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뒤늦은 중부·인천·대구지방국세청장이 임명되어 취임하였습니다. 그런데 세분 모두 자신의 각오를 고사성어(故事成語)로 표현하였는데 국민과 직원과 어울림을 중시한다면 앞으론 쉬운 말로 하였으면 합니다.

필자는 공교롭게 두 분은 직속 상관으로 모셨고, 한 분은 평생 친구로 지냈습니다. 세분 모두 뛰어난 역량으로 묵묵히 어려운 국세청 현안을 해결하였던 멋진 관리자였습니다.

중부지방국세청장으로 취임한 이준오 청장은 온화한 성격에 경청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고 넓은 업무 지식으로 문제 해결방안을 잘 찾아내는 지장(智將)이었습니다.

이준오 청장은 맹자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 하편에 나오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을 인용하였는데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한다'라는 뜻으로 ‘국민, 납세자와 직원과 즐거움과 슬픔을 같이 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인천지방국세청장으로 취임한 구진열 청장은 해외 명문대학 과정의 유학 경력으로 새로운 업무 영역을 만들고 추진하는 역량이 뛰어나며 상·하 가리지 않는 넓은 마음과 인맥으로 국세청과 납세자에 대한 이익이라면 국제 조세 분야 등 해외나 타 부처와 협력 관계를 멋지게 해결해내는 용장(勇將)입니다.

구진열 청장은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을 인용하였는데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서지 못한다는 것으로 국가와 정치는 백성의 신뢰로 성립할 수 있다는 뜻으로 ‘국민이 진정으로 공감하고 신뢰하는 국세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취임한 최시헌 청장은 평생을 위로부터는 뛰어난 업무 역량을 인정받고 아래는 한결같은 다정한 말과 행동으로 대하는 형님 같은 인품으로 한 명의 납세자나 직원으로부터 억울함이나 원망을 듣지 않은 덕장(德將)입니다.

최시헌 청장은 사자성어 ‘초부득삼(初不得三)’ 인용하였는데 첫 번에 얻거나 실패해도 세 번째는 얻거나 성공한다는 뜻으로, 한마음으로 국민을 위하여 꾸준히 노력한다면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반드시 얻을 수 있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하였습니다.

고사성어나 사자성어는 함축되게 자신의 의지를 표현할 수 있기도 즐겨 사용하지만, 그동안 국민이 받아들이는 쉬운 용어와 출처는 대부분 사용하였기 때문에 이제 같은 뜻 의미의 용어와 출처를 찾아 더 어려운 용어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과거 한동안 국세청 구호로 사용된 국궁진력(鞠躬盡力)도 ‘국민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 힘을 다한다’는 뜻이지만 그때나 지금도 그 의미와 뜻을 외치는 것은 어설프고 마음에 와닿지 않습니다.

위에 4가지 고사성어와 사자성어도 ‘국민을 진심으로 대하면 신뢰받는 세정’이 된다는 의미에서 벗어난 것은 없습니다.

지금 젊은 납세자와 직원은 한자를 모르는 세대도 있습니다. 어려운 고전을 찾아서 같은 의미의 뜻글자를 찾기보다는 ‘국민의 힘이 되겠습니다’ ‘국민과 함께하겠습니다’. ‘바른 세정의 길을 가겠습니다’ ‘국민을 위한 일은 확실하게 하겠습니다’ 등 쉬운 말로 한다면 국민과 직원은 낯선 용어와 출처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쉽게 청장의 각오를 새겨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공자왈 맹자왈(孔子曰 孟子曰)’은 선비들이 다만 공자 맹자 책을 읽으면서 실천은 하지 않고 공연한 말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억지로 찾아내는 고사성어와 출처는 되도록 삼가는 것이 국민과 직원에게 더 다가가는 것일 것입니다.

[박영범 세무사 프로필]

△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 국세청 32년 근무
△ 국세청 조사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4국 근무
△ 네이버카페 '한국절세연구소'운영
△ 국립세무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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