 배우자와 친인척까지 확대해 금융거래내역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법도 개정했다.

지방청에서 하던 체납자 재산추적을 신설되는 세무서 체납징세과에서도 하도록 한 것인데, 압류·공매 등 통상적인 체납관리뿐만 아니라 고의적으로 체납처분을 회피하는 체납자에 대해 끝까지 추적·징수토록 했다.

이처럼 국세청이 체납징세과를 신설하면서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한다고 밝히면서 체납이 국세청의 새로운 ‘선호부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세무서별로 직원들의 체납실적을 1등부터 꼴등까지 줄세우기 해 체납업무는 직원들이 기피하던 부서로 꼽혔다. 세수가 부족할 때일수록 체납업무의 강도는 높아지기 마련인데, 최근 경제상황이 안 좋은데다가 매달 해야 하는 ‘체납복명’으로 인해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체납액이 크고 작고의 여부를 떠나, 체납자에게 전화를 해도 좋은 소리 못 듣는 것은 물론이요, 낼 세금이 없다고 그 자리에 누워버린다 해서 억지로 체납액을 뺏어올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아가 옆 직원, 옆 관서에서 체납 일등이 된다면 라이벌인 다른 직원들은 복명 눈치도 봐야하는 점이 직원들의 피로도를 높이는데 한몫했다.

그러나 금융실명법이 개정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전까지는 체납자 본인에 대한 금융정보 조회를 허용했는데, 그 범위를 배우자와 6촌이내 혈족, 4촌이내 인척까지 확대하면서 숨겨진 재산을 찾아내기가 훨씬 쉬워졌기 때문이다.

악의적인 고액체납자의 경우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배우자나 친인척 등의 명의로 재산을 은닉해오는 사례가 많았다. 배우자 명의로 재산을 돌려놓으면, 체납액이 얼마가 됐든 세금을 내지 않고도 호화생활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8년 초 국세행정개혁TF는 국세행정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체납자에 대한 금융자산 조회범위를 배우자와 친인척까지 확대하도록 해 은닉재산을 철저히 추적·징수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체납징세과 근무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는 물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정시퇴근을 할 수 있는 깔끔한(?) 부서인데다가, 체납자의 배우자와 친인척의 금융정보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 수입 대비 지출이 크거나 상속·증여가 없는데도 큰 재산을 들고 있을 경우 곧바로 추적조사에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직원들의 새로운 선호부서로 떠오른 것이다.

한편 금융거래의 경우 비밀보장을 위해 법원의 제출명령이나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른 거래정보 등의 제공,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만한 명백한 자료의 확인 등 근거 규정이 있어야만 정보가 제공되는 금융거래에 대한 비밀보장은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번 체납자의 배우자와 친인척의 금융정보까지 조회가 가능하게 되면서 무분별한 조회로 국민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국세청 체납업무 담당자들의 남겨진 숙제다.


유일지 기자  rainav@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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